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무소식은 희소식일까? 베일에 싸인 '할리스 IPO'

김하나 기자 2024. 8. 2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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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컴퍼니 인사이트
할리스 기업공개 절차 난항
2023년 9월 IPO 플랜 밝혔지만
1년여 주관사 선정 소식 없어
브랜드 가치 올리기 급선무
대한항공 원두 공급 계약 체결
일본 오사카에 첫 직영점 내기도
KG프레시와 합병도 확정돼 있어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 '할리스(KG할리스F&B)'가 기업공개(IPO) 플랜을 밝힌 건 지난해 9월. 하지만 1년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 별다른 소식이 없다. IPO의 사실상 첫 단계인 주관사를 선정하는 데도 난항을 겪고 있다. 할리스는 과연 IPO에 성공할 수 있을까.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 '할리스'의 IPO 작업이 난항인 가운데, 할리스는 자회사 KG프레시와 합병을 앞두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년 가까이 소식이 없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지만 기업공개(IPO) 시장에선 그렇지 않다. 시장 안팎에선 '이러다 IPO를 접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돈다. 올해 중 상장을 목표로 지난해 9월 IPO 주관사 선정에 나섰던 커피전문점 할리스(운영사 KG할리스F&B) 이야기다.

할리스의 IPO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덴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금까지 프랜차이즈 업체 중에서 IPO에 성공한 곳은 대산F&B(미스터피자ㆍ2008년 상장), 맘스터치앤컴퍼니(맘스터치ㆍ2016년 상장), 디딤E&F(연안식당ㆍ2017년 상장), 교촌에프앤비(교촌치킨ㆍ2020년 상장) 4곳뿐이다.

프랜차이즈 산업이 내수 중심이어서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강해서다. 프랜차이즈 중 '장수 브랜드'가 적다는 점도 커다란 걸림돌이다. 특히 할리스와 같은 식음료 프랜차이즈 업종은 국내 증시가 외면하는 대표 업종 중 하나다.

실제로 '이디야' '투썸플레이스' 등의 IPO 도전기는 실패로 막을 내렸다. 할리스가 IPO에 성공하면 국내 커피 업계 1호 상장인 셈인데, 그리 여의치 않다.

가장 큰 이유는 '몸값'에 있다. 할리스는 40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원하지만, 증권업계가 추정하는 몸값은 2000억원대에 머물러 있다. 할리스가 원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선 브랜드 가치를 입증하고 성장성을 제고해야 한다.

하지만 이 또한 난제다.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할리스의 입지가 탄탄하지 않아서다. '고가커피'를 지향하는 할리스는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와 힘겨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530여개(올 8월 기준)인 점포 수는 스벅(1937개)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투썸플레이스(1640개ㆍ2023년 말)와 비교해도 한참 뒤처지는 수준이다.

실적도 정체돼 있다. 팬데믹 이후 쪼그라든 실적은 2022년부터 회복 기미를 보이곤 있지만, 여전히 2019년(매출액1649억원ㆍ영업이익155억원)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할리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437억원, 90억원이었다.

그렇다고 할리스 앞에 '호재'가 없는 건 아니다. 할리스는 지난 7월 대한항공과 원두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대한항공 중장거리 국제선 이코노미 좌석에 할리스 원두로 내린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 이보다 앞선 5월엔 일본 오사카에 해외 첫 직영점을 오픈했다. 할리스 관계자는 "K-커피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은 뒤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30일 할리스의 100% 자회사 KG프레시(육가공 전문기업)와 합병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변수다. 할리스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던 성장성 제고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어서다. 지난해 KG프레시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70억원, 40억원이었다.

할리스 측은 "지난 7월 10일 KG프레시와 합병 계약서를 체결하고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30일 합병 절차를 마무리하는 대로 KG할리스에프앤비를 종합 식품 외식 기업으로 도약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과연 할리스는 합병을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

김하나 더스쿠프 기자
nayaa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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