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대통령실, 무슨 근거로 ‘후쿠시마 괴담’ 매도하나” “일본 정부가 써줬나”

이유진 기자 2024. 8. 2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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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본이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지난해 8월24일에서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1년을 하루 앞둔 23일 대통령실이 야당의 ‘후쿠시마 괴담’이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말하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대체 무슨 근거로 국민과 야당의 우려를 괴담이고 거짓 선동이라고 매도하느냐”고 비판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에 대한 대통령실의 참담하기 짝이 없는 인식을 규탄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아무런 과학적 근거 없는 황당한 괴담이 거짓 선동으로 밝혀졌음에도 괴담의 근원지인 야당은 대국민 사과조차 없이 무책임한 행태를 보인다”며 야당의 사과를 촉구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실이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 1년을 맞아 낸 입장은 ‘괴담’, ‘거짓 선동’ 등 야당에 대한 비난과 공격으로 가득하다”라며 “방류된 오염수가 우리 바다에 도착하는 것은 빨라도 4~5년에서 10년 후의 일이다. 윤석열 정부는 그사이 5년 후, 10년 후로 시간여행이라도 다녀왔냐”라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이어 “일본 정부가 건네준 홍보성 자료 말고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가 있냐”며 “일본 정부는 올해 2월 이후 방사능 자료도 제공하지 않았고, 오히려 일본 환경부 자료에서 방류 지점의 삼중수소 농도가 10배로 뛰었다는 사실만 드러났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또 “피해 예상 국가로 방류 상황을 강도 높게 감시했어야 할 한국 정부는 아예 손을 놓고 있었다”며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담보할 조치는 어느 것도 하지 않은 채 안전하다는 홍보에만 열을 올린 정부가 홍보비 1조6000억을 야당에 전가하겠다니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한 대표는 전날 “(후쿠시마) 괴담 때문에 우리 수산업 어민들이 피해를 받고 우리의 큰 재정이 투입됐다. 그 괴담에 대해 이제 민주당이 어떤 입장을 가졌는지 묻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작년 10월 이후 방사능 자료를 제공하지 않는 일본 정부를 추궁하기는커녕 아예 일본 정부의 대변인으로 나서다니 명색이 한국 여당 대표로서 창피하지도 않으냐”며 “후쿠시마 오염수가 우리 해역에 유입되는 데에는 4~5년에서 10년이 걸린다고 한다. ‘1년이 지났는데 아무 일 없지 않냐’고 들이대는 것은 무지와 경망의 비논리”라고 말했다.

홍성규 진보당 수석대변인도 대통령실의 야당 비판을 두고 “이 브리핑, 일본 정부에서 써 준 것이냐”면서 “일본 내에서도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큰데, 어떻게 우리나라 정부에서 거꾸로 핵 오염수 해양투기를 두둔하며 사과하라고 하느냐”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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