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사회초년생 등친 193억대 전세사기범에 13년 구형

위조 문서로 HUG 가입 시도도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검찰이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사회초년생 100여명을 상대로 193억원에 달하는 전세 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40대 사기범에게 징역 13년을 구형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4단독(이범용 부장판사)은 23일 사기, 사문서위조 동행사 혐의로 기소된 A씨(40대)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전세사기는 주택시장의 건전한 거래질서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피해자들의 생활기반을 송두리째 앗아간다는 점에서 매우 중대한 범행이다. 피해자 수와 피해액이 상당하고, 여전히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징역 13년을 구형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잘못된 판단으로 부동산 매수를 시작하게 돼 후회하고 있다"며 "다만 A씨는 수사단계에서부터 혐의를 인정하고 있다.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대한 선처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증인심문에 나선 피해자들은 일상생활의 어려움과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엄벌을 탄원했다.

전세사기를 당한 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는 한 피해자(30대)는 "일생생활은 물론 직장생활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병원비가 없어 적극적인 치료로 받지 못하고 있다"며 '전세사기는 단순 사기가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과 생명을 위협하는 범죄"라고 지적했다.

전세사기로 인해 예정된 결혼을 포기했다는 또 다른 피해자(20대)는 "결혼 준비 중 전세사기 사실을 알았는데, A씨가 HUG에 허위 계약서를 제출하면서 가입조차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를 구제받을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며 "전세사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씨는 2019년 9월부터 2023년 8월까지 무자본 갭투자로 건물을 구입한 뒤 HUG 보증보험에 가입시켜주겠다고 임차인들을 속이고 전세계약을 체결해 157명으로부터 보증금 193억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허위 계약서로 HUG 보증보험 가입을 시도한 혐의도 받고 있으며, 일부 세대는 가입에 실패했고, 가입된 세대도 뒤늦게 HUG로부터 가입 취소를 통보받았다.

재판부는 오는 10월 23일 A씨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 예정이다.

한편, A씨의 공범으로 지목된 B씨는 최근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부동산 컨설팅업체를 운영하며 무자본 갭투자 등 수법을 익히고, A씨뿐만 아니라 다른 임대인들에게 수법을 전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 등 일당은 부족한 자금으로 오피스텔 등을 사들이고 잔금을 처리하기 어려워지면 다른 건물을 구입해 임대차 계약을 맺은 뒤 보증금으로 잔금을 충당하는 '돌려막기' 방식으로 피해를 키워온 것으로 전해졌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