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청년세대와 호흡하며 자립돕는 교회 많아져야"
"청년 세대의 마음 품는 것, 교회 부흥의 시작"
"청년 스스로 기획하고 활동하고 판단케 해야"
"장로회 갈등? 서로 대화하고 소통하면 해소돼"
"아내 권유로 사회복지사 자격 취득..요양원 봉사"
"은퇴후에는 국내외 어느곳이든 달려가 선교할 것" 로드인터뷰_사람꽃>
■ 방송일시 : 2024년 8월 17일(토) 오후 5시 30분
■ 대담자 : 조천교회 김광택 장로
삶이 아름다운 크리스천을 만나는 시간, 로드인터뷰 사람꽃. 오늘은 조천교회 김광택 장로를 제주CBS 김영미 PD가 만나봅니다.
◆김영미> 조천교회를 섬긴 지는 얼마나 됐습니까.
◇김광택> 누이동생이 먼저 교회를 다녔고 저는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부터 친구 권유로 다니기 시작했는데요. 한 45년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김영미>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게 된 건 언제였습니까.
◇김광택>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를 겁니다. 그래서 저는 저의 대학 시절에 있었던 일들과 생각을 우선 나누고 싶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3학년, 진로를 걱정하고 있을 때였는데요. 우연히 형으로부터 알게 된 김동길 교수의 '한국 청년에게 고함'이라는 책을 보게 됐습니다. 그 책을 읽고 난 다음에 내가 잘 몰랐던 세상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원래 고등학교 때는 자연반에서 공부를 했는데, 인문반쪽으로 가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학과를 사회학과 쪽으로 선정을 하고 대학에 들어갔어요.
제가 80학번으로 부산대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학생 운동이나 민주화 운동으로 사회적인 이론과 이슈가 그쪽으로 쏠려있었고요. 저도 마찬가지로 관심을 가졌던 때였습니다.
우리의 토론 주제는 늘 민주화와 사회에 관련된 내용들이었고요. 저 역시도 사회를 신앙적으로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신앙과 관련한 서적도 찾아보다가 안병무 교수의 민중신학과 관련된 책들을 접하게 됐습니다.
◆김영미> 그 책들로 어떤 영향을 받았습니까.
◇김광택> 정말 기독교가 복음주의적인 시각만 가진 게 아니고 사회운동 차원으로 접근을 할 수 있고 영향을 끼칠 수 있겠다는 것, 그리고 바람직한 사회변혁에 우리 교회도 참여할 수 있는 일이 있겠다는 생각에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하지만 결국 대학을 졸업하고 제주에 살게 되면서 저와 이런 얘기를 나눌 친구나 동료가 별로 없었다는 게 참 힘들었습니다.
◆김영미> 이런 상황들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 것에는 어떤 영향을 준 겁니까.
◇김광택> 제게 있어서는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신앙 서적을 통해서 이 세상에 대하여 하나님이 동행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믿음으로까지 나아간 것 같습니다. 책으로도 하나님을 만날 수 있고, 하나님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이 어떤 건지 생각도 해봐요. 믿음은 하나님께서 누구에게나 선물로 주셨다고 성경은 말씀하지만, 문제는 믿음의 근원이 어디냐는 답을 어떻게 갖고 있느냐 하는 거예요.
예를 들면 우리에게 공기가 눈에 안 보이지만 있다고는 다 믿잖아요. 그런데 이 존재하고 있는 것을 '그냥 있다'라고만 생각하는 경우와 '이것은 우리한테 생명을 유지하라고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다'라고 믿는 것 하고의 차이가 아닌가 싶어요.
◆김영미> 믿음의 정의를 그렇게 내리는군요.
◇김광택> 모든 것은 하나님이 주신 거라고 받아들이는 생각들이 어쩌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그런 믿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고요. 오늘 아침에도 출근하면서, '나는 무슨 배짱으로 이 차를 운전하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차의 안전을 어떻게 증명할까 하는 생각도 하지만 저는 이 차에 대한 믿음으로 타고 있는 거예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믿음은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사물과 현상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하나님이 섭리하고 있음을 믿으라는 게 아닌가 싶어요. 안전하게 운전을 하면서도 '하나님이 오늘 나의 출근길도 안전하게 인도해 주고 계시다'하는 믿음까지 가는 거죠.
결론은 사람들이 상황을 받아들일 때 하나님을 인정하느냐 안 하느냐 하는 부분이 다른 거죠. 그래서 하나님을 인정하고 순종하며 따라가는 믿음 생활을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다는 건, 저의 대학 생활부터 지금까지 진행형이고요. 틀에 박힌 하나님이 아니라 새롭게 발견해 나가는 하나님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지금까지 지내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것이 저에게는 인격적인 만남입니다.
◆김영미> 장로가 된 지는 얼마나 됐습니까.
◇김광택> 올해로 만 14년 됐습니다. 조천교회의 115년 역사를 볼 때 저의 많은 시간을 조천교회와 함께 했는데요. 믿음으로 바라보면 감사하지 않은 일이 없습니다.
조천교회는 제 믿음의 산실이고요. 좋은 교회의 장로가 됐다는 게 참 감사합니다. 그리고 장로가 돼서 가장 감사했던 건, 교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 때 미약하나마 함께 참여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외부적으로는 연합 활동을 통해서 좋은 장로님을 알게 되고 연합해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수 있게 된 점입니다.
