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교토국제고, 日 '고시엔' 우승 "첫 영예"…"역사의 한 페이지"

日언론 "교토국제, 결승 사상 최초의 타이브레이크 첫 우승" 보도
"홈런 0개로 여름 고시엔 우승…교토부, 여름 선수권 제패 68년만"

[니시노미야=AP/뉴시스] 일본 내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결승전에서 간토 다이이치고를 꺾고 우승한 후 환호하고 있다. 교토국제고는 9회까지 0-0 무승부를 기록, 승부치기 끝에 2-1로 승리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전교생이 약 160명인 교토국제고는 야구부 역사가 25년밖에 안 됐지만 3년 전엔 4강에 올랐고 이번에 결승에 올라 마침내 우승이라는 기적을 썼다. 2024.08.23.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재일한국계 교토(京都)국제고등학교가 23일 '여름 고시엔(甲子園)'으로 불리는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우승하자, 주요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경기 결과를 속보로 전하면서 "역사의 새로운 한 페이지를 새겼다"고 평가했다.

교토국제고는 이날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도쿄 대표로 출전한 간토다이이치(關東弟一)고등학교를 연장 끝에 2-1로 꺾었다. 이날 결승전이 끝난 후 고시엔 구장에는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야마토·大和)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 등의 한국어 교가가 울려 퍼졌다.

일본 공영 NHK는 "교토국제고가 연장 10회 타이브레이크(승부치기) 끝에 2대1로 간토다이이치고를 이기고 첫 우승을 차지했다"며 "교토(지역 고교) 대표의 우승은 1956년 당시 헤이안고등학교 이후 68년 만이다"라고 보도했다.

NHK는 이어 "이번 대회는 교토국제가 사상 64번째의 첫 우승학교가 되어, 8월 개장으로부터 100주년을 맞이한 고시엔 구장에서의 중요한 대회로 역사의 새로운 한 페이지를 새겼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지통신은 "교토국제가 간토다이이치를 연장 10회 타이브레이크 끝에 2대 1로 물리치고 첫 영관에 빛났다"며 "교토부(학교)가 여름 선수권을 제패한 것은 68년만이며, 결승에서 연장 타이브레이크에 들어간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교토국제고의 "전신은 교토 한국학원으로, 야구부가 창단한 1999년 외국인학교로는 처음으로 여름 전국선수권 교토대회에 출전, 1회전에서 교토세이쇼고등학교에 0-34로 대패했다"며 "운이 좋다고는 할 수 없는 환경에서 쌓은 수비와 타격이 한여름 고시엔에서 결실을 맺었다"며 교토국제고 야구부의 열악한 여건에 주목했다.

마이니치신문은 "교토국제가 간토다이이치를 2대1로 꺾고 첫 우승을 완수했다"며 "교토국제는 홈런 0개로 정상에 올랐다. 여름 고시엔에서 홈런 0개로 우승한 것은 제85회 대회(2003년) 이래, 21년만"이라고 설명했다.

1915년 창설돼 일본 고교야구 최고 권위 대회로 손꼽히는 '여름 고시엔'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는 4000개에 가까운 일본 고교 야구 팀 가운데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훗카이도와 도쿄도는 2개교)별로 단 49개팀만 출전할 수 있어 일본 고교 야구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로 불린다.

처음 결승에 나선 교토국제고는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이전까지 교토국제고의 여름 고시엔 최고 성적은 2021년 4강이다.

고시엔은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에 있는 야구 구장 이름으로, 올해 개장 100주년을 맞았다. 고시엔은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 홈구장이기도 하다. 매년 3월 선발고교야구대회(마이니치신문 주최)와 8월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아사히신문 주최)가 고시엔에서 열려, 각각 '봄 고시엔', '여름 고시엔'으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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