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반의 공백 무색하게 … '파친코 시즌2' 해방전후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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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다 화를 안고 살아. 그 분노는 여기서 느끼는 무력감 때문이거든. 그게 싫으면, 조선 사람을 관둬, 노아야."
20세기 일본을 배경으로 한국인 이주민의 애환을 그린 애플TV+ 드라마 '파친코'가 두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시즌2의 첫 화에서 어린 노아를 향해 교회 목사가 던지는 '조선 사람을 관두라'는 말은 그의 운명에 대한 복선처럼 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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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개 세트 새로 지어 촬영 완성
한국계 수 휴 제작…매주 금요일 공개
"우리 다 화를 안고 살아. 그 분노는 여기서 느끼는 무력감 때문이거든. 그게 싫으면, 조선 사람을 관둬, 노아야."
20세기 일본을 배경으로 한국인 이주민의 애환을 그린 애플TV+ 드라마 '파친코'가 두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한국계 작가 이민진의 원작 소설을 한국계 각본가 수 휴(허수진)가 총괄 프로듀서로서 제작한 시리즈다. 이미 시즌1은 미국 에미상 후보 지명, 크리틱스초이스 최우수 외국어시리즈 수상 등으로 작품성과 화제성을 인정받았다. 시즌2는 23일부터 매주 금요일 1회씩 8주에 걸쳐 공개된다.
2022년 시즌1 공개 후 지난해 시즌2를 촬영·제작한 터라 새 시즌 공개까지 2년 반의 공백이 있었다. 그러나 극의 전개는 변함없이 촘촘하다. 시즌1이 1910~1930년대 일제강점기 한국·일본과 1980년대 일본을 교차하며 재일동포의 삶을 조명했다면, 시즌2는 그에 이어 1940년대 2차 세계대전과 거품경제가 절정이던 1989년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전쟁통의 폐허와 버블경제의 부흥, 젊은 선자와 늙어버린 선자 등 극적인 대비가 돋보인다.
시즌2는 노아와 모자수 등 선자의 아들들이 재일동포 2세로서 겪는 정체성의 갈등에 주목한다. 선자는 태중의 노아와 일본 오사카로 건너온다. 어느덧 열네 살이 된 노아는 똑똑하고 착한 아이지만, 조선인에 대한 차별 탓에 괴롭힘을 당한다. 노아는 원작에서 조선인의 한계, 자기 핏줄에 대한 혐오에 시달리다 비극적 최후를 맞는다. 시즌2의 첫 화에서 어린 노아를 향해 교회 목사가 던지는 '조선 사람을 관두라'는 말은 그의 운명에 대한 복선처럼 깔린다. 제목 '파친코'는 일본 사회에서 차별받아 온 재일동포가 생계를 위해 벌인 사업이자 아무리 발버둥 쳐도 벗어날 수 없는 한 많은 삶의 장소다.
성인 배우들 모두 시즌1 그대로 출연했다. 주인공 선자의 젊은 시절은 배우 김민하가, 1980년대의 노년 시절은 배우 윤여정이 맡았다. 사회주의 활동이 발각돼 옥살이를 한 남편 이삭(배우 노상현)의 최후, 연인이었다가 악연이 된 고한수(배우 이민호)와의 재회, 함께 삶을 꾸려 가는 형님 경희(배우 정은채)와의 연대 등 주변과의 관계도 세밀하게 그려진다. 새 인물 창호(배우 김성규)도 등장한다. 일개 개인이 맞닥뜨린 역사의 파고 속엔 고난과 상실이 흐르고, 때론 사랑과 위안도 피어난다.
원작에 없던 내용도 추가됐다. 1980년대를 살아가는 선자의 손자 솔로몬(배우 진하)의 이야기다. 시즌1과 원작에선 재직 중이던 투자은행에서 해고당하는 모습까지 보여줬다면, 시즌2에선 이후 살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내용이 전개된다. 시즌2의 연출은 리안 웰햄(1~2화), 진준림(3~5화), 이상일(6~8화) 감독이 나눠 맡았다. 생생한 역사 고증과 로케이션도 몰입감을 높였다. 수 휴 총괄 프로듀서는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들어야 했고, 약 60개의 세트를 지었다"며 "1945년 한국과 일본의 풍경을 재현하기 위해 지붕 라인부터 테이블 위에 놓인 도자기까지 모든 것을 고려했다"고 전했다. 전쟁 중 시골 논농사의 모습을 담기 위해 실제 씨를 뿌려 논밭을 가꾸기도 했다고 한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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