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하나 밝혀진 ‘양궁신화’ 비결, 현대차·기아車에 적용…전기차 기술도 금메달 [왜몰랐을카]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gistar@mk.co.kr) 2024. 8. 23.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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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열관리 3관왕 노린다
자외선 차단에 원적외선까지 방출
문화유산 ‘온돌’ 통해 전기차 혁신
겨울철 전기차 주행거리도 길어져
한국 양궁의 ‘신화 창조’에 기여한 현대차그룹 기술, 한국 문화유산 ‘온돌’에서 영감을 받은 열관리 기술이 향후 출시될 현대차·기아 신차에 적용된다 [사진출처=연합뉴스, 현대차, 기아]
2024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양궁을 신궁으로 만든 현대자동차그룹의 ‘매직’이 자동차에도 적용된다.

현대차·기아는 22일 크레스트72(서울 중구)에서 ‘히트 익스피리언스 테크 데이’를 열고 폭염과 혹한에도 실내를 쾌적하게 만들어주는 3가지 열관리 기술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한 기술은 ▲나노 쿨링 필름 ▲복사열 난방 시스템 ▲금속 코팅 발열 유리다.

유리에 부착하면 실내온도 10도 ‘뚝’
나노 쿨링 기술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나노 쿨링 필름은 차량 외부의 열을 차단하기만 하는 기존 틴팅 필름과는 달리 외부 열 차단과 더불어 차량 내부의 열을 외부로 방출하는 기능까지 추가로 갖춘 첨단 소재다.

이날 전시에서 나노 쿨링 필름을 시공한 아이오닉6의 센터콘솔 인근 실내 온도는 36도, 미시공 아이오닉6의 온도는 48.5도를 기록했다. 온도 차이는 12.5도에 달했다.

이 필름은 태양 에너지의 근적외선대 파장을 반사하는 두개 층과 내부의 중적외선대 파장을 외부로 내보내는 한개 층으로 구성됐다.

에너지소자연구팀 이민재 책임연구원이 나노쿨링필름 기술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출처=현대차그룹]
차 유리에 부착하는 것만으로 여름철 실내 온도를 10도 이상 낮출 수 있다.

가시광선 투과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유리창을 어둡게 하지 않으면서 기존 틴팅 필름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또 틴팅 필름의 열 차단 효과에 나노 쿨링 필름의 차단·방사 효과가 더해져 시너지가 발생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파리 앵발리드에 있는 연습장을 찾아 양창훈 여자 양궁 대표팀 감독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나노 쿨링 필름 기술은 한국 양궁 대표팀의 신화창조에도 기여했다.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은 섬유조직에 나노쿨링 필름 적용한 기능성 원단으로 제작한 모자를 착용해서다.

‘양궁 햇’으로 불린 이 모자는 일반 모자보다 최대 5도까지 온도를 낮춰준다.

현대차그룹은 더위와 직사관선에 노출된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코오롱인더스크리 등과 협업해 양궁 모자를 만들었다.

해당 모자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가볍고 시원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인기를 끌기도 했다.

기술을 개발한 이민재 에너지소자연구팀 책임연구원은 “투명한 나노 쿨링 필름은 열은 물론 운전자를 괴롭히는 자외선도 일부 차단하는 효과를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양궁 햇에 적용한 것 같은) 섬유형태뿐 아니라 페인트 형태로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온돌, 전기차를 ‘바퀴달린 사랑방’으로
복사열 난방 기술 [사진출처=현대차그룹]
현대차·기아는 겨울철 탑승자의 몸을 빠르게 데워주는 기술인 복사열 난방 시스템도 공개했다.

복사열 난방 시스템은 탑승자의 다리 부위를 둘러싼 위치에 복사열을 발산하는 발열체를 적용해 겨울철 차가워진 탑승자의 몸을 빠르게 덥히는 기술이다.

우리 전통 난방 방식인 온돌에서 영감을 받았다. 아궁이에 불을 때면 구들장 아래로 열기가 이동해 방바닥을 뜨끈하게 만들어준다.

