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속 자율주행하는 나노로봇이 병 고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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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이자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로 알려진 리처드 파인먼은 1959년에 미래에 나올 기술을 예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나노로봇은 ㎚(나노미터, 10억분의 1m) 단위의 크기로 자체 추진력을 갖춘 로봇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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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발표한 나노로봇, 인간의 뇌에도 적용할 수 있어”
“외과의사를 작지만 움직일 수 있는 기계로 구현한다면 수술이 흥미로워질 것”
1965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이자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로 알려진 리처드 파인먼은 1959년에 미래에 나올 기술을 예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당시 파인먼은 세상에서 제일 작은 약 400㎛(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 크기의 모터를 만드는 챌린지를 제안하며 1000달러의 상금을 내걸었다. 그로부터 65년이 지난 지금, 파인먼이 제시했던 초소형 로봇의 개념은 ‘나노로봇’ 연구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나노로봇 분야의 전문가로 꼽히는 천진우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연구단장 겸 연세대 화학과 교수는 23일 연세대 IBS관에서 열린 과학미디어아카데미에서 “광학적인 방법으로 볼 수 없는 심부 조직을 살피고 세포 신호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나노로봇이 최적”이라고 설명했다. 나노로봇은 ㎚(나노미터, 10억분의 1m) 단위의 크기로 자체 추진력을 갖춘 로봇을 말한다.
천 교수 연구진은 지난 2월 유전자 신호를 감지해 스스로 클러치를 작동하는 생체 나노로봇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클러치는 엔진의 동력을 차단하거나 전달하는 장치다. 연구진은 200㎚ 크기의 극미세영역 내 엔진과 회전체, 클러치와 같은 기계 장치를 탑재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나노로봇은 특정 질병 인자를 감지하면 스스로 작동해 세포의 생체 신호를 조절할 수 있다.
천 교수는 이날 “자체 추진력을 가지면서도 원하는 물질을 로봇에 장착할 수 있는 모듈식 나노로봇을 만들어 개선해 나가고 있다”며 “자율주행 자동차처럼 로봇이 스스로 주변을 감지하고 판단하는 자율주행 나노로봇, 자극 종류에 따라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나노로봇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쥐의 뇌 신경세포에 자기장을 감지할 수 있는 나노장치인 ‘자기수용체’를 이식해 생체 기능을 바꾸는 데에도 성공했다. 영화 엑스맨에서 금속 물체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매그니토처럼 자기장을 이용해 뇌 속 회로를 조절한 것이다. 자기수용체를 이식한 쥐는 운동을 하지 않다가도 자기장을 느끼면 쳇바퀴를 탔다. 같은 방식으로 식욕이나 모성애도 마치 스위치가 있는 것처럼 껐다 켤 수 있었다.
천 교수는 “자기수용체를 사용하면 신경세포를 하나씩 조절할 수 있어 특정 뇌 회로를 선택적으로 자극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뉴럴링크에서 개발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장치는 비특이적이고, 빛으로 뇌를 제어하는 광유전학은 광섬유를 뇌에 이식하는 별도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자기장을 이용해 무선으로 파킨슨병을 치료해 균형감각이나 운동성을 개선하기도 했다.
천 교수는 “지금까지 개발한 기술들을 인간의 뇌를 연구하는 데에도 적용할 수 있을 거라 본다”며 “나노의학 분야 자체가 화학과 나노, 생명, 의학 분야가 다 합쳐진 학제간 융합학문이라 쉽지 않지만, 연구단 내에서 팀 사이언스, 집단지성을 발휘해 혁신적인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 강조했다.
참고 자료
Nature Nanotechnology(2024), DOI: https://doi.org/10.1038/s41565-023-01599-6
Nature Nanotechnology(2023), DOI : https://doi.org/10.1038/s41565-024-01694-2
Nano Letters(2023), DOI : https://doi.org/10.1021/acs.nanolett.3c03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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