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파친코2' 이민호 "이정재 선배, '작품 쉬지 말라'고..내 40대 찬란할 것"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이민호(37)가 '파친코'를 통해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민호와 김민하는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 Pachinko 시즌 2'(수 휴 극본, 리안 웰햄, 진준림, 이상일 연출)의 인터뷰에 임했다.
이민호에게 '파친코'는 새로운 장을 연 느낌의 작품이다. 그동안 '로코킹'으로 오랜 시간 군림했던 그가 다소 폭력적인 남성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은 쉬운 선택이 아니었을 터. 게다가 해외 작품에 오디션까지 보고 합류한 작품인 덕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민호는 "저에게는 어떤 배우로서의 커리어 이전에 서른 셋, 서른 넷이 돼서 데뷔 13년차가 됐을 때였던 것 같다. 나에게 스스로에게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하고, 갇히기 싫고 자유롭고 싶다는 욕망이 커져있을 때 '파친코' 대본을 만나게 됐고, 다행히도 '파친코' 촬영을 하면서 너무 좋은 분들과 자유에 대한 경험, 제가 갇혀있지 않고 스스로를 편안한 상태에서 하고 싶은 데까지 해보는 것을 하다 보니 배우로서가 아니라 인간 이민호로서도 이 작품을 통해 성장을 하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좋은 것 같다. 개인적 삶의 밸런스나 일의 밸런스가 만족도가 높은 상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신인 배우로서 '파친코'를 통해 자신의 얼굴을 전세계에 알린 김민하도 같은 마음. 그는 "사실 커리어로서 배우로서는 파친코는 큰 기점이었다. '파친코'가 나오고 나서 안 해본 것들도 경험하게 되고, 처음으로 많은 분들이 저를 알아봐주시고 그런 경험을 했지만 저에게 파친코가 중요한 이유는 저는 파친코를 만나고 나서 저에 대해 많이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선자라는 인물 앞에서 많이 배웠고, 특히 시즌2에서는 나도 어른이 되고 크면 저런 생각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저와 대화도 많이 나눴고, 각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어떻게 듣는지를 배운 것 같다. 저에게 많은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인간 민하에게도 가치가 있는 작품이었기에 아직도 소중하고 큰 복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민호는 특히 주변의 반응을 떠올리면서 "끝나고 리뷰를 찾아보지는 않아서 뭐가 딱 기억에 남는 것은 없는데, 한국에서 관계자 분들에게는 그런 말을 많이 들은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서 다른 느낌을 받았다. 다르다. 너무 잘 선택한 것 같다는 것이 사실은 가장 희열이 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듣고 나서 생각을 해보니 이게 만약 한국에서 제작된 작품이었다면 한수 역할에 이민호를 매칭하기 쉬웠을까 싶은 생각도 들더라. 그런 면에서 제 안에 있는 또다른 무언가를 꺼내놓고, 그런 것들이 좋은 평가를 들을 때 의미 있는 작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코킹'을 의도하지 않았지만, 20대에 그런 면이 부각되는 배우였다면 저는 앞으로 꺼내놓을 게 많은 배우로서 하나씩 꺼내놓을 때 저의 40대 배우 인생이 찬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민호는 또 "오디션을 보는 과정도 개인적이 만족도가 높았다. 선택을 받기 위해서 내가 준비하고 시간을 쏟고 열정을 태우는 시간 자체가 오랜만에 너무 귀중한 경험이었어서. 과정도 좋았다. '파친코'를 통해 느낀 것은 정말 연기를 하려는 게 아니라, 그 사람들이 왔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 그만큼 오디션 과정이 디테일하고 시간이 많이 들었지만, 오디션이라는 것은 한국에서는 어느 정도 지나면 '내가 오디션을 봐야 해?'하는 게 있는 문화 같은데 완벽한 캐스팅을 위해서는 오디션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디션에 대한 만족도는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민호는 할리우드 활동을 하며 최근 이정재와 소통 중이라며 "배우로서 가장 많이 소통하는 분은 이정재 선배님이다. 작품 계속 해라. 네 재능이다.라고 하신다. 술 마실 때마다 혼난다. 저에게 스스로 동기부여가 많이 되는 것 같다. 제가 존경할 만한 선배님이 '너 배우로서 좋아'라고 해주시고 '그렇기에 쉬면 안돼'라고 해주시는 것도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거창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 같다. 할리우드 작품이나 더 큰 시장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시장성에 관한 이야기나 그런 것들은 거의 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파친코2'는 동명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도서를 원작으로 한 시리즈로 지난 2022년 공개됐다. '파친코'는 스스로에게 떳떳하게 살기 위해 낯선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강인한 어머니 선자(윤여정, 김민하)의 시선을 통해 사랑과 생존에 대한 광범위한 이야기를 4대에 걸친 연대기로 풀어낸 작품이다.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펼쳐지는 대서사시를 따뜻하게 담아낸 '파친코' 시즌 1은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고담 어워즈를 비롯한 세계 유수 시상식을 석권하며 작품성을 입증했다.
'파친코'의 시즌 2는 총 8편의 에피소드로, 23일을 시작으로 매주 금요일 한 편의 에피소드를 애플TV+를 통해 공개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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