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던 재일교포 삶”…깊이감 더해 돌아온 ‘파친코2’ [종합]
2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는 애플 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2’의 프레스 컨퍼런스가 열렸다. 현장에는 윤여정, 이민호, 김민하, 정은채, 김성규가 참석했다.
‘파친코’는 고국을 떠나 억척스럽게 생존과 번영을 추구하는 한인 이민 가족 4대의 삶과 꿈을 그려낸 작품이다.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로 선정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2022년 공개된 시즌1은 큰 사랑을 받으며 제28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최우수 외국어 시리즈상, 2022년 골드 더비 어워즈 최우수 드라마상, 드라마 남우주연상(이민호), 올해의 배우상(이민호), 드라마 여우조연상(윤여정) 등을 수상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시즌2에서는 시즌1으로부터 7년이 지난 1945년 오사카를 시작으로, 2차 세계 대전의 위협이 목전에 다가온 상황에서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선자(김민하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또 1989년 도쿄를 배경으로 벼랑 끝에 몰린 솔로몬(진하 분)의 이야기도 담을 예정이다.
윤여정은 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도 나이 든 선자 역을 연기한다. 윤여정은 “‘74세 올드 선자’라는 배역으로 출연 제안이 왔었다. 그때 내가 74세였다. 할만하겠다 해서 출연을 결정했었다”면서 “소설도 읽어봤었고. 저는 실용적인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우는 상상력을 연기로 표현하는 직업이다. 상상력으로 연기한다”면서 “역할이 작을수록 좋다. 저는 (나이가 들어) 일할 힘이 없다. 젊은 사람들이 일해야지”라며 적은 분량에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선자 캐릭터에 대해서는 “못배우고 가난했는데도 천박하지 않게 사는 것, 정신이 우선이었던 여성을 표현해서 좋았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또 함께 연기했던 재일교포 배우들에게 재일교포(자이니치)의 삶에 대해 물었다면서 “제가 모르던게 많더라. 이야기를 듣다가 어느 순간 울었던 것 같다. 역사 시간에 배웠던 것 이외의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웠다”고 작품을 통해 많은 것을 알게됐다고 이야기했다.
또 손자 솔로몬 역을 맡은 진하에 대해 “일어를 모르는데도 일어 대사가 많은걸 다 해내더라”라며 칭찬했다. 이어 “시즌2에서 내게도 그런 일본어 대사들을 많이 주더라. 나는 늙은 사람이다. 여러분은 안늙어봐서 모른다. 기억력도 다르다. 맨날 집에서 누워있다. 걸어다니는게 용한거다. 너무 힘들다. 날 긍휼히 여겨달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번엔 일본 배우 쿠니무라 준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윤여정은 “그분도 경험이 많은 노련한 배우이지 않나. 느낌이 잘 통했다”면서도 “쿠니무라 준과 일어로 연기를 해야해서 죽을 노릇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3는 안한다. 또 일어 대사를 하라고 하면 나는”이라며 “일어 대사를 외우느라 힘들었다. 시즌3를 할거면 나 없이 하라”고 배우들을 돌아보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간 주연으로 극을 이끄는 입장이었던 이민호가 선택하기엔 ‘파친코’의 한수는 분량이 작아보인다. 이에 출연 이유를 묻자 이민호는 “한번도 분량이 작품 선택의 기준이었던 적이 없다”면서 “한국 작품서는 보여드릴 기회가 없던 것 같지만 메시지에 공감되고 표현하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 작품이 그리고자하는 방향이 맞다면 하게 될 것 같다”고 앞으로도 분량보단 캐릭터에 집중해서 작품을 선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자신의 캐릭터 정한수에 대해서는 “(한수는) 로맨티스트다”라면서 “팬들도 해바레기(해바라기+쓰레기)라고 부르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시즌1에 선자를 처음 볼 때부터 단순히 사랑 이상 감정으로 다가가면 좋겠다 했다. 자신과 같은 결의 인간. 강인함을 보고 첫눈에 반한거라 해석했다. 사랑 아니고 ‘가지고 싶다. 소유하고 싶다’로 시작해서 그 감정을 이어왔다”면서 “그 시대에 남녀가 서로 이해하기 힘들고 그럴 필요성 없고 감정 토막난 세대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자를 이해하기 보다 내 감정 우선이고 ‘내가 그렇게 하고싶으면 하는 것’이다. 더 많은 걸 가질수록 나의 존재가 희미해지면서 선자에 집착했다”면서 “지금 시대에 한수가 있다면 좋은 평가를 들을 순 없다. 그거는. 가정을 (저버린 것이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이민호는 또 “(한수를 연기하면서) 욕망이 순수해지고 솔직해지려고 했다. 매신 (한수가) 뭘 원하는걸까에 집중했다. 지금 시대적 관점에서 보면 한수가 이해하기 힘들고 비도덕적일 수 있지만 불필요한 에너지 쓰기보단 합리적으로 행동하려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섬세한 부성애 보단 원초적인 혈육이라는 의미로 접근했다. 노아는 내 유일한 핏줄이고 한수가 현재 시간을 살아갔음을 증명하는건 노아밖에 없다. 부성애 보단 내가 생존해온 방식을 내 혈육에게, 유일한 핏줄에 가르쳐주고 싶었다는 생각에서 연기에 접근했다”고 이야기했다.
두 아이의 엄마 선자 역을 맡은 김민하는 “시즌1에 비해 7년이란 세월이 흘러서 이 세월을 어떻게 녹여낼까 고민 많이 했다. 두 아이가 자라나고 있고. 아들과 관계도 나타나기 때문에 시즌1에서 생각하지 못한 모성애에 대해 생각한 것 같다. 시즌2에선 가족구성원의 관계성 잘 나타난다. 거기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1이 공개된 뒤 많은 나라 사람들이 이 이야기에 공감해주더라. ‘내 이야기를 보는 것 같다’는 피드백을 받을때 감격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의 이야기로도 세계를 통합하는 이야기를할 수 있다는게 감동이었다”고 덧붙였다.
김민하는 또 “선자에게 한수는 처음으로 세상을 보여준 백과사전 같은 사람이다. 새 문을 열게해준 사람이고 의미가 큰 사람이다. 사랑하는 사람이라고만 정의하긴 큰 사랑이고, 강렬하다. ‘없어지면 좋겠는데 매일 생각하는건 뭘까’라는 생각을 하게한다. 전쟁나고, 밀어내려 하지만 현실적으로 선자는 한수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 그런 복잡한 감정들을 가지고 연기했다. 정의가 안내려지는게 맞는 것 같다. 그런 복잡한 마음으로 더 집중하려 했다”고 이야기했다.
총 8부작으로 제작된 ‘파친코2’는 23일을 시작으로 매주 금요일 오후 4시 애플TV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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