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주민에 102㎝ ‘일본도 살인’ 30대 구속기소…“치밀하게 계획된 이상동기 범죄”

곽선미 기자 2024. 8. 2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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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일본도로 이웃 주민을 살해한 30대 남성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백 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22분쯤 은평구의 한 아파트에서 장식용으로 허가받은 날 길이 약 75㎝, 전체 길이 약 102㎝의 일본도를 골프 가방에 넣어 다니다가 이웃 주민 A(43) 씨의 얼굴과 어깨 등에 도검을 10여 차례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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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 소재 아파트 단지에서 같은 아파트 주민에게 일본도를 휘둘러 살해한 30대 남성 백 모 씨가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살인 혐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일본도로 이웃 주민을 살해한 30대 남성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김은하 부장검사)는 살인, 총포화약법 위반 혐의로 백 모(37) 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검찰은 백 씨의 재범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해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함께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백 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22분쯤 은평구의 한 아파트에서 장식용으로 허가받은 날 길이 약 75㎝, 전체 길이 약 102㎝의 일본도를 골프 가방에 넣어 다니다가 이웃 주민 A(43) 씨의 얼굴과 어깨 등에 도검을 10여 차례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백 씨는 다니던 회사에서 약 3년 전 퇴사한 뒤 정치·경제 기사를 접하다 지난해 10월쯤부터 ‘중국 스파이가 대한민국에 전쟁을 일으키려고 한다’는 망상에 빠졌고,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자주 마주치던 A 씨가 자신을 미행하고 감시하는 중국 스파이라고 생각해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백 씨의 인터넷 검색 내역과 일과를 기록한 일지 등을 분석한 결과 범행이 ‘치밀하게 계획된 이상동기 범죄’라고 판단했다.

백 씨는 지난 1월 일본도를 구입하면서 소지 허가를 받기 위해 ‘장식용’으로 허위 신고를 하고 도검 소지 사실을 감추기 위해 골프 가방에 넣어 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백 씨는 일본도 사용을 위한 연습용 목검도 추가로 구매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백 씨가 심신미약 상태는 아니라고 봤다. 형법에 따르면 심신이 미약하면 형을 감경할 수 있지만, 검찰은 백 씨가 이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검찰은 백 씨가 분명한 목표 의식을 가지고 범행을 저지른 점, ‘일본도’, ‘용무늬검, 검도검, 장검’, ‘살인사건’ 등을 검색하기도 한 점 등을 들어 "망상이 범행동기로 작용했을 뿐 행위의 내용과 결과, 그에 따른 책임을 충분히 판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피해자 유족의 장례비와 생계비, 학자금 등을 신속히 지원할 예정"이라며 "‘이상동기’로 인해 중대 강력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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