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본업 성적표… 김동선 숙제는 '갤러리아 재건'

황정원 기자 2024. 8. 2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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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3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서자 경영 승계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부사장은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아쉬운 본업 성적이 숙제로 남아 있다.

23일 한화갤러리아는 김 부사장이 이날부터 9월11일까지 자사 보통주 3400만주를 주당 1600원에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한화갤러리아는 이달 1일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김 부사장을 전략본부장에서 '미래비전총괄'로 승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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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 백화점 점유율 매년 하락세
경쟁사 실적 올릴 동안 갤러리아는 '적자 전환'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23일부터 9월11일까지 자사 보통주 3400만주를 주당 1600원에 공개매수키로 했다. 사진은 지난 6월 파이브가이즈 국내 오픈 1주년 기념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는 김 부사장. /사진=뉴시스
'한화 3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서자 경영 승계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부사장은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아쉬운 본업 성적이 숙제로 남아 있다.

23일 한화갤러리아는 김 부사장이 이날부터 9월11일까지 자사 보통주 3400만주를 주당 1600원에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보통주의 17.5%에 해당한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김 부사장은 기존에 보유한 2.3%를 포함해 약 19.8%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김 부사장은 이번 공개매수에 544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매수는 전액 김 부사장 개인 자금으로 집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부터 137회에 걸쳐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해 왔다.

일각에서는 김 부사장이 20%에 가까운 지분을 대거 확보하며 승계구도 굳히기에 들어간 것으로 본다. 한화갤러리아는 이달 1일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김 부사장을 전략본부장에서 '미래비전총괄'로 승격했다. 김 부사장이 지휘하는 신사업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상장 이듬해 바로 적자 전환… 백화점 점유율 매년 하락


한화갤러리아는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263억1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8% 감소하고 영업손실 44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사진=한화갤러리아
최근 본업의 부진은 아쉬운 부분이다. 파이브가이즈 등 신사업에서 성과를 거뒀지만 백화점 부문 매출이 하락하면서 상장 이후 첫 적자전환 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263억1800만원을 기록했고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58% 감소한 수치다. 영업손실 44억8000만원을 기록하며 상장 이듬해 적자전환이라는 뼈아픈 성적을 냈다.

한화갤러리아 측은 '불황으로 인한 백화점 소비 위축'을 이유로 들었지만 같은 기간 경쟁 백화점 빅3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올 2분기 매출 6119억원, 영업이익 71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0%, 1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은 매출 1조7462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롯데백화점도 지난해보다 0.7% 증가한 866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갤러리아 백화점의 시장 점유율도 떨어졌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의 올 상반기 백화점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대비 0.3%포인트 빠진 6.5%를 기록했다. 한화갤러리아의 점유율은 ▲2021년 8.1% ▲2022년 7.8% ▲2023년 6.8%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한화갤러리아의 매출 92%가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나온다. 최근 관심을 모은 햄버거와 와인 등 식음료 부문의 매출은 전체 8%에 그친다.

업계는 김 부사장이 미래사업에 드라이브를 걸려면 본업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 부사장이 푸드테크, 로보틱스 등 신사업을 위해 열심히 뛰는 모습은 보기 좋지만 핵심 사업인 백화점을 탄탄히 하는 것이 우선 순위다"라며 "이런 식으로 적자가 계속된다면 신사업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하며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하는 것에 비해 갤러리아는 눈에 띄는 쇄신 노력이 없다"면서 "명품 백화점 하면 '갤러리아'를 떠올리던 과거의 영광을 빨리 되찾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황정원 기자 jw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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