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 해리스, 대관식서 짙은 남색 파워슈트 '전투모드'
차분한 톤 바지정장·리본 블라우스…관중석엔 여성참정권 상징 흰색 물결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의 피날레를 장식한 후보 수락 연설을 위해 짙은 남색 바지 정장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우리가 싸울 때 우리는 이긴다'는 구호를 전면에 내건 해리스 부통령이 이날 대관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일전을 벼르며 선보인 전투복 차림이다.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는 해리스 부통령에게 '즐거운 전사'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재킷에 바지, 블라우스 차림의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짙은 남색으로 톤을 맞췄다.
전당대회 첫날과 마찬가지로, 직선을 강조한 재킷과 바지의 파워 정장에 여성스러운 느낌의 블라우스를 매치했다.
각진 어깨에 넓은 옷깃의 재킷, 통 넓은 바지, 광택없는 실크 소재의 줄무늬 푸시보우(목둘레를 리본으로 묶은) 블라우스를 착용했다. 옷깃에는 성조기 핀을 달았다.
이날 드레스코드에 대해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 대통령에 출마한 첫 남아시아·흑인 여성으로서, 해리스 부통령은 옷차림으로 새로운 권위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차분한 톤은 후보 지명을 기념하기 위해 흰색 옷을 입은 청중 속 여성들을 돋보이게 했다"며 "이는 옷차림의 우아함을 보여준 행위였다"고 전했다.
이날 전당대회장에는 많은 대의원이 흰색 옷을 입고 참석, 관중석에 흰색 물결이 펼쳐졌다. 첫 흑인 여성이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되는 순간 100여년 전 여성 참정권 확보를 위해 싸웠던 운동가들을 기리기 위한 아이디어다. 온라인 등으로 아이디어가 퍼지면서 여성 참가자들은 흰색 드레스코드를 택했다.
찬조 연설자인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도 이날 흰색 원피스를 입고 등장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도 2016년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될 때에 이어 이번 전당대회 둘째날인 지난 19일 지원 사격 때에도 흰색 정장을 착용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택한 짙은 남색은 일반적으로 평온함과 차분함, 성찰 등의 이미지를 갖는다. 권위와 지성을 상징해 권력자들이 선호하는 색이기도 하다.
미 뉴욕에서 활동하는 패션평론가 켈시 스티그먼은 패션지 마리끌레르에 기고한 글에서 해리스 부통령 역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의상을 활용해왔다고 말했다.
스티그먼은 또 푸시보우 블라우스는 1960∼1970년대 여성들이 집에서 나와 기업에 진출하면서 수트와 넥타이의 대안이 된 후 역사적이며 페미니스트의 의미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1980년대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푸시보우를 정치적 이미지의 한 요소로 채택하면서 여성 파워의 상징이 됐다고 덧붙였다.
해리스 부통령뿐만 아니라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그리고 그들의 배우자들도 톤의 차이는 있었지만 푸른색 계열로 의상을 맞췄다. 월즈 주지사와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는 하늘색 넥타이를 맸고, 월즈 주지사의 부인 그웬 월즈는 해리스의 짙은 남색 바지 정장 보다는 밝은 군청색 드레스를 입었다. 파란색은 미 민주당의 상징색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이날 착용한 의상은 전당대회 첫날과 마찬가지로 프랑스 패션 브랜드 끌로에 제품이었다.
그는 첫날 무대에 깜짝 등장할 땐 황갈색 바지 정장을 입었다.
당시 이른바 '애국 컬러'로 통하는 흰색, 파란색, 빨간색이라는 전당대회 드레스코드의 전통을 깨 눈길을 끌었다. 첫 흑인 대통령이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4년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 대책 문제로 기자회견을 했을 때 착용한 갈색 양복으로 벌어진 색깔 논쟁을 연상시킨다는 시각도 있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2020년 11월 대선 직후 승리를 알리는 대국민 연설에서는 여성 참정권 운동을 상징하는 흰색 푸시보우 블라우스에 흰색 바지정장을 입었고, 2021년 1월20일 취임식 때에는 흰색과 함께 여성 참정권 운동의 상징으로 쓰이는 보랏빛 의상을 입었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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