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트림 투어’를 찾는 이유[박경일 기자의 인생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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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토네이도 관광 투어'가 인기랍니다.
토네이도 투어는 이 돌풍을 쫓는 걸 생업으로 하는 기업이나 동호인 등이 주축이 돼서 만든 관광 상품입니다.
그나마 준수해야 할 원칙이 있는 투어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개인이 무작정 토네이도를 따라가는 것보다는 덜 위험하니까요.
만약 미국의 토네이도 투어 얘기를 읽고 '그 돈 내고 뭐 그런 여행을 하냐'는 생각이 들었다면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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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토네이도 관광 투어’가 인기랍니다. 강력한 회오리 형태의 돌풍. 이무기가 용이 되어 승천하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우리말로는 ‘용오름’이라 부릅니다.
토네이도 투어는 이 돌풍을 쫓는 걸 생업으로 하는 기업이나 동호인 등이 주축이 돼서 만든 관광 상품입니다. 기상레이더가 장착된 차량에 5∼7명씩 나눠 타고 보통 1주일, 길면 10일 동안 토네이도를 쫓아 수천㎞를 이동합니다. 투어에는 토네이도 발생 예측을 위해 기압배치와 대기조건을 조사, 분석하는 기상학 학위를 가진 직원까지 동행한다는군요. 재난적인 기상현상인 토네이도가 ‘관광의 대상’이 된 건, 장엄한 구름 기둥이 보여주는 시각적 충격 때문입니다. 토네이도 씨앗쯤 되는 ‘적란운 기둥(슈퍼셀)’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리는데, 거대한 토네이도를 직접 바라보는 기분은 어떨까요.
미국 기상청(NWS)은 토네이도 추적 관광상품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입니다만, 그래도 적극적으로 규제하거나 중단을 종용하지 않습니다. 그나마 준수해야 할 원칙이 있는 투어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개인이 무작정 토네이도를 따라가는 것보다는 덜 위험하니까요.
토네이도 투어는 4월부터 6월 사이에 집중돼 있습니다. 전문 여행사의 투어 상품을 뒤져보니 7일짜리가 1인당 2950달러(394만 원)이고, 10일짜리는 4190달러(560만 원)였습니다. 아침마다 기상 전문가와 미팅하고, 사진 및 영상 촬영 조언을 들으며, 전문 촬영팀이 찍은 사진과 영상의 다운로도 권한을 갖는다고는 하지만, 싸다고 할 수 없는 가격입니다. 그런데도 내년의 투어 상품 예약이 모두 마감됐더군요.
10여 년 전쯤 피지에서 스카이다이빙 체험을 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피지관광청 관계자의 설득에 밀려 눈 딱 감고 1만2000피트 상공의 경비행기에서 뛰어내렸습니다. 그때 들었던 의문이 ‘여행지에서 대체 왜 이런 짓을 할까’하는 것이었습니다. 답은 간단합니다. ‘여행자들이 강력한 자극을 원해서’입니다. 여행을 거듭하면 여행마저 일상이 돼 지루해지는 순간이 오고, 그럴 때 더 큰 자극과 흥분을 추구하다가 이른바 ‘익스트림 투어’를 찾게 됩니다. 만약 미국의 토네이도 투어 얘기를 읽고 ‘그 돈 내고 뭐 그런 여행을 하냐’는 생각이 들었다면 다행입니다. 강렬한 자극과 흥분에 관심이 없다는 건, 곧 ‘흥미로운 일상’을 살고 있다는 증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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