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지하보도서 환경미화원 살해한 70대…검찰, ‘우발 범행’ 결론

중앙지검, 살인 등 혐의로 70대 남성 구속기소
안면 있던 사이…‘물 달라’는 요청 거절당하자 격분해 범행

(시사저널=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새벽에 서울 숭례문 광장 인근 지하보도에서 청소를 하던 환경미화원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70대 남성 A씨가 8월4일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숭례문 광장 인근 지하보도에서 60대 여성 환경미화원을 살해한 70대 남성이 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해당 남성이 사전계획 없이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결론 내렸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3부(최순호 부장검사)는 전날 살인 혐의를 받는 남성 A(71)씨를 구속기소했다.

A씨는 지난 2일 오전 5시11분쯤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의 지하보도에서 중구 용역업체 소속 환경미화원인 60대 여성 B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B씨의 사인은 '다발성 자창'으로 밝혀졌다.

A씨는 과거 노숙 생활을 하다 작년 12월쯤부터 서울 용산구 동자동의 모 여인숙에서 기거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약 2년간 지하보도 청소를 담당했던 B씨는 노숙 생활을 했던 A씨와 안면이 있는 사이였다.

신고 접수 후 약 3시간만에 검거된 A씨는 "B씨에게 '물을 달라'고 했는데 B씨가 '물이 없다'고 답하자 격분해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B씨가 평소에도 쌀쌀맞은 태도로 대해 나를 무시한다고 느꼈다"고 진술했다. 검찰 또한 A씨가 사전 계획 없이 말다툼 중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법원은 지난 4일 A씨에 대한 도주 우려를 인정하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