파친코 시즌2 공개…“재일교포의 삶 우리가 모르는 게 많아”
“조선인이 등에 쌀을 지고 (일본으로) 헤엄쳐 오게 하면 어떨까요. 게으른 바퀴벌레들에게 좋은 약이죠.”
“이 나라에서 살거면 우리 말을 제대로 배우는 게 좋잖아요.…우리 서비스가 마음에 안 들면 다른 가게로 가세요. 당신 같은 사람들이 가는 가게 있지 않아요.”
2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윤여정은 “(주변에) 자이니치(재일 한국인)의 삶에 관해 물어봤다”며 “우리가 모르는 게 너무 많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역사의 뒷 이야기, 실제 이야기를 듣는 게 너무 감사하면서도 그들의 삶을 우리가, 정부가 너무 몰랐구나 싶었다”며 “찍는 동안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젊은 선자를 연기한 배우 김민하는 “저도 준비하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 내가 너무 모르고 살았구나 자각했다”고 말했다. 극중 선자의 손윗동서 경희를 연기하는 배우 정은채는 “당시를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상상할 수는 있어도 모두 헤아리긴 힘들 것 같다”고 밝혔다.
‘파친코’는 일제강점기 자의로, 타의로 한반도를 떠나 일본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쓴 한인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다. 한국계 미국인 이민진 작가가 쓴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2022년 공개된 시즌1은 호평받으며 제28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최우수외국어시리즈상, 제32회 고섬 어워즈 최우수장편시리즈상 등을 수상했다.
김민하는 “시즌1보다 시간이 많이 흘러서 아들과 관계도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모성애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며 “시즌2에서는 가족구성원과 관계 속에서 선자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고민했다”고 했다. 이민호는 “한수는 시즌1보다 진화된 인물로, 본인의 욕망과 더 많은 것들을 가지려 하는 인물로 표현했다”고 밝혔다.
시즌2에서는 이들의 질긴 인연이 이어진다. 이민호는 “한수가 선자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사랑 이상의 감정으로 다가갔으면 했다”며 “나와 같은 결의 강인한 인간인 선자에게 첫 눈에 반했다고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랑이 아니라 ‘저 사람을 갖고 싶다, 소유하고 싶다’였고 그 감정이 계속 이어져왔다”며 “그 시대에는 남녀가 서로를 이해하는 데 서툴렀고 굉장히 감정이 토막 나 있는 시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면에서 한수는 상대 입장에서 선자를 이해하기보다 내 감정이 우선되고, 그녀의 감정과 상관 없이 ‘내가 하고 싶으면 하는 거지’ 한다”며 “시즌2에서는 한수가 더 많은 걸 얻을수록 선자에 집착하는 인물로 상정하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8부작인 ‘파친코’ 시즌2는 23일을 시작으로 10월 11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4시에 한 회씩 공개된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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