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차가 안전할까... 배터리만 작을 뿐

배터리 문제로 발생한 화재는 하이브리드↓

서울 시내 한 건물 지하주차장 전기차 충전소에 충전 주의사항 안내문이 부착 되어있다./사진=뉴스1

잇따른 화재로 전기차 수요가 주춤한 사이 하이브리드 차량이 친환경 자동차로 떠올랐지만 자동차업계는 화재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고 설명한다. 배터리 측면으로만 보면 하이브리드차의 화재 위험이 낮지만 전기차보다 작은 용량을 넣기 때문이지 화재 위험이 없는 건 아니라는 분석이다.

23일 소방청 자동차 유종별 화재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경유차가 6777건으로 가장 많고, 휘발유차(3885건), 전기차(157건), 하이브리드차는 131건으로 하이브리드가 가장 적게 발생했다.

하이브리드차 등록 대수는 2019년 50만6000대에서 지난해 154만2000대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화재 발생은 2019년 23건, 2020년 24건, 2021년 21건, 2022년 32건, 지난해 31건으로 크게 증가하지는 않았다.

같은 기간 전기차는 2019년 9만대에서 지난해 54만4000대가 등록됐다. 화재는 2019년 7건에서 2021년 24건, 2022년 43건, 지난해 72건으로 매년 2배 가까이 늘었다.

전문가들은 하이브리드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용량이 전기차 보다 작아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확산이 크지 않다고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순수전기차 배터리 용량은 50~100kWh(킬로와트시)인데 반해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는 10kWh 내외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하이브리드는 배터리 용량이 작고 충돌사고로 화재가 발생해도 배터리 용량이 크지 않기 때문에 전기차보다는 피해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장동차학부 교수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는 전기 충전기를 꽂아 충전하는 방식이지만 100% 충전 방식이 아닌 85%적정 수준으로 충전된다"며 "과충전으로 인한 화재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 구조와 전기차 구동 방식을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화재 위험도가 더 높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2023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 화재 발생은 10만대 기준 하이브리드 3474대, 내연기관 1529대, 전기차 25대 로 나타났다.

완성차업계관계자는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과 전기차 구동 방식을 함께 지닌 만큼 배터리 결함 발생 위험과 엔진 누유에 따른 화재 위험도 함께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류도정 한국폴리텍대학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 화재는 다양한 요인들 때문에 일어난다"며 "전기 시스템 배터리 문제로 발생하는 화재는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가 더 적다"고 말했다.

장동규 기자 jk3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