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친명 일색 민주 지도부…이를 '당원 집단지성'이라고 칭송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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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의 압승으로 끝난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는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이 대표 열혈 지지층의 응집력과 조직력을 실감한 무대였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을 넘어 구대명(90%대 득표율로 대표 이재명)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로 당대표 선거는 아무런 이변 없이 결승점에 도착했다.
이재명 대표와 친명 강성 당원의 '위력'을 재삼 확인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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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강성 팬덤만으로는 집권 어려워
"대선 승리 위해 개딸과 결별하라"는
김두관 전 의원 말 곱씹어보길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이재명 대표의 압승으로 끝난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는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이 대표 열혈 지지층의 응집력과 조직력을 실감한 무대였다. 기자가 만난 한 중진 의원은 "이재명 또는 개딸에 도전하면 어떤 결과를 맞게 되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을 넘어 구대명(90%대 득표율로 대표 이재명)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로 당대표 선거는 아무런 이변 없이 결승점에 도착했다. 이 대표의 최종 득표율은 85%로 독주 체제를 완성했다.
그나마 최고위원 경선은 막판까지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는데 여기서도 변수는 '명심'이었다. '이재명 팔이 척결'을 내세우며 친명계에 각을 세운 정봉주 전 의원은 결국 낙선했고, 이 대표의 직간접적인 지원 속에 사실상 러닝메이트로 평가받은 김민석 의원이 1위에 올라 수석 최고위원이 됐다. 이재명 대표와 친명 강성 당원의 '위력'을 재삼 확인해줬다.
유일한 원외 인사지만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정 전 의원은 5명을 뽑는 최고위원 선거에서 최종 득표율 6위를 기록해 떨어졌다. 그는 경선 초반 1위를 달리다가 사석에서 이 대표의 최고위원 선거 개입에 대해 불만을 표하고, '이대로 가면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기 어렵다'는 취지로 한 발언이 전해지면서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당했다. 여기에 이 대표 뒷담화에 대한 유감 표명 없이 "'명팔이(이재명 팔이)' 무리가 이 대표를 망치고 있다"고 발언하는 괘씸죄가 더해지며 개딸들 사이에서 대대적인 낙선 운동이 벌어졌다.
반면 탈락 위기에 몰렸던 전현희 의원은 "김건희 살인자" 발언 후 최종 2위로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이 역시 강성 당원의 지지 덕분으로 봐야 한다. '이재명 호위 무사'를 자처한 한준호 의원이 3위를 하는 등 '찐명' 감별 선거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최고위원 후보들은 예외 없이 '이재명 대통령 시대'를 어필하고, '이재명 지키기'를 강조하며 충성 경쟁 양상을 보였다. 친명계 일각에서도 "남사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 대표 지지율이 높은 것을 문제 삼을 수는 없다. 문제는 강성 친명 당원의 배타적 행태를 대하는 태도다. 개딸들에게 당내 이견은 곧 내부 총질이고 반대 세력은 척결해야 하는 적이다. 그래서 비명계를 '수박'이라고 멸칭하며 집단 린치를 가한다. 그런데도 민주당 다수는 침묵한다
'당원은 무조건 옳다'가 절대 가치가 된 느낌마저 든다. 당장 이번 전당대회 결과를 두고 지도부는 당원의 '집단지성'이라고 칭송하기 바쁘다.
강력한 팬덤은 이 대표에게 큰 정치적 자산이다. 이 대표는 '당원 주권'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정신이라며 '당원 권한 강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하지만 이견을 허용하지 않는 습성상 역기능도 분명 존재한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커질 수 있다.
당원들의 축제였던 전당대회는 막을 내렸다. 이제 이재명호는 민심을 헤아려 재집권을 위한 토대를 다져야 한다. 그러려면 강성 팬덤 만으로는 부족하다. 더 넓은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이 필수다. 이 대표와 당권을 놓고 맞붙은 김두관 전 의원은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개딸과 결별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가 이 말을 곱씹어보길 기대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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