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밖 가해자” “입결 악영향”…대학들, 딥페이크 ‘피해자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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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부 대학에서 불법합성물(딥페이크) 성범죄 사건이 잇따라 드러난 가운데, 해당 대학들이 피해자를 적극 지원하고 디지털 성범죄 관련 징계 및 예방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학내에서 나오고 있다.
불법 합성물의 피해자가 다수 발생한 ㅇ대학의 한 페미니즘 동아리는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함께 정의를 말하고 사건의 실체를 가리키자'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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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부 대학에서 불법합성물(딥페이크) 성범죄 사건이 잇따라 드러난 가운데, 해당 대학들이 피해자를 적극 지원하고 디지털 성범죄 관련 징계 및 예방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학내에서 나오고 있다.
불법 합성물의 피해자가 다수 발생한 ㅇ대학의 한 페미니즘 동아리는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함께 정의를 말하고 사건의 실체를 가리키자’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이 동아리는 사건이 알려진 뒤 학교 당국과 총학생회 등이 ‘선긋기’부터 하고 나선 점을 비판했다. 이들은 “학교 당국은 ‘현재까지 가해자로 확인된 인원은 본교와 아무 상관이 없’다고 했는데 그 기준이 무엇인가. 학생 사회가 각종 커뮤니티에서 (학교 당국의) 이런 주장을 인용하고, ‘가해자 1200명이 전부 ㅇ대학 학생은 아니다’라는 점을 쟁점화하고 있는데, 당장 거두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학교 당국과 총학생회가 피해자 지원 및 (사건) 실체 파악을 최우선으로 하고, 디지털 성범죄 및 온라인 괴롭힘 행위와 관련한 징계 조항을 강화해야 한다”며 “사건 접수 창구 마련, 법률 지원, 쉼터 제공 등 구체적인 피해자 지원 대책을 마련해 홍보하고, 실효성 있는 디지털 성범죄 교육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다른 대학 당국, 자치기구와 유사 범죄를 예방하고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학교는 지난 19일 문화방송(MBC) 보도 등을 통해 불법합성물 사건이 알려지자 이튿날 해명 자료를 내고 “현재까지 가해자로 확인된 인원은 본교와 아무 상관이 없는 인원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총학생회 또한 입장문을 통해 “본교 구성원 이외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성적 합성물이 유포된 정황이 존재하는데도 문화방송은 해당 사건이 ㅇ대학 내 유명 동아리에서 발생했다는 취지로 보도해, 특정 동아리 구성원이 피해자 또는 가해자라는 낙인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고 했다.
한겨레가 지난 21일 이 대학을 찾았을 때도 일부 재학생들은 ‘내년도 입결(입시 결과)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과 ‘엑스’(X) 등 에스엔에스에도 “피해자가 에스엔에스를 이용한 게 잘못이다”, “학교 명예가 실추될 우려가 있다” 같은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문제는 이런 반응이 자칫 피해자로 하여금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리는 일을 주저하게 만드는 위축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성교육 강사로 활동하는 이한씨는 “피해자에 이입하기보다 조직의 위신이나 조직 내 다른 구성원의 이익 등을 앞서 걱정하는 말들은 피해자뿐 아니라 목격자의 입까지 다물게 하는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며 “공동체의 다른 구성원들이 아직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에게 ‘당신은 보호받을 수 있다’, ‘당신이 떳떳하게 일상을 회복하도록 돕겠다’는 메시지를 먼저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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