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정부가 남수단 학교 개보수에 나서자…주민들도 십시일반 모금 ‘감동’

2024. 8. 2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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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아프리카 최빈국 남수단에 4개 학교의 개보수를 완료했다.

홍수피해로 학교가 폐쇄되면 학업을 포기하거나 조혼에 노출됐던 학생 7470명이 학업을 계속 이어가 꿈을 키울 수 있게 됐다.

특히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모금운동을 통해 학교 개보수에 적극 지원하면서 지역사회 내의 성원이 뒷받침됐다.

코이카는 4개의 학교 16개 교실에 대해 교실 개보수와 증축 공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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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강 범람으로 수개월간 학교 폐쇄
아이들은 학업 포기하거나 조혼에 내몰려
코이카-유니세프,홍수에도 튼튼한 학교로
한 가정당 10달러씩 모금…“지역사회 변화”
코이카-한빛부대 연계…개발·치안유지 함께
23일 남수단 보르 지역에 코이카 사업으로 건립된 루알디트 초등학교 건물 모습. 건물 기초의 높이를 높여 홍수피해를 예방토록 했고 건축 자재로 내구성이 높은 종류로 채택돼 강도를 보강했다. [유니세프 제공]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정부가 아프리카 최빈국 남수단에 4개 학교의 개보수를 완료했다. 홍수피해로 학교가 폐쇄되면 학업을 포기하거나 조혼에 노출됐던 학생 7470명이 학업을 계속 이어가 꿈을 키울 수 있게 됐다. 특히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모금운동을 통해 학교 개보수에 적극 지원하면서 지역사회 내의 성원이 뒷받침됐다.

코이카는 23일 남수단 중부도시 보르에서 ‘홍수 범람에도 튼튼한 교실건립과 개보수’ 공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코이카아 유니세프와 공동으로 진행 중인 ‘남수단 긴급상황에서 회복력으로의 연계사업’의 일환이다.

2011년 7월 수단에서 독립해 193번째 유엔 회원국이 된 남수단은 나일강 유역에 위치해 최근 대규모 폭우 등으로 빅토리아 호수 수위가 100년 중 최고치인 13.6m로 치솟아 반복되는 홍수로 큰 피해를 입었다.

홍수가 나면 지역 학교들은 수개월간 폐쇄하고 수위가 내려가거나 책걸상이 마르도록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학교가 폐쇄되면 아이들은 농사일에 동원돼 학업을 포기하거나 여학생들은 청소년 임신과 조혼에 노출됐다. 교사와 주민들은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지난 3년간 홍수 때마다 같은 상황을 지켜봐야만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코이카가 나섰다. 코이카는 4개의 학교 16개 교실에 대해 교실 개보수와 증축 공사를 진행했다. 개보수된 학교들은 건물 기초를 높여 홍수에도 교실이 침수되지 않도록 했고, 건축자재도 내구성이 높은 종류로 교체했다. 최악의 재난 상황에서 집이 아닌 학교에 머무는 것이 안전해졌다.

유니세프는 이번 공사로 4개 학교 학생 7470명이 혜택을 보게 됐고, 추가 등록 등을 통해 내년까지 수혜자수가 1만명을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루알디트 초등학교 학부모인 데이비드 아케치씨는 “이번 공사는 단순히 학교 건물 개보수가 아니라 지역사회의 변화를 불러왔다”며 “코이카와 유니세프의 도움을 계기로 우리도 더욱 단단해졌다”고 밝혔다.

루알디트 초등학교 학부모이자 학부모-교사협회(PTA) 회원이기도 한 데이비드 아케치(왼쪽) 씨는 “코이카 사업 은 단순히 학교 건물 개보수가 아니라 지역사회의 변화를 불러왔다”며 “코이카 도움을 계기로 우리도 더욱 단단해졌다”고 말했다. [유니세프 제공]

특히 의미있는 것은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인 모금으로 공사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모든 학부모당 5만SSP(남수단 파운드)씩을 갹출해 한 가정당 10달러씩 모았다. 이는 작은 돈이지만, 남수단에서는 한 달 소득의 10%가 넘는 큰돈이다. 이렇게 모금한 돈은 트럭을 임차해 흙을 실어나르는 등 학교의 뼈대를 다지는 데 사용됐다.

코이카는 “최빈국에서 개발협력사업을 진행할 때는 주인의식이 매우 중요하다”며 “코이카 등 외국 공여기관을 통해 제공된 시설에 대해 애착을 형성하고, 사업이 끝난 이후에도 계속 발전해 나가는 지속가능성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으로 학교 건물이 풍수해 예방교육 등 주민참여와 인식확산 시설로도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됐다. 유니세프는 “코이카의 도움으로 더 이상 홍수가 학업중단과 지역사회 혼란을 의미하지 않게 됐다”며 감사를 표했다.

안지희 코이카 우간다사무소장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젊은, 그래서 불안정한 국가 중 하나인 남수단이 한국 정부의 개발협력사업과 HDP Nexus(인도적 지원-개발-평화 간 연계)로 발전과 안정을 향해 나아갈 것을 기대한다”며 “여건이 열악한 만큼 좋은 성과를 내도록 유엔기구들과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인도적 지원(Humanitarian), 개발(Development), 평화(Peace)를 연계하는 ‘HDP 연계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남수단은 대표적인 HDP 연계사업 국가로, 코이카는 인도적 지원과 개발업무를 담당하고 한빛부대가 ‘유엔남수단임무단’(UNIMISS) 일환으로 치안유지와 공병·의료지원을 담당한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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