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결혼 10주년에 출정식…남편 엠호프와 키스로 자축
“해리스, 내 아이도 옳은 길로 인도…
미국도 앞으로 인도할 걸 알고 있어”
전당대회 4일 차,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하며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서 공식 출정식을 치러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22일(현지시각)은 한층 특별한 날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은 그의 열 번째 결혼기념일로, 해리스 부통령은 전당대회 뒤 ‘애프터 파티’에서 “여러분 모두와 우리의 결혼기념일을 축하하기로 했다”고 말해 환호를 받았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전당대회 직후 유나이티드센터 내 별도의 장소에서 열린 파티에 남편 더그 엠호프,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주지사 부부와 함께 참석해 “우리의 싸움은 깊이, 진정으로 나라를 위한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오늘 밤을 축하하자. 멋진 전당대회였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결혼기념일을 함께 축하하자”고 했고, 옆에 선 엠호프는 “우리는 일주일 내내 당신이 이 순간을 준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여보(honey), 당신은 최고의 기대를 뛰어넘었다”고 말을 이어갔다.
엠호프는 “우리는 아직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며 “내 친구 팀 월즈는 죽으면 자겠다고 하지만, 나는 아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봐야 하기 때문에 11월6일(선거 다음날)에 잠자리에 들겠다”고 농담도 건넸다. 해리스 부통령은 후보 수락 연설 도입에서도 남편 엠호프를 언급한 뒤 “기념일을 축하한다”, “당신을 많이 사랑한다”는 말로 애정표현을 했다. 연설 뒤에는 엠호프와 축하의 키스를 나눴다.
이번 전당대회 무대에는 해리스 부통령의 가족이 총출동해 지원 사격을 아끼지 않았다. 앞서 엠호프가 지난 20일 연설에 등장해 “(해리스는) 내가 한 최고의 결정”이며 “지금 우리나라 역사의 이 순간에 정확히 맞는 대통령”이라고 지지를 호소한 데 이어, 마지막 날 밤 무대에는 해리스 부통령의 여동생인 마야 해리스와 조카 미나 해리스, 의붓딸 엘라 엠호프가 잇달아 등장했다.
먼저 미나 해리스는 “이모는 여동생인 17살 싱글맘(마야)을 도우면서 내게 헌신의 의미를 보여줬다”며 “이모는 여전히 일요일마다 가족의 저녁 식사를 요리하고, 이제는 내 아이들까지 옳은 길로 인도하고 있다. 나는 그녀가 우리나라를 앞으로 인도할 것임을 안다”고 말했다. 엘라 엠호프는 “그녀는 내 얘기를 듣는 것을 절대 멈추지 않았다”며 “그녀는 우리 모두의 얘기를 듣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야 해리스는 “그는 약자가 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면서도 여전히 역경을 극복하고, 미국 전역에 엄청난 낙관주의와 기쁨을 만들어냈다”며 “이것이 바로 이 역사적인 순간에 그녀의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특별한 관심을 받은 연사는 더 있었다. 해리스의 조카손녀들이 무대에 등장해 현장을 찾은 청중들에게 ‘해리스를 발음하는 법’을 가르쳤다. 먼저 배우 케리 워싱턴이 “우리 미래의 대통령 이름을 제대로 발음하는데 어려움을 겪거나 어려움을 겪는 척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무대로 손녀들을 초청했다. 그러자 미나 해리스의 두 딸인 8살 아마라와 6살 릴라가 무대에 올라 스스로를 소개한 뒤 ‘카멀라’라는 이름을 부르는 법을 가르쳤다.
아마라가 먼저 “문장의 쉼표(comma)처럼 ‘카머’라고 말해요”라고 하자, 릴라는 “그 다음에 ‘(노래 부르듯) 라라라라’처럼 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중은 ‘카머’와 ‘라’를 연달아 환호하며 카멀라의 이름을 외쳤다.
에이피 통신은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포함해 연사 일부가 카멀라의 이름을 ‘캠우라(CAM-UH-LA)’라고 부르는 등 발음 실수를 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자메이카와 인도계 혼혈인 그의 이름 카멀라는 산스크리트어로 연꽃을 상징하며, 힌두 문화권에서 주로 쓰여 미국인들이 발음하기 생소하게 여길 수 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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