따뜻해진 바닥이 방안으로 열을 방출하고, 방안의 공기를 데운다. 전도, 복사, 대류의 ‘삼위일체’다.

차량에 적용된 온돌 콘셉트 [사진출처=현대차그룹]
복사열 난방 시스템의 핵심은 고온 필름형 발열체와 화상 방지다.

110도까지 열을 발생시키는 필름형 발열체가 각 모듈 안에서 열을 발생시키고 이를 감싸고 있는 직물 소재가 인체에 따뜻한 온도로 열을 조절해 ‘원적외선’을 방출한다.

각 발열체 모듈에는 신체가 닿는 즉시 이를 감지하고 온도를 낮추는 화상 방지 시스템이 적용돼 혹시 모를 화상 위험을 없앴다.

현대차·기아는 복사열 난방 시스템을 기존 공조 시스템과 함께 활용한다면 적정 온도에 도달하는 데 에너지를 17%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3분 안에 하체에 따뜻함이 전달되기 때문에 탑승객의 쾌적함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내 난방을 위해 소모되는 에너지 사용량을 줄여 겨울철 전기차 주행거리도 늘어날 수 있다.

탑승자 건강에도 좋다. 몸에 유익하다고 알려진 원적외선을 방출하는 것은 물론 피부 건조 현상도 줄여주면서 쾌적한 실내를 유지시켜 주기 때문이다. 향후에는 차박(차에서 숙박)용 기술로도 활용될 수 있다.

통합열관리리서치랩 오만주 연구위원이 복사열 난방 시스템 기술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출처=현대차그룹]
이날 행사장에 전시된 EV9에는 총 9개에 달하는 위치에 복사열 난방 발열체를 적용했다.

운전석에는 스티어링 컬럼 아래쪽과 도어, 센터 콘솔 등 5곳, 동승석에는 도어, 센터 콘솔, 글로브박스 아래쪽 등 4곳이다.

현대차·기아는 향후 출시될 신차에 이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오만주 현대차·기아 통합열관리리서치랩 연구위원은 “추위를 가장 빠르게 없앨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복사 난방”이라며 “복사열 난방 시스템은 실내를 빠르게 덥혀주면서도 건조하지 않고 쾌적하게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바쁜 출근길 10분 줄여줄겠네
금속 코팅 발열 유리 [사진출처=현대차그룹]
현대차·기아는 세계 최초로 48V 시스템을 적용한 ‘금속 코팅 발열 유리’ 기술도 소개했다.

금속 코팅 발열 유리는 차량 전면의 접합 유리 사이에 약 20개 층으로 구성된 금속 코팅을 삽입해 유리 스스로 열을 발생시켜 겨울철 서리나 습기를 제거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48V의 고전압 시스템을 통해 영하 18도에서도 유리 표면의 성에를 5분 내에 완전 제거할 수 있다. 기존 내연기관차 공조 시스템과 비교해 약 10% 더 적은 전력으로 최대 4배 빠른 제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여름철 더운 날씨에는 전력을 쓰지 않고도 삽입된 금속 코팅이 외부에서 오는 태양 에너지를 최소 60% 차단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MLV외장설계1팀 정기헌 파트장이 금속 코팅 발열 유리 기술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출처=현대차그룹]
캐나다나 북유럽 등 혹한 지역의 전면 유리에 주로 적용되던 텅스텐 와이어 열선 대비 시인성도 크게 개선됐다. 열선이 전혀 보이지 않고 빛 번짐이나 왜곡 없이 운전자에게 깨끗한 시야를 제공한다.

금속 코팅 발열 유리가 적용되면 앞 유리의 서리와 습기를 제거하기 위해 설치하던 공조 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기아는 금속 코팅 발열 유리 관련 기술을 국내외 주요 시장에 특허 출원했으며, 향후 출시되는 신차에 적용할 예정이다.

기술 개발을 담당한 정기헌 현대차·기아 MLV외장설계1팀 파트장은 “금속 코팅 발열 유리가 적용되면 편의와 쾌적성은 물론 주행 안전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할 수 있는 서리를 빠르게 제거할 수 있는 48V 시스템과의 만남으로 기술의 효용과 완성도가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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