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낮아진 ‘빅컷’ 가능성에 뉴욕증시 일제히 하락…코스피 또 2700선 위태? [투자360]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모두 떨어졌다. 나스닥종합지수는 1.7%에 가까운 비교적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8월 저점에서 급반등함에 따라 차익실현 욕구가 강해졌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경계심도 커졌다. 미국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점도 주식의 매력도를 낮췄다. 이에 23일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를 두고 관심이 모인다.
22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7.71포인트(0.43%) 내린 4만712.78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0.21포인트(0.89%) 밀린 5570.64,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299.63포인트(1.67%) 급락한 1만7619.35에 장을 마쳤다.
뉴욕증시가 모처럼 강하게 하락했다. 8월 급반등 과정에서 수익이 쌓인 투자자는 차익실현 심리가 강해질 법했다. 이날 나스닥지수의 낙폭은 지난 8월 5일 이후 최대다. 종가 기준으로는 8월 15일 이후 가장 낮은 수치였다.
매도 심리를 자극할 만한 재료는 눈에 띄지 않았다.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건수가 증가했지만, 투매를 자극할 정도는 아니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7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계절 조정 기준 23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주보다 4000명 증가한 수치지만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제조업 업황은 위축 국면을 이어갔으나 서비스업 업황 또한 확장세를 이어가며 서로 상쇄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마킷) 글로벌에 따르면 8월 제조업 PMI 예비치는 48.0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 49.5를 하회했다. 7월 수치 49.6도 밑돌았다. 반면 8월 미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5.2를 기록했다. 7월 수치 55와 비교해 업황은 더 확장됐다.
대신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함에 따라 주식을 매도하는 심리도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보다 8.60bp(1bp=0.01%포인트) 오른 3.862%를 기록했다. 2년물과 10년물 금리도 8bp대 오름세를 보였다.
여기에는 파월 의장의 연설을 앞둔 경계심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핵심 이벤트인 잭슨홀 심포지엄이 이날 개막된 가운데 파월 의장이 23일 연설에서 금리인하 신호를 얼마나 줄지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파월 의장의 연설을 앞두고 시장은 9월 '빅컷(50bp 인하)' 베팅을 다시 빠르게 거둬들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을 마감 무렵 75.5%로 반영했다. 전날 마감 때의 62%에서 급등했다. 그만큼 50bp 인하 확률은 위축됐다.
울프리서치는 "연준이 6월 경제전망요약(SEP)에서 그린 것보다 고용이 더 빨리 약해지면서 파월 의장도 9월 금리인하를 시사할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발표될 4가지 주요 경제지표를 고려하면 25bp 이상의 인하폭은 어렵다"고 말했다.
연준 인사들은 대체로 비둘기파적 입장을 드러냈지만, 잭슨홀 회의를 주관하는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의 총재는 다소 매파적 입장을 견지했다.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이날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CNBC와 인터뷰하며 "금리가 제약적이지만 과도하게 제약적이진 않다"며" "9월 전에 들어올 데이터 세트가 좀 있기 때문에 (9월 인하에 대해선) 생각해 보고 싶다"고 답했다.
반면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통화완화는 곧(soon)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9월 금리인하를 지지한다고 시사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도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9월에 금리를 내리는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25bp 혹은 50bp 두 캠프 중 어디에도 있지 않고 몇 주간 경제 지표를 더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가총액 상위 기술주가 대거 하락한 가운데 엔비디아는 3.7% 하락하며 시총 3위로 다시 내려갔다. 테슬라는 5% 넘게 급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도 2%대 하락률을 보였다.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도 매도 주문이 쏟아졌다. ASML과 AMD가 3.8% 밀렸고 퀄컴도 3% 하락했다. 램리서치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4% 안팎의 하락률을 찍었다. 인텔은 6% 넘게 급락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3.44% 급락했다. 소프트웨어 회사 스노우플레이크는 비용 상승으로 운영 마진이 줄어들었다는 소식에 15% 가까이 급락했다. 가정용 헬스 기구 전문업체 펠로톤 인터랙티브는 '깜짝 실적'에 힘입어 주가가 35% 급등했다. 줌비디오도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자 주가가 13% 뛰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와 금융, 부동산이 강보합을 보였을 뿐 나머지는 모두 하락했다. 임의소비재가 1.87% 떨어졌고 기술은 2.13% 내려앉았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28포인트(7.87%) 오른 17.55를 기록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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