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상황 비관 10살 딸 살해한 엄마 징역 7년

재판부 "경제적 상황이 더 좋지 않은 상황에 처한 사람도 그런 선택을 하지 않는다"

기사와 관계없는 사진./픽사베이

[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법원이 경제적 사정을 비관해 딸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여성에 대해 징역형을 선고했다.

대구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어재원)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49·여)씨에 대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 16일 오전 3시 4분쯤 경북 청도군 각북면에 있는 펜션에서 딸 B(10·여)양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녀는 2018년 남편의 사업과 B양의 조기 유학을 위해 가족들과 싱가포르로 떠나 살던 중 남편의 사업이 실패하면서 유학 생활을 지속하기 어려워져 귀국했다. 자신의 아버지가 마련해준 곳에서 B양과 둘이서 생활하다 삶을 비관하고 범행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후 유서를 남기고 자신도 흉기를 이용해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지만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유서에는 '죄송합니다. 혹시라도 깨어나더라도 응급처치 마시고 떠날 수 있게 해달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정신감정결과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소견이 나왔다.

A씨의 남편이자 B양의 아버지는 "4005일을 살아온 딸을 떠나보내게 돼 가슴이 아프다"며 "제가 가장 역할을 못했고 책임은 저한테 있다"고 선처를 탄원했다.

재판부는 "자녀는 독립된 인격체로서 부모가 자식을 살해하는 범행은 용서받을 수 없다"며 "A씨보다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들도 이런 선택을 하지 않는 점, 우울증 진단을 받은 뒤 처방받은 약을 성실히 복약하지 않은 점, 살해 방법을 종합할 때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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