◆김영미> 조천교회가 어떤 교회가 되길 바랍니까.
◇김광택> 조천교회가 30,40대 젊은 세대가 아주 왕성해지는 교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교회에 젊은 세대가 많지 않은 걸 알게 되면서 교회 미래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요. 그래서 송정훈 목사님의 은퇴를 앞두고 담임목사님을 청빙 준비하면서도 30,40대를 살리는 목사님을 최우선 목표로 청빙 하자는 의견을 모으게 됐습니다.
8개월 전에 현재의 허승일 목사님이 담임목사님으로 오셔서 열심히 하고 있는데요. 젊은 세대들과 호흡을 할 수 있는 분이라서 곧 교회에 젊은 세대들이 많이 모이고 왕성해질 거라 믿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영미> 30,40대가 왕성해지고 활발해지기 위해서는 나름대로 어떤 방법이 있다고 보십니까.
◇김광택> 일단은 제주의 모든 교회가 청년 세대를 부흥시키자는 마음을 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공감대를 갖고 청년들을 부흥시키기 위한 활동들을 먼저 시작했으면 합니다.
저는 가장 좋은 방법이 청년들을 자립하도록 돕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청년들 스스로 기획하고 활동하고 성경적으로 올바른 것인지도 판단하게 하는 여건을 교회들이 차근차근 만들어가는 분위기가 형성됐으면 합니다. 청년들도 교회 활동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할 때가 가장 재미있을 겁니다.
처음에는 우리 어른들의 시각에서 가만히 둬도 되나 싶은 것들도 있겠지만 청년들은 나름대로 고민하면서 뭔가를 결정했을 거고요. 그걸로 자기들의 믿음을 표현하고자 했을 텐데요. 양이 안 차도 응원해 주고 예산도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정해 주면 청년들은 부흥하기 시작할 겁니다.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일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김영미> 지금은 예장통합 제주노회 장로회장이고, 전에는 남선교회 연합회장을 지냈는데요. 리더의 자리가 부담되지는 않습니까.
◇김광택> 저는 무게감과 책임감들을 잘 즐기지 못해서 사실 리더의 직분이나 직책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상황들로 제가 이 책임을 맡게 됐는데요. 제게 주어진 만큼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제 장로회장도 몇 개월 남지 않았는데요. 잘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김영미> 장로회장으로의 성과라면 어떤 걸 얘기할 수 있습니까.
◇김광택> 제가 잘한 건 별로 없지만, 취임을 하면서 세 가지 중점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첫째는 장로회 통합 문제입니다. 서귀포시 장로회 분립 문제가 있었지만 잘 풀어가고자 노력했고, 이번 총회 때 통합으로 해결이 될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제주노회 장로회 찬양단의 통합과 활성화인데요. 이 문제도 시무 장로님들 중심으로 점차 활성화되고 있어서 제 임기 때는 어렵겠지만 정기연주회를 하는 찬양단이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세 번째는 청년들에 대해서 장로님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건데요. 9월 하순에 장로세미나를 열어서 이 문제를 부각하고, 함께 기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합니다.
◆김영미>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김광택> 정말 부족한 장로회장이지만 잘 협조해 주셔서 감사하고요. 특히 임역원들이 잘 협력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의사결정을 할 때, 서로 충분히 의견을 개진하고 의견을 존중하면서 민주적인 과정을 거쳐서 결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결정된 사안은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여서 서로 의견이 달라도 최선을 다해 협력해 주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장로회도 모임이라서 여러 분파가 있기 마련인데요. 갈등이 생길 요소들이 있으면 서로 대화하고 해소하는 문화가 되길 바랍니다.
◆김영미> 지금 전원요양원 사무국장인데요. 사회복지 공부를 또 하셨군요.
◇김광택> 거의 10년 전인 것 같습니다. 경희대 사이버 과정으로 사회복지를 수료했는데요. 아내와 함께 공부하면서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제가 학원을 운영 중이었는데요. 아내가 앞으로 교회에서의 사회복지 역할이나 다양한 사회적 필요성으로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필요할 거라는 독려를 해서 함께 하게 됐습니다. 아내의 힘이 컸죠. 아내 덕분에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지금 전원요양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요양원의 어르신들 대부분이 치매를 앓고 있습니다. 저는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어르신들을 인격적으로 대하려고 노력하고요. 이분들을 위해 우리 성도님들이 중보기도로 하나님의 보호와 하나님이 데려가시는 그날까지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김영미> 앞으로의 어떤 삶의 목표나 계획이 궁금합니다.
◇김광택> 저도 앞으로 몇 년 내로 은퇴를 하겠죠. 그래서 앞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고 있습니다. 제게는 현재 제가 잘 돌보지 못하고 있는 제주 삼성사 재단으로부터 임차한 농장이 하나 있는데요. 그 농장을 잘 가꿔서 유실수 정원으로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녹색이 주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보고 싶어서 정원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주어진 공간을 잘 활용해서 유실수 정원과 식사와 차,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카페를 만들고 생산물도 판매해 보면 어떨까 하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음이 서로 통하는 장로님들과 함께 선교 활동도 하고 싶습니다. 국내외 어느 곳이든 하나님이 이끄시는 대로, 은퇴 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가능한 방법으로 복음을 심고 가꾸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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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미PD ymi7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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