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통합발전 구상 발표…권한 이양·권역별 특화로 국가균형발전 선도

중앙 권한 대폭 이양으로 지방자치 강화 기대
이철우 도지사 “지방시대 실현, 국가 과제에 해답”

(시사저널=장원규 영남본부 기자)

경상북도청 전경ⓒ경북도

경북도가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발표한 데 이어 대구경북 통합발전 구상을 추가로 제시했다. 이 구상에는 행정통합의 효과를 극대화한 실행계획과 4+1 권역별 및 타 광역권 연계한 초광역 발전구상이 포함돼 있다. 대구경북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청사진으로 지역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행정통합으로 경북도는 중앙의 권한을 대폭 이양받을 계획이다. 특별법안에 따르면, 외교, 국방, 사법 등 일부 국가 존립 사무를 제외한 중앙행정기관의 권한이 특별시와 시·군·구로 단계적으로 이양될 예정이다. 이러한 조치는 지방자치의 실질적인 강화를 위한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권한 이양의 구체적인 범위와 일정은 향후 중앙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며, 지방분권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발전 구상의 핵심은 대구경북신공항을 중심으로 한 권역별 발전전략이다. 동서남북 4개 권역이 각각의 특성을 살린 균형발전전략과 특화 프로젝트를 통해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더불어 부울경, 충청권, 강원권, 호남권 등 인접 권역과의 연계 발전을 통해 수도권에 대응하는 국가발전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로써 지역 간 균형발전과 국가 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각 권역별 특화 산업 육성과 인프라 구축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도모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시군별로 통합발전 구상의 기본방향을 공유하고 지역별 발전전략과 현안사업들을 수렴해 구체적인 발전전략과 실행계획을 계속 보완하고 구체화해 갈 계획이다. 이같은 통합발전 구상은 통합 대구경북의 백년대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 초광역 발전구상의 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청신도시, 통합 행정복합도시로

도청신도시의 미래상도 제시됐다. 현 도청 청사의 형태와 기능을 유지하면서 국가 행정기관 및 공공기관, 유관 기관단체를 이전하고 행정복합 커뮤니티-컨벤션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도청신도시는 대구경북의 통합 행정복합도시로 거듭나게 될 것이며, 행정 효율성 제고와 지역 발전의 새로운 동력 창출이 기대된다. 또한,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교육, 의료, 문화 시설 확충도 함께 추진될 예정이다.

이어 신도시 복합쇼핑타운 및 행복 천년주택타운, 신도시 골프장과 파크골프장 유치 등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신도시 경제 및 상권 활성화 방안도 마련 중이다.

4+1 권역별 통합발전 계획 ⓒ경북도

북부권역은 통합발전 구상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균형발전전략과 낙후지역 개발사업이 더욱 강화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북부권의 풍부한 자연자원을 활용한 발전 방안이다. 낙동강과 백두대간 권역의 종합개발 계획은 지역의 특성을 살린 혁신적인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생태관광 산업 육성, 친환경 농업 단지 조성, 산림 자원을 활용한 치유 산업 발전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계획돼 있다.

북부권 주민의 주요 관심사항인 의과대학 설립도 통합을 계기로 더욱 강력하게 추진된다. 안동대에 공공형 의과대학을 설립하고 백신임상지원센터, 바이오 연합캠퍼스도 추가하여 북부지역 의료서비스와 지역 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동부권을 국가해양에너지 허브로

동부권의 청사진은 국가해양에너지 허브와 역사문화 글로벌 도시로의 도약이다. 울진에서 경주에 이르는 동해안을 중심으로 원자력수소 산업벨트가 조성되며, 대구경북 전역에 수소를 공급하는 배관망이 구축될 예정이다. 또한, 풍부한 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한 관광산업 고도화 전략도 함께 추진된다.

특별법의 지방재정 자율권을 바탕으로 원자력발전 지역자원시설세를 인근지역 개발에 우선 투자하는 지역자원시설세 발전 특구도 구상하고 있어 동부권 발전의 중요한 정책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을 환동해의 시드니로 개발하는 신영일만 구상도 추진한다. 통합의 힘을 바탕으로 영일만 대교 건설, 호미반도 국가해양생태공원 조성, 오페라하우스와 같은 랜드마크 건설 등의 추진력을 높여 영일만 물류시설 확장과 동해안 해양자원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대한민국의 대표 역사문화도시인 경주는 글로벌 역사문화도시와 국제회의 미래특구로 지정해 APEC의 성공개최와 포스트 APEC 구상을 본격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서부권은 국가 첨단전략산업과 교통물류의 거점으로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 조감도 ⓒ경북도

서부권은 첨단산업과 물류의 중심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구미의 반도체특화단지와 방산 클러스터를 기반으로, 대구의 첨단산업과 연계해 김천, 칠곡, 상주까지 아우르는 광범위한 산업벨트가 형성된다. 여기에 G-사이언스 벨리 조성이 더해져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혁신 클러스터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를 위해 산학연 협력 체계 구축,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등이 함께 계획돼 있다. 

남부권 시군은 대구와 긴밀한 연계를 통해 한반도의 새로운 경제·산업 중심축으로 부상할 계획이다. 대구를 중심으로 구미, 칠곡, 경산, 영천, 경주, 포항을 아우르는 연합도시 전략이 추진된다. 이차전지와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미래모빌리티 연합벨트 구축은 지역 간 협력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공동 R&D 센터 설립, 기업 간 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중심권(신공항권), 통합 대구경북 미래 100년의 중심으로

중심권인 신공항권은 통합 대구경북의 미래 100년을 이끌어갈 핵심 거점으로 육성된다. 대구경북신공항은 3500m급 활주로와 화물전용터미널을 갖춘 중남부권 항공물류의 중추로 자리잡을 예정이다. 이 거대한 인프라는 지역 발전의 새로운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항 주변에는 항공 관련 산업단지, MICE 산업 시설,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경상북도의 비전은 대구경북의 통합을 넘어선다. 부울경, 충청권, 호남권, 강원권 등 인접 광역권과의 연계 발전을 위한 초광역 구상도 구체화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대구경북 광역 순환 급행 철도망(DG GTX) 구축이 있다. 이를 통해 통합 대구경북의 1시간 생활권 실현은 물론, 타 광역권과의 연결성 강화로 국토 균형발전의 새 장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광역 경제권 형성을 위한 공동 산업정책 수립, 관광자원 연계 등의 협력 방안도 모색 중이다.

이철우 경상북도 도지사는 이번 통합발전 구상의 의의를 강조했다. 그는 "대구경북의 통합은 지역 발전을 넘어 지방시대 실현, 국가 행정체제 개편,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의 해답"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통합의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 역사적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통합이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이 아닌 국가 발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어서 이 지사는 통합 과정의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자치권 강화와 재정 확보를 위한 중앙정부와의 협상이 관건"이라며, "현실의 어려움을 직시하면서도 시도민과 함께 역사적인 통합의 길을 반드시 열어가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그러나 구상실현까지는 갈 길이 멀다. 중앙정부와의 협상, 지역 간 이해관계 조정, 재원 마련 등 산적한 과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시도민들의 공감과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 역시 중요한 숙제다. 경상북도는 이를 위해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역 간, 계층 간 갈등을 최소화하고 상생의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통합 혜택이 모든 시도민에게 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세심한 정책 설계도 요구된다. 통합 대구경북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글로벌 도시와의 교류 확대, 국제 행사 유치, 외국인 투자 유치 등으로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도 또 하나의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