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합병은 안된다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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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두 사람이 만나 결혼해 가정을 이룬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미덕으로 두 사람이 결혼하는 과정도 이럴진대, 기업 간 결합은 보통 일이 아니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도 두산밥캣에 대한 합병 비율이 과소평가됐다는 주장에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합병비율을 두산밥캣에 유리하게 조정하면, 반대로 두산로보틱스 주주들이 반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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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두 사람이 만나 결혼해 가정을 이룬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가정을 이룰 나이까지 각자 살아온 환경도 다를뿐더러 양가 친척, 친구 등등까지 두 사람의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한다.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미덕으로 두 사람이 결혼하는 과정도 이럴진대, 기업 간 결합은 보통 일이 아니다. 인수·합병(M&A)으로 통칭되는 기업 결합 과정은 사랑조차 없이 철저히 이해관계로 결정된다. 우리나라의 기업 M&A 역사를 돌이켜보면, 합병이라는 단어는 몹시 어색하다. 99% 이상의 M&A 딜이 인수로 이뤄지지, 합병으로 이뤄지는 케이스는 드물다.
사랑해서 결합했다면, 합병이 최선이다. 부부가 살림을 합칠 경우 거주 비용은 기존과 그대로인데 가계 소득은 두 배가 되며 삶의 질이 훨씬 윤택해진다.
인수는 결혼이라기보다 인재 영입에 가깝다. 인재를 영입하는 쪽은 좋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프리미엄'을 지급해야 한다. 이 프리미엄 때문에 인수가 쉬워진다. 인수 측은 좋은 인재 확보에 나선다는 명분이 있고, 피인수 측은 프리미엄을 받았기 때문에 만족스럽다.
반대로 합병은 프리미엄이란 고려가 없기 때문에 합병비율을 두고 말썽이 생긴다. 셀트리온·제약 합병은 합병비율이 불리하다고 판단한 셀트리온 주주들의 목소리에 굴복해 무산됐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도 두산밥캣에 대한 합병 비율이 과소평가됐다는 주장에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대목은 기업가치와 주가에 대한 평가 기준이 엇갈린다는 것이다. 두산밥캣이 기업가치가 높다는데, 주가는 왜 저평가됐는가. 현시점에서 시장이 그렇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합병비율을 두산밥캣에 유리하게 조정하면, 반대로 두산로보틱스 주주들이 반발할 것이다. "2008년에 5조원 가치였던 기업이 왜 아직도 시가총액이 5조원에 그치고 있나요"라고 말이다. 제대로 된 기준 정립이 절실하다. 물론 반발하는 주주들에 대한 설득과 '당근' 제시 노력도 기본이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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