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대통령기념관 건립 아직 200억 태부족…與 나경원 `모금 지원` 앞장
與 지도부·의원 30여명 참석…"文정부 臨政 초대대통령 이승만 배제 등 선택적 기억 안돼"
건립 모금 목표액 320억 중 130억원 채워…與 독려키로
국민의힘 의원 30여명이 23일 국회에서 독립운동가이자 초대 정부를 이끌었던 이승만 초대~3대 대통령을 '건국 대통령'으로 평가하고, 현재 추진 중인 이승만대통령기념관 건립 지원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사단법인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부회장을 맡아온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조기건립을 위한 국민관심 제고·국회지원방안 간담회'를 열었다. 여당 의원 30여명이 참석했고 이들 중 인요한·김민전 최고위원과 김상훈 정책위의장,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석하는 등 지도부 차원의 관심도 이어졌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자리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진으로 불가피하게 불참했다.
주최자인 5선 나경원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대한민국 역사는 그동안 이념에 의해 재단됐고, 기억은 선택적이었다. 2019년 문재인 정부 때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시 '임시정부 초대 대통령 이승만'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승만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헌법에 채택했고,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로 주한미군을 주둔하게 해 대한민국 기적의 역사를 시작한 건국대통령"이라며 기념사업 당위성을 주장했다.
나 의원은 "하루빨리 기념관이 건립돼 역사가 선택적이거나 권력자에 좌우되지 않고 업적이 제대로 평가받게 하는 것이 저희의 책무"라고 덧붙였다. 간담회 주최측이자, 이승만기념관 건립 모금 중인 재단법인 이승만대통령기념재단 김황식 이사장(전 국무총리)도 참석해 "공과 과를 정확히 가리더라도 이승만 대통령의 공을 잊어선 안 된다"며 "많은 의원들을 만나 협조 요청을 드렸지만 이렇게 '먼저 돕겠다' 나선 분은 거의 없었다"고 반겼다.
김황식 이사장은 "이승만 기념관이 보수의 진지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모든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그런 화해와 통합의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6월말 기념재단이 출범할 때 발족시킨 이승만대통령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도 이끌어왔다. 재단은 지난해 9월부터 이승만기념관 건립 모금 국민운동을 시작해 현재까지 약 8만명 동참했으며 130억여원을 모금했으나, 목표 금액인 320억원의 절반에 못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신동욱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한달 연금 437만원을 이승만기념관 건립 성금으로 기부한 공직자 출신 한 시민의 글을 소개한 뒤 이 성금을 김 이사장에게 전달했다. 비공개 간담회에서 김 이사장은 200억원에 가까운 이승만기념관 건립 성금 부족 상황을 공유했다. 참석 의원들은 기념관 건립을 위한 모금 활동에 동참하고, 당 차원에서도 기부를 독려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당 중진의원들의 이승만 건국대통령 평가 발언도 이어졌다.
5선 권성동 의원은 인사말에서 "이승만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로 대변되는 대한민국 헌법체제를 만들었다"며 "대한민국과 보수정당의 정체성 그 자체"라고 평가했다. 권성동 의원은 "이런 건국대통령을 건국대통령이라 부르지 못하는 현실이 답답하고 비참하다"며, 한동훈 대표를 향한 듯 "광복절 전후로 대한민국 정체성 논쟁이 불거졌을 때 민주당이 거세게 공격했지만, 우리 당 지도부는 대변인 성명 외 반응을 하지 않아서 정말 실망했다"고도 했다.
5선 윤상현 의원은 "미국 역사를 보면 건국의 아버지들(Founding Fathers)이라고 쓴다"며 "우리는 이승만 대통령을 '국부'라고 하면 거센 반발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서독에 아데나워 총리가 있었던 것처럼 대한민국에는 이승만대통령께서 계셨기에 대한민국의 국운이 있는 것'이란 김 이사장님 말씀에 적극 공감한다"며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국민관심 제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나 의원은 '향후 '이승만대통령 바로알기' 강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한편 한동훈 대표 최측근이자 수석최고위원인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나 의원이 당 소속 의원 전원에게 보낸 이승만기념관 건립 지원 국회의원 모임 동참 친전을 받았는지' 질문에 "그렇다"며 "의원 모임을 꾸리거나 여당 의원들이 적극 동참하잔 취지로 안다. 저는 개인적으로 호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의원 개인 차원의 협조 요청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건국(일) 논란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진행자의 주장엔 "헌법에 나온 여러 내용을 역사적으로 어떻게 해석할지는 사람마다 다 똑같을 수 없겠지만 지금 이 시점 그런 논란이 계속되거나 시작되는 건 개인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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