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촉'보다 못한 체육회 5단계 예측[우보세]

유동주 기자 2024. 8. 23.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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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체육회장은 "5단계 예측에 따른 과학적 데이터였다"고 해명했다.

반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몇달 전부터 체육회의 금메달 5개 예측에 동의할 수 없다며 최소 8개 이상을 공언했고, 개막식 직후엔 선수들의 맹활약으로 11개 이상도 가능하리라고 봤다.

그런데 진종오 국회의원이 지난 20일 공개한 체육회 내부 문서인 '파리올림픽 경기력 분석 세부 자료'에 따르면 체육회는 금메달 16개를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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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프랑스)=뉴스1) 박정호 기자,이동해 기자 = 한국 선수단이 우려 속에 참가한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며 최고의 성과를 냈다. 더불어 한국은 올림픽사에 기억될 여러 기록을 작성하며 파리에서 최고의 여름을 보냈다. 한국은 폐막을 하루 앞둔 11일 현재(한국시간) 총 13개의 금메달을 획득,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앞서 한국은 2008 베이징 대회, 2012 런던 대회 때 기록한 금메달 13개가 최고 성적이었다. 사진은 대회기간 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을 조합했다. 2024.8.11/뉴스1 Co /사진=(파리(프랑스)=뉴스1) 박정호 기자,이동해 기자

프랑스 파리올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 13개로 역대 최다 기록을 재달성하며 종합 8위를 이뤄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이하 체육회)가 올림픽을 앞두고 내놓은 '금메달 5개, 종합 15위 이내' 목표는 어떻게 나온건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기흥 체육회장은 "5단계 예측에 따른 과학적 데이터였다"고 해명했다. 구기 종목 대부분이 예선 탈락했고 선수단 역량이 최근 하향세였다는 것이다. 반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몇달 전부터 체육회의 금메달 5개 예측에 동의할 수 없다며 최소 8개 이상을 공언했고, 개막식 직후엔 선수들의 맹활약으로 11개 이상도 가능하리라고 봤다. 결과적으로 유 장관의 '촉이 체육회의 5단계 시스템보다 정확했던 셈이다.

그런데 진종오 국회의원이 지난 20일 공개한 체육회 내부 문서인 '파리올림픽 경기력 분석 세부 자료'에 따르면 체육회는 금메달 16개를 예측했다. 올해 5월 작성된 자료엔 예상가능 메달과 순위까지 자세하게 기록했다. 세부적으론 양궁 5개와 펜싱 3개, 배드민턴 2개, 수영, 브레이킹, 체조, 유도, 사격, 태권도 각 1개로 최대 16개 금메달을 기대했다. 실제 결과도 양궁 5개, 사격 3개, 펜싱 2개, 태권도 2개, 배드민턴 1개로 대체적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양궁에서만 5개, 펜싱에서 복수의 금메달을 얻는단 내부 자료와 올림픽 결과도 비슷하다.

그럼에도 체육회는 대외적으로 금메달 5개로 발표하고 부진한 성적을 예고했다. 내부에서 어떤 논의 과정을 거쳐 그런 발표가 나왔는지 '조사'나 '감사'가 필요한 대목이다. 여기에 불법적인 요소가 개입됐다면 '수사'도 받아야 한다. 사실상 체육회가 국민 전체와 정부를 속인게 됐기 때문이다.

체육회의 거짓말이 아니었다면 '무능'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다. 4년마다 열리는 대회에서 선수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기관에서 메달 예측을 엉터리로 했다면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자세하게 들여다보고 개선 방안을 찾는게 당연하다.이 회장이 자랑한 5단계 예측도 크게 빗나가고, 당초 예측했던 금메달수 16개를 '3분의 1 이하'인 5개로 축소 발표한 이유는 무엇인지도 설명해야 한다.

혹시라도 '목표 초과달성'을 기관 업적으로 삼고자 한 것이라면 국민 수준을 얕잡아 본 것이다. 일본은 도쿄올림픽에 이어 파리에서도 예측 목표치인 금메달 20개를 정확히 달성해 종합 3위를 기록했다.

예측보다 나은 성과를 칭찬받기 위한 꼼수였다면 체육회는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한다. 이쯤되면 국민의 큰 성원과 선수들의 뜨거운 열망을 기관장 3연임으로 연결하려고 한 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배고프던 시절 라면만 먹고 뛰는 국가대표가 아니다. 모자란 부분도 있겠지만 한국은 올림픽 출전 선수단에 대해 세계 어느 나라와 견줘도 충분한 수준의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의 체육회는 국민 수준이나 국가대표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잔치는 끝났다. 그간 나왔던 문제들을 냉철하게 분석해 향후 체육정책에 반영할 때다.

유동주 기자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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