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해 쓴소리 "판소리 사랑받으려면? 이것부터 없애야"
[앵커]
31년 전 개봉했던 영화 '서편제'.
지금도 흔치 않은 소재인 판소리를 주제로 역대급 흥행 돌풍을 일으켰지만, 판소리는 대중들의 관심에서 빠르게 멀어졌습니다.
당시 여주인공 역으로 주목을 받은 오정해씨는 우리 소리가 사랑받기 위해서는 당장 이것부터 없애야 한다고 쓴소리를 냈는데요.
정유진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한국 영화 최초로 1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서편제.
득음을 위해 딸의 눈을 멀게 한 아비 등 우리 소리의 애환을 담아낸 이 작품에서 신예 국악인 오정해 씨는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오정해 / 영화배우 겸 국악인 : "감독님이 해외 영화제에 나갔을 때 왜 너희는 (중략) 서구적인 외모의 여주인공만 쓰느냐? (중략) 제가 워낙 얼굴도 크고 눈도 막 조그마한 게 판소리를 하니까 쟤 좀 찾아봐라…."]
판소리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전주 대사습놀이에서 최연소 장원을 차지한 오 씨.
명창 김소희 선생의 마지막 제자로 발탁돼 밟았던 혹독한 과정이 비운의 여주인공 '송화' 역할에서 꽃을 피웠다고 회상했습니다.
[오정해 / 영화배우 겸 국악인 : "선생님 댁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없어요. (중략) (상한 음식을 먹어도 공연할 수 있도록 훈련하느라) 약간 상해도 한 번 이렇게 덖어서 그걸 드신단 말이죠. (중략) 그때부터 먹어서 웬만큼 상한 걸 먹어도 탈이 안 나는 거예요."]
영화를 인연으로 만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는 잊지 못할 선물도 받았습니다.
[오정해 / 영화배우 겸 국악인 : "왜요? 왜 그래요? 그랬더니 (DJ) 선생님께서는 그 누구도 주례를 안 하셨는데 몇십 년 만에 하시는 거라는 거예요. 야 내가 정말 선생님께 민폐를 끼쳤구나."]
오 씨도 우리 가락이 돈과 명성을 가져다줄까 계산기를 두드린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중가수로 전향한 후배들의 활약이 반갑고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오정해 / 영화배우 겸 국악인 ; "트로트가 대중들한테 가까이 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무대라면 그 친구가 했던 소리를 슬쩍 꺼냈을 때 훨씬 더 가깝게 만날 수 있거든요."]
다만, 공짜 표는 없애야 한다는 쓴소리도 던졌습니다.
[오 정 해 / 영화배우 겸 국악인 : "초대권은 무대가 죽어가는 현상을 만드는 첫걸음이거든요. (중략) 공짜 없이 내 시간, 내 돈을 들여 만나는 그 공연으로 첫 시작을 한다면 우리 음악, 분명 좋아할 수밖에 없어요."]
"국악은 숙제가 아닌 음악이다."
우리 가락의 재부흥기를 꿈꾸는 오정해 씨의 이야기는 오늘 밤 11시 10분 YTN '김성경의 남산드라이브'에서 전해드립니다.
YTN 정유진입니다.
촬영편집 : 유창림, 양세희
YTN 정유진 (yjq0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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