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연-정해영-김서현...' 프리미어12 역대급 불펜, 'KBO 9번째 진기록' 투수도 쉽지 않다
3회 차를 맞이한 이번 프리미어12 대회는 2019년 이후 5년 만에 올해 11월 일본, 대만, 멕시코 등지에서 열린다. 세계랭킹 4위의 한국은 일본(1위), 대만(5위), 쿠바(8위), 도미니카공화국(9위), 호주(11위)와 B조에 속해 11월 13일 대만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예년과 달라진 점은 슈퍼라운드에 조별리그 성적을 안고 올라갔던 것과 달리 이번 대회에는 그러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올라만 가면 된다는 이점도 있지만, 조별리그 같은 조 1, 2위 팀이 맞대결하지 않았던 예년과 달리 이번에는 같은 조였던 팀과 슈퍼라운드에서 또 마주치게 되는 불리한 점도 있다. 일본, 쿠바 등과 또 한 번 맞대결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선수단 구성도 중요해졌다.
이번 대회도 젊은 선수들 위주로 갈 가능성이 높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세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충격을 극복하고자 강력한 세대교체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 치러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는 베테랑이 배제된 어린 선수들 위주로 꾸려졌고, 금메달과 준우승이란 값진 성과도 얻었다.
9월 10일에 60인 엔트리, 10월 10일에 최종 28인 엔트리를 제출해야 하는 가운데 조계현 KBO 전력강화위원장은 지난해 기조를 올해도 이어갈 뜻을 밝혔다. 조 위원장은 최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지난해 아시안게임부터 올해 메이저리그 팀과 맞붙은 대표팀까지 그동안 될 수 있으면 젊은 선수로 위주로 꾸려왔다. 회의를 해봐야겠지만, 젊은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육성하자는 기본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허구연 총재님도 그렇고 내부적으로 대표팀을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서 가야 한다는 생각이 모였다. 이번에도 기량이 올라온 젊은 선수들과 잘하는 신인들로 구성해서 2026년 WBC나 2028년 LA 올림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장 관심을 끄는 포지션은 불펜이다. 대체로 선수가 고정적이었던 선발 투수와 야수들과 달리 불펜은 소집 기간 퍼포먼스에 따라 명단이 크게 바뀌었다. 특히 올해 KBO 리그에는 뛰어난 우완 불펜이 많이 등장하면서 대표팀 명단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올해 3월 서울 시리즈에 소집됐던 김택연(19·두산 베어스), 박영현(21·KT 위즈), 정해영(23·KIA 타이거즈), 조병현(22·SSG 랜더스) 등이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새 얼굴들의 퍼포먼스도 만만치 않다. 대표팀에 가지 못한 선수 중에선 단연 김서현(20·한화 이글스)의 퍼포먼스가 돋보인다. 김경문 감독 부임 후 불펜으로 정착해 최고 시속 160㎞의 빠른 공을 던지며 전체 1번 다운 구위를 뽐내고 있다. 올 시즌 LG 트윈스의 새 마무리로 올라선 유영찬(27)과 두산 필승조로 거듭난 최지강(23) 등 거론된 불펜 선수로만 9이닝을 치를 수 있을 정도다.
국제대회에 한두 명씩 꼭 필요한 롱릴리프 자원에도 인재가 보인다. 더욱이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류중일 감독은 투수 1~2자리를 아껴 야수를 더 데려가는 경향을 띄고 있어 롱릴리프에는 누가 발탁될지도 관심사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올해 불펜 투수로 완전히 전향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민(25)이다. 김민은 2018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입단해 지난해까지 선발 기회를 받았으나, 자리를 잡지 못했다. 올 시즌에는 투심 패스트볼을 확실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면서 KT에 없어서는 안 될 필승조로 급부상했다.
최고 시속 154㎞, 평균 150㎞의 빠른 투심 패스트볼과 최고 141㎞, 평균 135㎞의 슬라이더는 좌·우타자를 크게 가리지 않고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이유가 됐다. 그 덕분에 김민은 2017년 10승-15홀드를 달성한 김진성(당시 NC) 이후 7년 만에 10승-10홀드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만약 달성한다면 KBO에서는 9번째 진기록으로 롱릴리프로서는 A급 성적표라 할 만하다.
거론된 투수 중 누구도 대표팀 승선을 쉽게 장담할 수 없다. 최종 엔트리가 발표되는 10월 10일까지 부상 없이 현재의 기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으로는 한국 야구의 미래가 밝다는 뜻이기도 하다. 잠재력만큼은 역대급인 불펜의 탄생이 예고된 가운데 과연 어떤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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