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장, 호주서 호위함 사업 등 방산협력 확대 논의…한화 호주공장 준공식 참석
K방산 첫 해외 생산기지…하반기부터 AS9 자주포·AS10 탄약운반차 양산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이 이달 21~23일 호주에서 고위급 정부인사들을 만나 호주 호위함 사업 등 양국의 방산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23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21일 호주 캔버라에서 짐 맥도웰 함정획득관리청장을 면담했다. 함정획득관리청은 함정 획득 및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호주 국방부 산하 정부기관이다.
두 사람은 함정사업의 전략적 협력 구축방안 등을 논의하고, 양국 획득기관 간 협력 고도화에 합의하는 등 한국 호위함의 호주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고 방사청은 전했다.
22일엔 저스틴 바씨 호주 전략정책연구소(ASPI) 소장을 면담하고 국방 첨단기술, 함정, 우주 등 협력 다양화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방사청은 설명했다.
방사청은 "두 기관은 최근 인태지역 불안정성에 대응해 양국 간 전략적 방산협력과 역내 유사 입장국 간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지역 안보에 기여할 수 있다는데 인식을 함께 했다"라고 밝혔다.
석 청장은 또 23일 호주 질롱시에 있는 한화 호주공장 준공식에 한국정부 대표로 참석했다. 이는 한국 방산기업이 해외에 직접 세운 최초의 생산시설이다.
한화 호주공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각각 2021년과 2023년에 호주와 계약한 K9자주포 및 K10탄약운반차, 레드백장갑차를 생산하게 된다.
석 청장은 준공식에 호주정부 대표로 참석한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장관, 사이먼 스튜어트 호주 육군총장 등과 만나 호주 호위함 사업 참여 등 양국 방산협력의 장기적 발전방향을 협의했다고 방사청은 강조했다.
석 청장은 "한화 호주공장은 양국 간 방위산업의 동반 성장을 견인할 호혜적 방산협력의 상징"이라며 "한화 호주공장 준공을 계기로 양국이 지상무기체계뿐만 아니라 함정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포괄적인 협력과 양국 방위산업 발전을 이뤄내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호주 질롱시에 자주포와 장갑차를 생산하기 위해 세운 공장인 H-ACE는 한국 방산업체의 첫 해외 생산기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호주 공장을 완공해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동맹) 및 파이브 아이즈(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정보동맹)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정학적 위기로 인도·태평양 지역의 방산 제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향후 호주뿐 아니라 주요 동맹국의 생산 기지로 H-ACE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하반기부터 H-ACE에서 AS9 자주포와 AS10 탄약운반차 양산을 시작한다. AS9과 AS10은 각각 K9, K10의 호주 개조 모델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7년까지 AS9 30문과 AS10 15대를 호주 육군에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해 129대의 공급 계약을 체결한 레드백 궤도형 장갑차의 경우 2026년 상반기 시제품 납품 후 양산에 돌입하는 것이 목표다.
H-ACE는 약 15만㎡ 규모 부지에 세워졌으며 본관, 생산동, 조립장, 주행시험장, 사격장 등 11개 시설을 갖추고 있다.
H-ACE가 위치한 질롱시는 호주 빅토리아주 주도인 멜버른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이며 아발론 공항에서 10분 거리에 자리한다. 접근성이 좋아 물류 운영 및 인력 채용이 비교적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했다.
또 질롱시는 과거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대형 자동차 공장이 밀집해 있던 지역이다.
호주 정부는 H-ACE 설립으로 현지에 수백개의 제조업 일자리가 재창출되는 등 중장기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와 레드백 수주를 계기로 설립된 H-ACE가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면 경남 창원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남 지역 협력업체들은 엔진, 변속기, 구동장치 등 주요 부품을 H-ACE에 납품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호주 생산기지의 본격적인 가동으로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수요에 차질 없이 대응하고, 한국 및 호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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