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쏙쏙] 학습지 회사가 장례 사업까지…기업도 'N잡' 시대
[앵커]
경제쏙쏙 시간입니다.
오늘도 경제부 박효정 기자와 함께합니다.
첫 키워드, N잡 뛰는 기업들.
기업도 직업을 여러 개 갖고 있는 거군요?
[기자]
네 맞습니다.
구몬과 빨간펜 같은 학습지로 잘 알려진 기업이죠?
교원그룹은 일찌감치 여행과 호텔, 또 상조사업까지 새로운 영역에 뛰어들었습니다.
2021년에 여행사 인수했고 제주도에는 호텔도 열었습니다.
지난해엔 장례전문 브랜드를 만들어서 완전히 새로운 영역에 도전했습니다.
또 다른 예는 예스24로 잘 알려진 기업 한세예스24홀딩스인데요.
의류 회사인 한세실업, 또 인터넷 서점 예스24 등이 자회사입니다.
최근에 중견 자동차부품업체인 이래AMS 인수전에 나섰습니다.
이곳은 자동차 조향장치 같은 부품 만드는 곳인데, 역시 전혀 다른 분야 나서서 엔잡 기업이라고 부를 만합니다.
그리고 치킨 전문점이죠, BBQ는 반려동물 사업에 관심이 많습니다.
지난해 강남구에 반려동물 유치원과 미용, 호텔, 또 훈련 서비스를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는 공간 피터펫을 열었습니다.
조금 이색적으로 느껴지는데요.
농심도 만만치 않습니다.
라면업계 1위 농심은 사내 스타트업을 통해서 전통주와 반려견 영양제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앵커]
그야말로 'N잡러 기업'이라 할만하네요.
전통적인 영역을 벗어나서 신사업 진출하는 데는 위험도 감수해야 할 텐데, 그만큼 절박한 이유가 있겠죠?
[기자]
네, 우리나라 인구 갈수록 줄어들고요, 내수시장 침체는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처럼 한 우물만 파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 의식이 커지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입니다.
교원 그룹만 봐도 저출생에 아이들은 점점 줄어드는데 학습지 사업만으로는 당연히 어렵겠죠.
일찌감치 신사업 발굴에 나선 이유입니다.
그러다 보니 교원의 경우 전체 매출이 교육이 아닌 비중이 점점 커졌습니다.
2020년에는 3,770억원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4,800억원을 넘은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한 우물만 우직하게 파야 그 분야 전문성을 확보해서 최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요.
이제는 내수 시장이 이미 포화했고요 경쟁도 치열합니다.
특정 분야에서 명성을 쌓은 기업이라 해도 사업다각화에 나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앵커]
네, 확실히 기업도 N잡러 시대가 온 것 같습니다.
다음 키워드 보시죠.
티켓값 좀 내려라, 영화관 티켓을 말하는 것 같은데 누가 한 말인가요?
[기자]
네, 최근에 배우 최민식씨가 한 말인데 영화 티켓 가격 논란으로 확산됐습니다.
최민식씨는 지난 17일 한 방송에 출연해서 "극장 값이 많이 올랐다.
그렇게 확 올리면 나도 안 간다.
1만 5000원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면 앉아서 여러 개를 볼 수 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팬데믹 기간 멀티플렉스 극장들이 티켓 가격을 세 차례나 올린 것을 비판한 것인데요.
그런데 이걸 공개 비판한 분이 있습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는 자신의 SNS에 "최민식은 출연료를 기부라도 했었냐" "1만5000원 이하로 사업할 수 있으면 극장 하나 만들어서 사업해 봐라" 이렇게 꼬집었습니다.
물가 상승 가파르고 최저 임금을 비롯해서 안 오른 게 없는데 왜 티켓값을 문제 삼냐는 이야기였습니다.
논란이 확대되자 이 교수는 다시 글을 올려서 배우를 저격한 게 아니라 논리적이지 못하다는 걸 저격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펜데믹 이후 영화관 티켓값이 좀 급격하게 오른 게 아닌가 생각하실 것 같은데요.
객관적으로 우리나라 영화관 티켓이 비싼지 아닌지 비교할 수 있을까요?
[기자]
네 그래서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는 자료를 가져와 봤습니다.
글로벌 가격 비교 플랫폼에 따르면, 한국의 영화 티켓값은 11.25달러로 96개 국가 중에 27위입니다.
미국 14달러, 영국 12.95달러, 일본 12.31달러 등으로 한국보다 비교적 비싼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하지만 그 나라 물가가 어떤지 상대적으로 비교를 해야겠죠?
그래서 GDP 대비 티켓값 비중으로 살펴 보면 한국은 미국의 2배 수준입니다.
티켓 값의 절대치는 낮아도, 경제 수준을 고려할 때 소비자들의 체감 가격은 더 높다는 뜻입니다.
그럼 티켓 비싸다고 치자, 그래서 영화 안보러 가는 걸까도 생각해 볼 문제죠.
가격도 가격이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콘텐츠입니다.
신작 영화 가뭄 사실 오래됐고요.
좋은 콘텐츠들이 넷플릭스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로 많이 옮겨갔습니다.
미디어 산업의 재편과 맞물린 이야기기 때문에 꼭 티켓값만이 문제는 아닐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번 일이 영화산업 정상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다음 키워드 보시겠습니다.
컵라면이 뭐길래, 비행기에서 컵라면 서비스 중단했다는 소식은 들었습니다만, 또 어떤 논란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최근에 난기류가 급증하면서 안전을 위해서 대한항공이 일반석에 한해 컵라면 제공 중단했죠.
