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뒤 숨 못쉴 거 같아, 내 몫까지 잘 살아"…딸의 마지막 전화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나 죽을 거 같거든. 5분 뒤면 숨 못 쉴 거 같아. 내 몫까지 잘 살아야 해."
전날 저녁 경기도 부천 호텔 화재사고로 숨진 김모(여·28)씨의 어머니는 휴대전화로 딸의 생전 마지막 목소리를 듣다가 억장이 무너지는 듯 가슴을 치며 오열했다.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와 전날 부천 호텔을 찾았던 딸은 객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함께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나 죽을 거 같거든. 5분 뒤면 숨 못 쉴 거 같아. 내 몫까지 잘 살아야 해."
23일 오전 경기 부천성모병원 장례식장. 전날 저녁 경기도 부천 호텔 화재사고로 숨진 김모(여·28)씨의 어머니는 휴대전화로 딸의 생전 마지막 목소리를 듣다가 억장이 무너지는 듯 가슴을 치며 오열했다.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와 전날 부천 호텔을 찾았던 딸은 객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함께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김씨가 어머니에게 전화한 건 전날 오후 7시 40분, 바로 앞쪽 객실 810호에서 불이 나고 불과 6분 정도 지났을 때였다.
김씨 어머니는 "불이 났다며 객실 안 화장실로 피했다고 전화가 왔다"며 "이후 7시 57분에 또 전화가 왔는데 이게 마지막 전화라니 믿을 수가 없다"고 흐느꼈다.
김씨는 엄마와의 통화에서 "연기만 가득 차 있고 (천장에서) 물이 안 나온다"고 말했다. 결국 피할 곳을 찾지 못한 채 객실 화장실에서 발견됐다.
사고가 나기 전날이 아빠 생일이라 김씨는 카톡으로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아버지는 "딸 제사상을 차려야 하는 현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고 말한 뒤 울음을 삼켰다.
빈소에 도착한 다른 유족들도 김씨의 황망한 죽음을 믿을 수 없는지 서로 끌어안으며 눈물을 쏟아냈다.
"뜨거운 불 속에서 내 딸이 갔어. 내 새끼. 너무 불쌍해", "이게 무슨 일이야. 이게 말이 되냐고"라며 절규하는 가족들의 오열이 침통한 장례식장을 가득 채웠다.
김씨의 어머니는 경찰과 소방 당국의 화재 대응이 빨랐다면 딸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원망했다.
그는 "딸이 정확히 불이 난 층을 말해줬는데 현장에는 사다리차도 없었다"며 "소방이 빨리 도착한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화재 진압을 몇층부터 하느냐가 중요했다"고 말했다.
이날 부천성모병원 장례식장에는 김씨 외에도 에어매트에서 뛰어내렸다가 숨진 40대 남성의 시신도 안치실에 도착했다.
유족들은 부천시청과 장례식장 관계자들의 안내에 따라 장례 절차를 준비하면서 황망한 죽음 앞에 서로 손을 잡고 흐느꼈다.
전날 불이 난 호텔에선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불길이 호텔 건물 전체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내부에 유독가스가 빠르게 퍼진 데다 객실에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아 피해가 컸다.
2017년 개정된 건축 소방법상 2층 이상, 연면적 500㎡ 이상, 높이 13m 이상 건축물은 반드시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이전에 건축된 건물은 해당하지 않는다. 이 호텔 건물은 2004년에 지어졌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굿 비용 달라"…딸과 함께 전 남편 죽인 40대 전처 "살인의도 없었다"
- “이 정도면 ‘난민생활’”…인천 청라아파트 주민들, `전기차 화재` 눈물겨운 근황
- 한국인 스키팀 3명, 뉴질랜드서 교통사고 사망…"훈련 마치고 이동 중 참변"
- `토크쇼 여왕` 윈프리 `깜짝 등장`…"진실을 자유를 선택하자, 해리스가 답"
- "한밤 중 경찰 3명 찾아와, 아내와 딸 충격"…살해 협박 받은 서경덕 교수
- 韓 "여야의정 제안 뒤집고 가상자산 뜬금 과세… 민주당 관성적 반대냐"
- [트럼프 2기 시동] 트럼프, 김정은과 협상할까… "트럼프 일방적 양보 안 할 것"
- 내년 세계성장률 3.2→3.0%… `트럼피즘` 美 0.4%p 상승
- `범현대 3세` 정기선 수석부회장, HD현대 방향성 주도한다
- "AI전환과 글로벌경쟁 가속… 힘 합쳐 도약 이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