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 KFA와 홍명보 감독 일그러진 자화상

김덕기 2024. 8. 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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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지난달 22일 대한축구협회(KFA)가 논란이 끊이지 않던 축구국가대표팀, 홍명보(55) 감독 선임에 대하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하여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한 마디로 항변으로 받아들여 지기에 충분한 내용들로서 논란의 앙금은 쉽게 사스라들지 않고 있다. 분명 KFA가 밝히고자 했던 의도는 선임 절차와 과정의 정당성이었다. 하지만 그 절차와 정당성은 이미 명명백백히 밝혀져 있는 '프리패스' 선임과는 달랐다.

그럼에도 KFA가 굳이 정당성을 내세우려 한것은 단언컨대 국민과 축구팬, 그리고 축구인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한 국가의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감독 선임이라면 후보자 선정▶서류심사▶후보자 압축▶프레젠테이션▶심층 면접 등의 검증 절차를 거쳐, 최종 후보자와 협상을 거쳐 선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KFA는 이 같은 일련의 절차와 과정을 추진해야 하는, 대표팀전력강화위원회 조직을 무력화시킨 채 선임 자격이 없는 최고위 수뇌부를 통하여 '속전속결'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

따라서 홍명보 감독 역시 전 위르겐 클린스만(60.독일) 감독 선임과 같이 일관된 절차와 과정 없이 KFA 고위 수뇌부의 자의적 판단에 의해 선임됐다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결국 이로 인하여 KFA는 논란의 중심에 서는 '자업자득' 처지에 직면했고, 한편으로 홍명보 감독은 믿음과 신뢰는 커녕 일그러진 지도자상으로 전락하기에 이르렀다. 그렇다. 홍명보 감독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역설한 한국축구 주인은 국민이다.

그렇다면 분명 KFA는 감독 선임 조직인 대표팀전력강화위원회를 최대한 존중하는 행정에 방점을 찍었어야 만 마땅하다. 두 말할 나위도 없이 뒤늦게 KFA 고위 수뇌부가 내세운 대표팀 전력강화위원회 조직의 역할론을 '추천' 에만 한정한 것은 오직 변명이고 핑계일 뿐이다. 때문에 국민의 더 큰 분노를 일으키며 급기야 정치적인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등장하기에 이르렇고, 또한 정부 재원(보조금, 복표수익)을 지원 받는 단체로서 문화체육관광부로 부터는 감독선임 과정 및 운영 전반에 대한 감사를 받기에 이르렀다.

한국 축구는 다음달 9월5일(홈) 2026 북중미 국제축구연맹(FIFA)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1차전 팔레스타인 그리고 9월10일(원정) 2차전 오만전을 앞두고 있다. 분명 상대적으로 팔레스타인과 오만은 약체다. 따라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 그렇다고 KFA 정몽규(62) 회장을 비롯한 고위 수뇌부가 의도하고 있는 선임 논란의 반전 카드는 될 수 없다. 이는 연이어 제기된 논란과는 별개 문제이기 때문이다.

지금 지도자들은 '특혜 시비'로 까지 평가받는 홍명보 감독 선임에, 박탈감을 느끼고 있으며 한편으로 국민들의 KFA를 바라보는 시선 역시 곱지 않다. 이에 KFA는 대표팀 역대 최대 규모(10명:외국인 피지컬코치 포함) 코칭스태프 구성과, 10월 열리는 3차전 요르단과의 원정 경기에 전세기까지 투입하려는 총력지원 체제를 구축할 만큼 홍명보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며 승리를 갈망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코치 선임에 아쉬움과 우려가 교차한다. 주앙 아로소(52) 수석코치 겸 전술 코치와 티아고 마이아(40) 전력분석 코치 모두 포르투갈 국적으로 전 파울루 벤투 감독 사단 일원이었다는 점이다. '빌드업 축구'로 대변되는 벤투 감독 축구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의 성과를 냈지만 지난 6월 개최됐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04와 2024 남미 축구연맹(CONMEBOL) 코파아메리카에서 나타난 세계축구의 압박과 중원 지배 그리고 측면 공격력 강화 흐름과는 괴리감이 있다.

이에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아랍에미리트의 빌드업 축구는 아시아에서 조차도 경쟁력이 떨어져 있다. 그렇다면 주앙 아로소, 티아고 마이아 코치의 홍명보호 승선은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이 시점에서 KFA가 직시해야 할 사항이 있다. 그것은 바로 벤투 감독의 추천 및 어드바이저 역할에 집중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그 예는 K리그2 전 부산 아이파크 히카르도 페레즈(46·포르투갈) 감독에게서 찾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주앙 아로소 코치의 재택 근무에 따른 비효과성과, 전 위르겐 클린스만(60.독일) 감독과 같은 문제 발생 우려가 내제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유추해 볼 때 이제 KFA는 외국인 지도자와의 네트워크 구성을 위한 인물 육성의 시급함이 대두된다. 이는 국제 에이전트를 뛰어넘는 인재 육성의 일환으로서 추진되어야 할 한국축구의 또 하나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단언컨대 한국축구 141년 역사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약 5개월여 동안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은 쉽게 잊혀질 수 없고 또한 잊어서도 안 될 문제다. 더불어 KFA 벼락치기 이사회 승인과 더불어 외국인 코치 면담 명목의 도피성 유럽행과, 선임 하마평이 제기 될 때마다 KFA를 비토한 말을 뒤집고 듣기좋은 수락 명분을 내새운 홍명보 감독의 언행은, 역대 대표팀 감독에게서는 듣도 보지도 못한 일이어서 이해될 수 없다.

따라서 "항상 겸손하게 팀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홍명보 감독 말의 진실성에 의문부호가 붙지 않을 수 없다. 이어 정몽규 회장의 '축구의 시대-정몽규 축구 30년' 에세이 출판은 물론,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출전 좌절의 치욕에도불구하고 2024 파리 올림픽 현장을 방문 잔디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회장과의 밀월관계 형성과, 함께 아시아축구연맹(AFC) 산하 상설위원회인 '회원협회위원회'(Associations Committee) 부위원장 선임 등은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다. 오직 개인 영달을 위한 욕망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을 뿐이다.

현재 한국 축구는 64년만의 우승에 도전했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4강 탈락의 원인이었던 '좀비 축구'와 8강 탈락으로 40년 만의 올림픽 본선 무대 진출에 실패한, 2024 AFC U-23 카타르 아시안컵의 '무색무취 축구'로 국민 스포츠라는 자부심에 생채기를 입었고, 끊이지 않는 KFA 논란 야기로 믿음과 신뢰는 바닥을 치고 있다. 이에 KFA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고위 수뇌부에게 교훈으로 받아들여 져야 할 말이 있다. 그것은 '변하면 생각도 바뀐다'라는 말이다. 이는 곧 책임론에서도 자유로워 질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 칼럼은 스포탈코리아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사진=뉴스1,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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