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 될 것”…美 민주 대선 후보 수락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 될 것”
“트럼프 시절로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것”
중산층 출신 강조, 사상 첫 흑인·여성 대통령 도전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직을 22일(현지 시각) 수락했다. 해리스는 미국에서 대통령 후보가 된 최초의 흑인 여성이자 최초의 아시아계 미국인이다. 해리스가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최초의 여성이자 인도계 미국인 대통령이 된다.
해리스는 19일부터 열리고 있는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이날 무대에 올라 “국민을 대신해, 정당·인종·성별·언어·계층과 상관없이 나와 함께 자란 미국인들, 열심히 일하고, 서로를 돌보는 사람들이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이 나라의 모든 국민을 대신해 여러분의 미국 대통령 지명을 수락한다”고 말했다.
전대가 열리고 있는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 모인 대의원들은 해리스가 무대에 오르자 “카멀라”, “USA”를 연호하며 기립 박수를 보냈고, 해리스는 “본론으로 들어가자”며 군중을 진정시켰다.
◇ 중산층 출신 강조, 검사 경험 꺼내며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될 것”
해리스는 친구가 성적 학대를 당한 뒤로 자신이 검사가 되기로 결심하게 됐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꺼내며 “국민의 이름으로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해리스는 “내가 검사가 된 이유 중 하나는 완다(친구 이름)와 같은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며 “나는 모든 사람이 안전, 존엄성, 정의에 대한 권리가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검사로서 내가 사건을 맡았을 때 피해자의 이름이 아니라 국민의 이름으로 기소했다”며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중 누구에게든 가해지는 피해는 우리 모두에게 가해지는 피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매일 법정에서 판사 앞에 서서 ‘국민을 위한 카멀라 해리스’라고 말했다”고 했다.
해리스는 공화당 당원 끌어안기에도 나섰다. 해리스는 “오늘 밤 다양한 정치적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나는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을 약속한다. 나는 언제나 당과 나 자신보다 나라를 우선시한다는 것을 믿어도 된다”고 했다. 이어 “나는 상식적인 미국인을 위해 싸우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이것은 법정에서부터 백악관까지 이어진 내 인생의 과업”이라고 했다.
해리스는 캘리포니아대 헤이스팅스 로스쿨을 졸업한 후 30년 동안 검사로 일했다. 2004년 샌프란시스코 지방 검사로 선출되기 전까지는 오클랜드 알라메다 카운티의 부지방 검사를 지냈다. 이후 2011년 캘리포니아주 법무부 장관으로 선출됐다. 흑인 미국인, 최초의 여성, 최초의 아시아계 미국인이 세운 기록이었다.
해리스는 자신이 중산층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격하는 동시에 자신이 47대 대통령으로 선출될 경우 제시할 미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해리스는 “나는 중산층 출신이고, 중산층을 건설하는 것이 대통령 재임의 핵심 목표”라며 “모든 사람이 경쟁하고 성공할 기회 경제를 만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나의 계획은 트럼프의 계획과 다르다. 트럼프는 자신과 자신의 억만장자 친구들을 위해 싸운다”며 “나는 미국의 주택난을 해소하고 의료보험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 “김정은 같은 독재자에 비위 맞추지 않을 것, 글로벌 리더십 강화”
해리스는 “미국이 트럼프 집권 하의 미국으로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반복해 외치며 승리를 다짐하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가 백악관에서 보낸 시간 동안 혼란과 재앙이 발생했고, 2020년 재선에 실패했을 때 무장한 폭도를 미국 의사당으로 보내 공격했다”며 “트럼프는 평범한 미국인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에 의해 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성적 학대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공격했다.
이어 “우리가 트럼프에게 다시 권력을 준다면 트럼프가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해 보라”며 “트럼프에게는 가드레일이 없다. 그의 유일한 고객은 자기 자신”이라고 힐난했다. 해리스는 “트럼프의 재집권은 극도로 심각한 일로, 트럼프는 진지하지 않은 사람이지만 트럼프가 백악관에 다시 돌아가게 하는 일은 극도로 심각한 일”이라고 경계했다.
해리스는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언급했다. 해리스는 “나는 트럼프를 응원하는 김정은과 같은 독재자에게 비위 맞추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은 트럼프가 아첨과 호의로 조종하기 쉽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들은 트럼프가 독재자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왜냐하면 트럼프 자신이 독재자가 되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이 전 세계 속에서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해리스는 “미국이 글로벌 리더십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강화하도록 만들 것”이라며 “총사령관으로서 우리가 항상 세계에서 강력하고 치명적인 전투력을 보유하도록 군과 그 가족의 헌신, 희생을 한상 존중하겠다”고 했다. 또한 “우크라이나와 나토 동맹국들과 함께할 것”이라며 대통령 재임 기간 나토 탈퇴를 주장하던 트럼프와 다른 길을 갈 것임을 명확히 했다.
해리스는 연설 마지막에 ‘통합’을 촉구했다. 해리스는 “우리를 구분하는 것보다 공통점이 훨씬 더 많다”며 “우리 모두가 성공하기 위해 우리 중 누구도 실패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와 트럼프의 러닝메이트인 J.D밴스가 선거 운동 시간 “미국을 폄하하고, 모든 것이 얼마나 끔직한지 이야기하고 있다”며 “어머니가 알려준 또 다른 교훈이 있다. 누구도 당신이 누구인지 말하지 못하게 하고, 당신이 누군인지 보여주라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해리스는 이날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에게 감사를 표하고 결혼기념일을 축하하는 것으로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시작했다. 이날은 해리스 부부의 결혼 10주년이다. 이어 해리스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다. 해리스는 “우리가 함께 걸어온 길을 생각하면 감사한 마음뿐”이라며 “당신의 기록은 역사가 보여주듯이 특별하다. 당신의 성격은 영감을 준다”고 했다.
해리스가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마친 후 유나이티트 센터 천장에서는 10만 개의 빨간색, 흰색, 파란색 풍선이 떨어지며 해리스를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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