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美 경제 성장속도 다소 둔화… 급격한 침체는 없어"

강한빛 기자 2024. 8. 23.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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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최근 미국 경기흐름과 관련해 경기 성장 속도 둔화를 예상하면서도 "급격한 경기 위축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은 23일 '최근 미국 경기흐름에 대한 평가와 미국 성장세가 둔화될 경우 대미 수출에 대한 영향 점검'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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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사진=뉴스1
한국은행이 최근 미국 경기흐름과 관련해 경기 성장 속도 둔화를 예상하면서도 "급격한 경기 위축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미국 경기가 큰 폭으로 둔화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대(對)미 수출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한국은행은 23일 '최근 미국 경기흐름에 대한 평가와 미국 성장세가 둔화될 경우 대미 수출에 대한 영향 점검'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중 미국경제는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성장세가 둔화됐으나 내수를 중심으로 양호한 성장흐름을 지속하면서 경기연착륙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최근 노동시장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된 상태다. 미국 연준은 앞으로 양대목표 모두에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해 고용상황이 금리결정에 중요한 변수로 부각됐다.

다만 노동수요가 둔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체로 양호한 수준인 만큼 급격한 경기위축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견해도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보고서는 "양측 견해를 바탕으로 미국의 경기흐름을 판단하면 노동시장은 그동안의 높은 긴장도가 완화되면서 수급이 균형을 찾아가는 정상화 과정에 있다"며 "경기가 단기간 내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이어 "7월 고용보고서 결과에 따른 샴 규칙 발동만으로 경기침체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향후 미국 경제 성장에 대해서는 "고물가·고금리 영향 누적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소비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것"이라며 "최근 노동시장 부진 등에 따른 하방 압력을 고려하면 성장속도는 예상보다 다소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AI(인공지능) 관련 투자 확대와 이민자 유입 지속 등에 힘입어 당분간 급격한 경기침체 없이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흐름을 유지할 전망"이라며 "연간으로는 잠재 수준을 상회하는 성장률을 나타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미국 성장세가 둔화될 경우 대미 수출에 미치는 영향도 점검했다. 보고서는 "미국 성장세 둔화 폭이 예상보다 더 크게 확대될 경우 대미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2020년 이후 미국 내수와 우리 대미 중간재 수출의 상관관계가 커진 점을 고려하면 철강·화공품·석유제품 등 중간재에서 하방압력이 과거보다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 성장세가 예상보다 둔화되더라도 자동차·기계류 수출은 대미 수출에 나타나는 하방 압력을 완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0년 이후 대미 자동차 수출은 전기차·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연평균 16.5% 증가했다. 지난해엔 우리나라 총수출이 글로벌 IT경기 부진으로 전년대비 7.5% 감소할 때 대미 자동차 수출이 31% 증가하면서 총수출 부진을 일부 상쇄했다.

보고서는 "최근 우리 대미 수출호조는 미국의 경기적 요인뿐 아니라 친환경 자동차에서의 높은 경쟁력과 미국 산업정책 등 구조적 요인이 작용했다"며 "미국 경기가 큰 폭으로 둔화하지 않는다면 수출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향후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고율의 관세부과 여부 등 불확실성도 크다"며 "이런 리스크에 대해 우리 기업들의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강한빛 기자 onelight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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