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패' 교토국제고… 그 뒤엔 KIA타이거즈 있었다

교토국제고가 후원을 제대로 받지 못해 열악한 훈련 환경에서도 '여름 고시엔' 우승이란 기적을 일궜다. KIA는 이들과 우연히 맺은 인연으로 앞으로도 지원을 이어갈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6일 KIA 선수단이 KT전 승리 이후 기뻐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일본 교토국제고가 열악한 훈련 환경에도 '여름 고시엔'에서 창단 첫 우승을 거뒀다. 이들 뒤엔 든든한 지원군 프로야구 KIA타이거즈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계 민족학교 교토국제고는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간토다이이치고와의 전국고교야구선수권 결승전에서 10회 승부치기 끝에 2-1로 승리했다. 1999년 야구부 창단 이후 처음 들어 올린 우승 트로피다.

교토국제고는 적은 인원과 넉넉하지 않은 살림으로 야구부를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원을 제대로 못 받아 찢어진 공을 재활용해 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 최고 권위 대회 우승이라는 기적을 일궈냈다. 일본 전역에 "동해 바다 건너서"로 시작하는 한국어 교가가 울려 퍼지기도 했다.

감동적인 스토리 이면에는 KIA의 도움이 있었다.

사진은 지난해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 참석한 심재학 KIA 단장의 모습. /사진=뉴스1

KIA는 지난 2월 우연히 교토국제고와 인연을 맺었다. 심재학 KIA 단장은 일본 고치현에 꾸린 퓨처스(2군) 스프링캠프를 둘러보던 중 교토국제고의 열악한 사연을 우연히 들었다.

소식을 전해 들은 심 단장은 스프링캠프 일정을 마친 뒤 연습구 1000개를 모아 교토국제고에 보냈다. 이에 KIA와 심 단장에게 감사 편지와 함께 봄 고시엔 초청장을 보내기도 했다.

실제 교토국제고 출신으로 현재 두산베어스 2군 전력분석원으로 있는 신성현은 "훈련장 여건이 좋지 않아 정상적인 훈련이 어려웠다"며 "장소도 비좁아 지하철을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해 훈련하는 일이 많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어려운 환경에도 기적을 쓴 교토국제고와 KIA의 인연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KIA는 교토국제고에 훈련 장비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찬우 기자 threeyu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