그런데 대한항공이 컵라면만 들고 와서 뜨거운 물을 달라고 하는 승객에겐 물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아시아나 역시 같은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앞서 난기류 때문에 컵라면을 못 주겠다고 하니까 논란이 있었죠.
일반석만 제공하지 않는데 비즈니스석은 난기류가 없는 거냐, 이런 비판이 대표적입니다.
게다가 저가 항공사들은 컵라면 판매를 계속한다는 것도 뒷말을 낳았는데요.
유료 판매 수익 중에 컵라면 비중이 3분의 1 정도로 크기 때문에 포기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가 컵라면을 먹겠다고 직접 가져와 승무원에게 뜨거운 물을 요구하면서 논란이 커진 것입니다.
뜨거운 물을 주지 못하는 게 화상을 방지하는 목적이라고 하지만 사실 커피와 차 같은 뜨거운 음료를 제공하고 있죠.
정책이 일관되지 못하다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앵커]
승객들 안전 챙기다 보니 컵라면을 금지한 걸 텐데, 후폭풍이 만만치 않군요.
무엇보다 최근 난기류가 급증하고 있는데, 라면 말고 다른 대책은 없습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난기류가 잦아졌고 이에 따른 사고도 늘었습니다.
전 세계 항공사고 가운데 난기류 사고가 비중이 얼마가 되는지 봤더니 2020년 절반 수준이었는데 이듬해 65%까지 올라왔고요, 이후에도 60%를 넘었습니다.
정부도 난기류에 따른 항공 안전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지 대책을 내놨습니다.
우선 기상정보가 중요한데요.
난기류는 항공기상청 정보만으로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돈 내고 쓰는 민간 정보를 같이 활용해야 그나마 미리 파악할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는 이걸 대한항공과 진에어만 공유하는데 11개 국적사 모두 참여해 항로별, 시간별 난기류 경향을 분석해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조종사와 승무원 교육도 강화하는데요.
조종사 개인별로 난기류 대응 방식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기상전문가를 활용한 교육을 실시하고, 객실 승무원도 난기류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진행합니다.
그런데 항공사에서는 가장 중요한 건 안전벨트라고 입을 모읍니다.
난기류를 만나서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리고 놀랄 수 있지만 벨트만 제대로 하고 있으면 크게 다칠 일은 없다는 것입니다.
보통은 장거리 갈 때 표시등이 꺼지면 벨트를 푸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난기류가 예고 없이 갑자기 찾아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화장실을 가거나 급한 일을 제외하고 좌석에선 항상 안전띠를 매는 게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방법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저도 비행기 타면 안전띠 꼭 단단히 매겠습니다.
마지막 키워드 보겠습니다.
연회비 10만원, 신용카드를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10만원이면 꽤 비싸네요?
[기자]
그렇죠, 신용카드 중에 연회비를 내시는 게 있다면 얼마 정도 지불하십니까?
[앵커]
저는 신용카드를 쓰지않고 체크카드만 쓰고있어서요.
혹시 박효정 기자는 연회비내는 신용카드 쓰고계신가요?
[기자]
저랑 비슷한데, 저도 연회비 내는 카드는 웬만하면 쓰지않습니다.
그래서 가져왔는데요.
올해 상반기 출시된 신용카드 연회비 평균이 10만원을 돌파했습니다.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가 분석한 자료를 보시면, 신용카드 44종의 연회비 평균은 11만 3,225원입니다.
지난해 전체 평균은 6만 9천원 수준이었는데 60% 넘게 올랐습니다.
보통 연회비 10만원 넘는 카드를 프리미엄 카드라고 부르는데요.
카드사 입장에서는 혜택만 챙기고 카드는 많이 안 쓰는 일반 고객보다 소득이 높고 소비도 많이 하는 고객들에게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하나 카드가 출시한 제이드 카드는 연회비가 12만원부터 시작해서 30만원, 100만원짜리도 있고요.
프리미엄 카드로 유명한 현대카드는 써밋을 출시했습니다.
연회비가 20만원인데, 교육과 의료 여행 등 일상 영역에서 월 최대 2만원 한도로 5%씩 적립해줍니다.
우리카드는 쇼핑에 특화한 카드를 출시했는데요.
백화점과 아울렛 5% 적립해주고 연회비는 15만원입니다.
[앵커]
카드사 입장에서는 연회비가 비싼 프리미엄 카드가 실적에도 도움이 되는 건가요?
[기자]
그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카드사 연회비 수익이 늘어나긴 하겠지만 카드사 전체 수익에 기여하는 정도는 크지 않다고 하는데요.
왜냐하면 프리미엄 카드를 신청하는 사람은 소득이 높고, 소비도 많이 하는 고신용자들입니다.
그런데 카드사의 주요 수입원은 비싼 이자 받는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인데요.
고신용자들은 거의 이용할 일이 없겠죠?
여기에다 프리미엄 카드는 비싼 연회비에 맞먹는 서비스나 상품권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백화점이나 주유소 상품을 제공하는 경우 많이 보셨을 것입니다.
결국 카드사가 프리미엄 카드를 선보이는 이유는 충성 고객을 잡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회비가 2만원 안팎인 카드는 발급해놓고 쓰지 않는 경우가 많죠.
반면에 프리미엄 카드는 연회비에 맞먹는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전달에 얼마 이상 써야 혜택이 주어지는데, 그 실적 조건 자체가 높기 때문에 매출 규모가 크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프리미엄 카드 시장 경쟁도 치열해지는 추세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경제쏙쏙 박효정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박효정 기자 (ba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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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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