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수락한 해리스 "모든 미국인 위한 대통령 되겠다"
“모든 미국인들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지명을 수락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로 대선을 약 3개월 반 남기고 대선 후보가 된 해리스 부통령은 당선되면 미국에서 최초의 흑인 여성 대통령, 최초의 아시아계 대통령이라는 새 역사를 쓰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권력을 갖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조목조목 따지는 해리스 부통령의 모습은 마치 검사의 마무리 변론을 연상케 했다. “우리가 트럼프에게 다시 권력을 준다면 그가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해 보라”, “폭력적인 극단주의자들을 석방하려는 그의 명백한 의도를 생각해보라”, “언론인∙정적, 또 그가 적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을 감옥으로 보내려는 그의 명백한 의도를 생각해 보라”, “가드레일이 없는 트럼프를 생각해보라”, 그가 말할 때마다 전당대회장에 모인 민주당 대의원들과 관계자들은 함께 탄식하고 야유를 보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유층을 지지하고, 초당적 국경 법안을 저지하며, 전국적으로 낙태를 금지하고, 각 주에 여성들의 낙태에 대한 보고를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간단히 말해, 그들은(트럼프 전 대통령과 측근들)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자신의 성장 배경을 설명한 그는 중산층 강화가 자신의 대통령직을 정의하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성공에 있어 강력한 중산층은 언제나 매우 중요했다“며 “트럼프는 중산층을 위해 싸우지 않는다. 대신 그는 자기 자신과 그의 억만장자 친구들을 위해 싸운다”고 꼬집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자신의 외교정책 기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의 안보와 가치를 해외로 확산하는데 확고해야 한다”며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 21세기 경쟁에서 이기고, 우리가 글로벌 리더십을 포기하지 않고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나는 트럼프를 응원하는 김정은과 같은 독재자에 비위 맞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나는 미국을 온 마음을 바쳐 사랑한다”며 “미국, 우리가 누구이고 무엇을 지지하는지, 자유, 기회, 연민, 존엄성, 공정성 그리고 무한한 가능성을 서로에게, 세계에 보여주자“는 말로 연설을 맺었다.
전날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더그 엠호프 변호사가 이날 참석해 해리스 부통령의 말 한마디 한마디마다 박수를 치며 지지를 보냈다. 지난 20일 연설에서 엠호프 변호사는 전당대회 마지막날이 부부의 10주년 결혼기념일임을 밝혔는데, 이날 해리스 부통령이 연설을 시작하기 전 “해피 결혼기념일“이라고 인사하자 엠호프 변호사는 손키스로 화답했다.
이로서 민주당은 나흘간의 전당대회 일정을 마무리했다. 대선 후보직을 수락한 해리스 부통령은 월즈 주지사와 함께 이날부터 11월 대선까지 70여일간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본격적인 레이스에 접어든다. 다음달 10일 ABC 방송 주관으로 치러지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토론이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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