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은관 명창 1인극 ‘배뱅이굿’ 소리극 무대로

이강은 2024. 8. 2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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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이 무형문화재 이은관(1917∼2014) 명창의 1인극으로 유명한 '배뱅이굿'을 소리극으로 선보인다.

9월 4∼5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공연하는 '왔소! 배뱅' 무대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이 '배뱅이굿'을 소리극으로 무대화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은관 명인 생전에 함께 배뱅이굿을 공연하기도 했던 서도소리 명창 유지숙 예술감독이 직접 대본까지 쓰고 도창을 맡아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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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민속악단, 9월 4∼5일 ‘왔소! 배뱅’ 공연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이 무형문화재 이은관(1917∼2014) 명창의 1인극으로 유명한 ‘배뱅이굿’을 소리극으로 선보인다. 9월 4∼5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공연하는 ‘왔소! 배뱅’ 무대다.

23일 국립국악원에 따르면, 국가무형유산인 ‘배뱅이굿’은 서도(황해도·평안도)지역에서 전승되는 재담소리로, 무가(巫歌)와 애잔한 서도 선율을 더해 봉건적인 신분 제도와 사회를 풍자한다. 장구 반주에 소리꾼 한 명이 다역을 소화해 ‘서도 판소리’라 불리기도 하며, 이은관 명창에 의해 대중적으로 알려졌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유지숙 예술감독(왼쪽)과 임선경 연출가. 국립국악원 제공
부잣집 무남독녀 배뱅이가 한 상좌중(승려)과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죽으면서 이야기가 본격화한다. 배뱅이 부모가 딸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각 지역 무당을 불러 굿을 하자 평양 건달이 박수무당(남자무당)으로 엉터리 굿을 한 뒤 돈을 챙겨간다는 내용이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이 ‘배뱅이굿’을 소리극으로 무대화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은관 명인 생전에 함께 배뱅이굿을 공연하기도 했던 서도소리 명창 유지숙 예술감독이 직접 대본까지 쓰고 도창을 맡아 무대에 오른다.

유지숙 예술감독은 “함경도, 황해도, 경기도 무당 등이 나온다”며 “민속악단에는 지역별 소리를 잘 하는 단원이 골고루 있는 만큼 관객들이 다양한 굿 음악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서도소리 장효선(평양 건달 역), 김민경(배뱅모 역), 경기소리 채수현(경기무당), 김세윤(배뱅이), 성슬기(함경무당), 남도소리 유미리(주막할멈), 이주은(함경무당), 조정희(함경할멈) 단원 등이 출연해 구성진 소리를 들려줄 예정이다.
‘정조와 햄릿’(2021), ‘오페라 나비부인’(2024) 등 다양한 음악극을 연출한 임선경이 연출을 맡았다. 임선경 연출은 “근사한 노래 사이사이에 예상치 못한 재기 발랄함과 해학적 요소가 있는 게 (배뱅이굿의) 큰 매력이었다”며 

“젠더(성평등) 이슈에 예민하지 않았던 옛날에 만들어진 작품인데 낡은 성차별적 느낌이 거의 없는 것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관객들이 그런 지점을 찾아보는 것도 관람 묘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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