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한은, 성장률·내수 놓고 ‘엇갈린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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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내수 전망을 두고 대통령실과 한국은행 사이에 미묘한 의견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내수 진작 차원에서 선제적인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한은은 하반기에 내수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연 2.5%에서 2.4%로 낮추면서 금리를 동결한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한은은 하반기 이후 가계의 실질구매력이 개선돼 민간소비 회복 속도가 점차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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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금리 낮춰 내수 진작 필요
성장률 하향·금리 동결은 모순”
이창용 “현 상황 경기부진 아냐”
하반기 민간소비 회복탄력 전망
4분기 금리 고민 더 깊어질 듯
하반기 내수 전망을 두고 대통령실과 한국은행 사이에 미묘한 의견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내수 진작 차원에서 선제적인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한은은 하반기에 내수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뛰는 집값과 가계부채 못지않게 내수 상황이 한은의 통화정책 결정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22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직후 이례적으로 “내수 진작 측면에서 보면 아쉬움이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연 2.5%에서 2.4%로 낮추면서 금리를 동결한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비판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 의장도 23일 “내수 진작 문제에서 봤을 땐 약간 아쉬운 감이 없지 않다”며 대통령실과 같은 뜻을 나타냈다. 앞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수 부진을 이유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낮추기도 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물가가 어느 정도 안정된 상황에서 금리도 정상화된다면 불필요한 내수 부진이 해소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며 8월 금리 인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은이 바라보는 경기 전망은 대통령실 및 여당과 결이 다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2.4%로 낮춘 것과 관련해 “경기가 갑자기 나빠졌다든지 기조적인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2.4%는 여전히 잠재성장률(2.0%)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1분기의 높은 성장률(1.3%)에 일시적 요인이 끼어 지난 5월 전망치(2.5%)가 높게 나와 이를 기술적으로 조정한 것일 뿐 현 상황을 경기 부진으로 보긴 어렵다는 얘기다.
한은은 내수를 구성하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건설투자가 하반기에는 개선될 것으로 본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하반기(1.8%)가 상반기(1.0%)보다 높고, 설비투자 역시 상반기(-2.3%) 부진을 딛고 하반기(2.6%)에 플러스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한은은 하반기 이후 가계의 실질구매력이 개선돼 민간소비 회복 속도가 점차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돼 임금상승률이 높아지고, 물가상승률 둔화세도 계속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웅 부총재보는 “민간소비 증가율을 5월 전망 대비 0.4%포인트(1.8%→1.4%) 낮췄지만, 지금까지 더딘 회복세를 반영한 것이고 앞으로 점점 나아지는 흐름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한은 진단대로 하반기 민간소비 회복 모멘텀이 좋아질 경우 4분기에 기준금리를 낮출 명분이 약화된다는 점이다. 한은 관계자는 “실제 금통위 내부에서도 최근 집값 상황 못지않게 하반기 내수 흐름에 대해 논의가 심도 있게 진행됐다”고 전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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