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ios, 출루의 신’ 그라운드 떠난 또 한 명의 전설, 조이 보토[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또 한 명의 전설이 그라운드를 떠났다.
신시내티 레즈의 전설 조이 보토는 8월 22일(한국시간) SNS를 통해 현역 은퇴를 발표했다. 보토는 "이제 끝났다.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한다"는 말로 빅리그 17년 커리어를 마무리했다.
캐나다 토론토 태생인 보토는 올시즌 고향으로 돌아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시즌이 끝난 뒤 신시내티를 떠난 보토는 고향 팀인 토론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고 고향에서 커리어를 마치는 그림을 꿈꿨다. 하지만 부상을 겪었고 기량 저하도 느끼며 끝내 시즌이 끝나기 전에 현역 은퇴를 선택했다.
1983년생 우투좌타 보토는 2002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신시내티에 지명됐다. 그 해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전체 3순위로 우완투수 크리스 그룰러를 지명한 신시내티는 1-2라운드 사이 지명권으로는 내야수 마크 슈라멕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 해 세 번째로 행사한 지명권으로 2라운드 전체 44순위에서 보토의 이름을 불렀다.
고교 신인이었던 보토는 지명 당시에는 포수였다. 하지만 프로 지명 후 루키 리그에서 3루수로 더 많은 경기를 소화했고 2003년부터는 1루수로 이동했다. 마이너리그에서부터 안정적인 타격 능력을 선보였지만 승격은 더뎠다. 2006년에야 더블A에 올랐고 트리플A의 부름을 받은 것도 2007년이 돼서였다.
보토는 2007년 9월 확장 로스터 기간 23세 359일 나이로 빅리그 데뷔를 이뤘다. 그리고 24경기에서 .321/.360/.548 4홈런 17타점을 기록하며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스캇 해티버그, 제프 코나인 등 노장들에게 1루를 맡기고 있던 신시내티는 2008년부터 보토에게 주전 1루수 자리를 내줬다.
보토는 거침없이 기량을 과시했다. 2008년 151경기에서 .297/.368/.506 24홈런 84타점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신인왕 2위에 올랐다. 미래의 특급 포수로 기대를 모은 지오바니 소토(당시 CHC)에게 신인왕 경쟁에서는 밀렸지만 루키 시즌의 활약은 그야말로 시작에 불과했다.
보토는 2009년 131경기에서 .322/.414/.567 25홈런 84타점을 기록하며 MVP 투표 22위에 올랐고 2010년에는 150경기에서 .324/.424/.600 37홈런 113타점을 기록해 내셔널리그 MVP를 수상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됐고 4년 연속 내셔널리그 출루율 1위를 차지했다.
2014년 잠시 부상으로 주춤했던 보토는 2015시즌부터 다시 존재감을 과시했다. 2015시즌 MVP 3위에 오르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고 2017시즌에는 162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320/.454/.578 36홈런 100타점을 기록하며 MVP 2위에 올랐다. 59홈런을 쏘아올린 지안카를로 스탠튼(당시 MIA)보다 오히려 타율, 출루율, OPS, WAR 등 많은 부분에서 앞섰던 보토는 겨우 2포인트차로 아쉽게 두 번째 MVP를 놓쳤다(스탠튼 302포인트, 보토 300포인트).
2007년부터 2017년까지 1,430경기에 출전한 보토는 .313/.428/.541 257홈런 830타점을 기록하며 최고의 타자로 군림했다. 해당기간 메이저리그 타율 4위, fWAR 3위에 오른 보토는 미겔 카브레라, 마이크 트라웃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특급 타자였다.
하지만 보토도 30대 중반에 접어들며 세월을 거스르지는 못했다. 2021시즌 커리어 하이에 1개 모자란 36홈런을 쏘아올리며 불꽃을 태우기는 했지만 2018년부터 2023년까지 2021시즌 제외 매 시즌 15개 이하의 홈런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해당기간 한 번도 2할9푼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지 못했다.
2022시즌부터는 어깨 문제로 결장하는 경기가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시즌을 절반도 소화하지 못했다. 결국 2023시즌을 끝으로 신시내티를 떠난 보토는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다시 빅리그 무대에 오르지 못하고 유니폼을 벗었다.
빅리그 17시즌 통산 2,056경기에 출전한 보토는 .294/.409/.511 356홈런 1,144타점 2,135안타를 기록했다. 한 차례 MVP를 수상했고 6차례 올스타에 선정됐으며 골드글러브도 한 번 꼈다. 통산 bWAR는 64.5. 이는 신시내티 구단 역대 4위의 기록이다. 보토는 신시내티 역대 홈런 2위, 최다안타 5위, 타점 3위, 볼넷 1위, 출루율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신시내티 역사상 보토보다 통산 OPS가 높은 타자는 프랭크 로빈슨 단 한 명 뿐이다.
정교함과 장타력을 두루 갖췄지만 보토를 상징하는 능력은 역시 선구안을 바탕으로 한 출루 능력. 보토는 통산 1,365볼넷(1,640삼진)을 골라낸 그야말로 '출루의 신'이었다. 보토는 통산 7차례나 출루율 1위를 기록했고 메이저리그 역사상 시즌 출루율 1위를 보토보다 많이 기록한 선수는 단 4명(테드 윌리엄스, 배리 본즈, 베이브 루스, 로저스 혼스비) 뿐이다. 특출난 선구안 덕분에 '보토가 치지 않은 공은 볼'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을 정도였다.
전성기가 짧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었고 말년에 기량이 하락하며 누적 기록이 아주 돋보이는 수준은 아니다. 다만 최근들어 점차 명예의 전당 문턱이 낮아지는 추세인 만큼 추후 쿠퍼스타운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신시내티 구단 역사에 남을 선수이자 21세기 메이저리그를 호령한 대표적인 강타자였음은 확실하다.
'추추 트레인' 추신수와 한솥밥을 먹으며 '토끼 1,2'의 별명을 나눠 갖기도 한 보토는 20여 년의 프로 커리어를 마치고 40세 나이로 유니폼을 벗었다. 최근 알버트 푸홀스, 야디어 몰리나, 애덤 웨인라이트 등 스타들이 떠난 메이저리그는 또 한 명의 별과 작별했다.(자료사진=조이 보토)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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