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아 사상 첫 적자에···한화 삼남 김동선, 자사주 544억원어치 공개매수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부사장)이 개인 자금을 투입해 자사주 3400만주를 공개매수하기로 했다. 최근 한화갤러리아가 상장 후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이 부진하자 본업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갤러리아는 23일 김 부사장이 개인 자금 544억원을 투입해 이날부터 다음달 11일까지 한화갤러리아 보통주 3400만주를 주당 1600원에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화갤러리아의 최근 1개월 종가 평균 1190원 대비 약 34%, 전날 종가인 1303원 대비 약 23% 할증된 가격으로, 최근 3년 내 공개매수 사례 중 가장 높다. 공개매수에 나서는 3400만주는 전체 보통주의 17.5%에 해당한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김 부사장은 기존 보유한 2.3%를 포함해 약 19.8%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김 부사장은 공개매수를 위해 자신이 보유 중인 한화 보통주 126만여주 등을 담보로 한국증권금융에서 544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김 부사장이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데는 한화갤러리아의 실적 부진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화갤러리아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45억원으로 상장 후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김 부사장이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포함한 식음료, 로봇 등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정작 본업인 백화점 부문의 경쟁력은 하락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따라 기업가치를 높이고 책임경영 의지를 보이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부사장은 이달 초 조직개편을 통해 전략본부장에서 전사 차원 사업을 관리하는 미래비전총괄로 승격되기도 했다.
김영훈 한화갤러리아 대표는 “적자 전환이라는 전례없는 위기 상황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주주들과 함께 회사를 한층 성장시켜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며 “공개매수로 주가 및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 시그널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공개매수는 모든 주주에게 일정한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동일한 조건으로 보유 주식에 대한 매도 기회를 부여한다. 이번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주식시장에서 유통되는 한화갤러리아 지분은 60%에서 43%로 줄어든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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