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한 달, 기지개 켜는 나경원···‘이승만 기념관’ 등 보수 의제로 비한동훈계 결집
지난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고배를 마신 나경원 의원이 한 달 만에 본격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나 의원은 이틀 연속 국회에서 외국인 최저임금 차등 적용과 이승만 기념관 건립 등을 주제로 행사를 열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한 대표 체제를 관망하던 비한동훈계가 보수 의제로 결집하는 장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대표는 두 행사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나 의원은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조기 건립을 위한 국민관심제고·국회지원 방안 간담회’를 열고 “최근에 광복회장 발언으로 여러 논란이 생기면서 야당이 이를 기회로 이승만 전 대통령 관련해 비판 공격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이대로 있어선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런 과정을 보며 참담한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2019년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식 때 임시정부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며 “안타깝다는 걸 넘어 우리가 게으르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대한민국엔 이 전 대통령 기념관이 없는데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간담회를 앞두고 국민의힘 의원 전원에게 친전을 보내 기념관 완공에 힘을 보태달라고 독려하고, 향후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지원 국회의원 모임’(가칭) 출범도 추진할 예정이다.
나 의원이 연 이틀 행사를 연 것은 전당대회 패배 후 한 달반에 보수 의제를 고리로 존재감을 부각하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전날에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외국인 근로자 최저임금 구분적용 세미나’를 열어 외국인 근로자의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주장했다.
친윤석열(친윤)계 의원들은 곧바로 화답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권성동·인요한·김민전·강명구·박수영·박성훈·구자근 의원 등 대통령실 출신이거나 친윤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원조 ‘윤핵관’인 권성동 의원은 “지난 광복절 전후로 대한민국 정체성 논쟁이 불거졌을 때 더불어민주당이 거세게 공격함에도 우리 당 지도부는 대변인 성명 외에는 아무도 반응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실망했다”고 말했다. 친윤계 지도부 인사인 인요한·김민전 최고위원도 각각 “나 의원이 하는 일이 너무 소중하고 중요한 일”, “이승만 기념관 설립 통해 우리가 언제 나라를 세웠느냐는 사춘기적 논쟁은 더 이상 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한 대표는 나 의원이 주관한 행사에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외국인 최저임금 차등 적용과 이승만 기념관 등은 국민적 논란이 있을 사안으로 ‘합리적인 보수’를 표방하는 한 대표가 거리를 두려는 의제들로 전해진다. 한 대표의 측근인 장동혁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나 의원의 친전에) 개인적으로는 호응하겠지만 당 전체 차원에서 ‘우리가 당에서 다 같이 하자’까지는 아닌 것으로 안다”며 “지금 이 시점에 그런 논란(건국 논란)들이 계속되는 건 개인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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