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행사엔 연이어 ‘불참’…한동훈, 앙금일까 소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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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국민의힘 당권 경쟁자였던 나경원 의원 주최 국회 토론회에 모두 불참해 눈길을 끈다.
한 대표 쪽은 "일정상 참석하지 못한 것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당내에선 '전당대회 앙금 탓' '정책 소신에 따른 것'이란 엇갈린 해석이 나온다.
한 대표의 엇갈린 선택을 두고 친한계에선 본인의 '정책 소신'을 지키고 '이념 논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한 대표가 '오해'를 무릅쓰고 나 의원 토론회에 가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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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금’일까 ‘소신’일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국민의힘 당권 경쟁자였던 나경원 의원 주최 국회 토론회에 모두 불참해 눈길을 끈다. 한 대표 쪽은 “일정상 참석하지 못한 것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당내에선 ‘전당대회 앙금 탓’ ‘정책 소신에 따른 것’이란 엇갈린 해석이 나온다.
나 의원은 23일 오전 8시 국회에서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조기건립을 위한 국민관심제고-국회지원 방안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권성동·인요한·김민전·강명구·박수영·박성훈·구자근 의원 등 대통령실 출신이거나 친윤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추경호 원내대표 역시 애초 참석이 예정돼 있었으나 이날 코로나19 확진으로 불참했다.
하지만 한 대표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 대표 쪽은 “오전 7시30분부터 비공개 일정이 잡혀있어 참석할 수 없었다”고 했다. 앞서 한 대표는 나 의원이 지난 21일 국회에서 연 ‘외국인 근로자 최저임금 구분적용’ 세미나에도 가지 않았다. 당시에도 한 대표 쪽은 “오전 비공개 행사가 잡혀있어 참석하지 못했다”고 했다. 당시 한 대표는 나 의원 쪽의 참석 요청에 ‘서면 축사’로 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의 연이은 불참을 두고 당내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지난 21일 ‘친한’계 장동혁 의원이 주최한 ‘간첩죄 처벌 강화’ 입법토론회와 22일 송언석 의원이 주최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간담회에는 한 대표가 직접 나가 ‘간첩죄 적용 범위 확대’와 ‘금투세 폐지’ 등 자신의 정책 소신을 강하게 피력한 것과는 대조적이어서다.
한 대표의 엇갈린 선택을 두고 친한계에선 본인의 ‘정책 소신’을 지키고 ‘이념 논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한 대표가 ‘오해’를 무릅쓰고 나 의원 토론회에 가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한다.
실제 한 대표는 지난 전당대회 당시 나 의원이 주장한 ‘외국인 근로자 최저임금 차등 적용’에 대해 “외국인에게 최저임금을 차등지급하는 것은 국제노동기구 차원의 문제가 있다. 우리는 국제노동기구 차별금지협약을 비준한 나라”라며 반대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이승만 기념관 건립’ 문제 역시 이념 갈등을 불러일으킬 소재라 ‘중수청’(중도·수도층·청년) 외연확장을 꾀하는 한 대표로선 달갑지 않은 주제라는 게 주변 설명이다. 한 대표가 ‘뉴라이트’ 논란을 일으킨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이란 뜻이다.
그러나 한 대표의 전략적·선택적 행보에 친윤계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원조 ‘친윤’ 권성동 의원은 이날 ‘이승만 기념관 건립’ 간담회에 참석해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이자, 보수정당의 정체성 그 자체”라며 “광복절 전후로 대한민국 정체성 논쟁 불거졌을 때, 민주당이 거세게 공격하는데도 우리 당 지도부는 대변인 성명 외에 아무도 반응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실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 지도부와 원내지도부는 앞으로 이런 부분에 민주당 공세에 수세적으로 회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당의 태도가 답답해 (간담회에) 나왔다”며 한 대표를 겨냥했다.
일각에선 한 대표와 나 의원 사이에 ‘자폭 전대’ 시절의 앙금이 아직 남아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한 당직자는 “친한계 의원들 토론회엔 모두 가고, 나 의원 행사는 모두 안 갔으니 오해가 나오는 것 같다. 나 의원 입장에선 섭섭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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