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몫까지 잘 살아 달라"…영정 속 앳된 딸얼굴, 유족들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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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제 죽을 거 같거든 5분 뒤면 진짜 숨 못 쉴 거 같아."
부천 호텔 화재 사망자 A 씨와 그의 어머니의 생전 마지막 통화다.
A 씨는 호텔 객실이 연기로 가득해질 때 마지막으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통화가 마지막이 될지 몰랐던 A 씨의 어머니는 A 씨의 영정사진을 멍하니 바라보며 눈물을 참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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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뉴스1) 박소영 남해인 기자 = "나 이제 죽을 거 같거든 5분 뒤면 진짜 숨 못 쉴 거 같아."
부천 호텔 화재 사망자 A 씨와 그의 어머니의 생전 마지막 통화다. A 씨는 전날 남자 친구와 호텔을 찾았다가 객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23일 오후 찾은 경기 부천성모병원 장례식장에는 유족 몇 명만이 앉아 침통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A 씨의 휴대전화가 불에 타버린 탓에 친구나 지인들에게 부고를 전하지 못했다. 기사를 보고 찾아왔다는 A 씨 또래 친구들이 드문드문 찾아왔고 눈가에는 눈물을 머금고 있었다.
A 씨는 호텔 객실이 연기로 가득해질 때 마지막으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구급대원들 안 올라올 거 같아"며 "내 몫까지 잘 살아 달라"며 울었다.
이 통화가 마지막이 될지 몰랐던 A 씨의 어머니는 A 씨의 영정사진을 멍하니 바라보며 눈물을 참지 못했다. A 씨의 아버지도 침통한 표정으로 앉아있을 뿐이었다.
하루아침 새 언니를 잃을 줄 몰랐던 A 씨의 동생(26)은 어머니를 부축하고 있었지만, 눈에는 눈물로 가득했다. 기자들의 계속되는 인터뷰 요청에 A 씨의 동생은 고개를 숙이며 "이젠 더 이상..."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각 사망자 3명의 시신이 안치된 부천 순천향병원 장례식장에는 사망자들의 빈소도 아직 차려지지 않아 적막감만 감돌았다.
오후 12시 20분쯤에는 장례 절차를 알아보기 위해 이곳을 찾은 한 유가족이 침통한 표정으로 한동안 복도 한 쪽에 앉아있기만 했다. 20~30대로 추정되는 여성 2명과 50대로 추정되는 여성 1명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해 얼굴 절반이 가려진 상태였다. 마스크 위로 드러난 공허한 눈빛으로 슬픔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었다.
이들은 장례식장 밖으로 나온 뒤 취재진을 발견하자 서로의 어깨를 감싸며 말 없이 고개를 숙인 채 병원 건물 안으로 발걸음을 빠르게 옮겼다.
이번 화재는 전날 오후 7시39분쯤 부천 원미구 중동의 한 호텔에서 발생했다.
이 불로 한국인 투숙객 7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시에 따르면 당초 3명으로 집계됐던 중상자가 2명으로 재분류되면서 9명이었던 경상자가 10명으로 늘었다. 특히 사망자 중 40대 남녀 2명은 소방이 구조를 위해 건물 밖에 설치한 에어매트에 뛰어내리는 도중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자는 20대 남성 1명·여성 2명, 30대 남성 2명, 40대 여성 1명, 50대 남성 1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부천 순천향대학병원에 3명, 부천성모병원 3명 부천장례식장 1명이 각각 안치된 상태다. 다만 아직 A 씨와 40대 여성의 빈소만 차려졌을 뿐 나머지는 부검, 유가족 협의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imsoyo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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