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 끊고, 천적 잡고…프로야구 ‘꿀잼’입니다

심진용 기자 2024. 8. 23.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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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대잔치’ 두산, 삼성전 악몽 깨고…NC는 11연패 탈출
SSG·KIA, 만나면 하면 고전하던 LG·롯데 징크스 ‘와장창’



두산이 절대 열세이던 삼성을 꺾었다. SSG는 LG 징크스를 깨뜨렸고, 최하위로 추락했던 NC는 기나긴 11연패의 터널에서 벗어났다. 선두 KIA까지 만나기만 하면 경기가 꼬이던 롯데를 잡아냈다. 21일은 그간의 관성을 깨뜨린 반전의 날이었다.

이번 시즌 두산은 삼성한테 유독 약했다. 경기력이 부족해서만은 아니었다. 예정했던 선발 투수가 경기를 앞두고 갑작스레 빠졌다. 믿었던 에이스가 투구 중 통증으로 자진 강판하는 불운도 겪었다. 부랴부랴 대체 선발을 올리고, 몸도 다 풀지 못한 중간 투수를 올렸지만 버텨내기가 어려웠다. 이날 전까지 삼성과 13차례 맞대결에서 2승 11패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21일 경기 역시 선발 최원준이 2회 2실점 하며 먼저 점수를 내줬다. 삼성 공포증이 다시 머리를 스쳤다. 흐름을 깬 건 복덩이 새 외국인 타자 제러드 영이었다.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포항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0m 대형 홈런을 때렸다. 두산에서 18경기 만에 벌써 7번째 홈런. 두산은 5회 대거 3득점 하며 전세를 뒤집었고, 6회 김재환의 홈런으로 1점을 더 냈다. 선발 최원준이 5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버텼고, 6회부터는 홍건희-이병헌-최지강-김택연이 각각 1이닝씩 무실점으로 막았다. 장타로 점수를 내고, 불펜의 힘으로 상대를 찍어누르는 전형적인 두산의 경기였다.





21일 KBO리그는 반전의 날이었다. SSG는 올시즌 2승1무8패로 뒤진 LG에 5-1로 이겼고, NC는 지긋지긋한 11연패에서 벗어났다. 두산 김택연은 삼성전 2승11패를 갚은 승리를 지켰고, KIA도 3승1무7패로 뒤진 롯데에 이겼다(위쪽부터). 각 구단 제공·연합뉴스



이날 두산은 풍성한 기록으로 승리를 자축했다. 마무리 김택연이 고졸 신인 최다 타이인 16세이브째를 올렸고, 조수행은 58호 도루로 구단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러나 이런 기록보다도 지긋지긋한 삼성전 악몽에서 깨어났다는 게 더 의미가 컸다.

잠실에서 SSG는 1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7이닝 무실점 역투로 LG를 잡았다. 지난 시즌 LG 상대 3차례 선발 등판에서 20이닝 4실점, 평균자책 1.80으로 2승 무패를 기록한 엘리아스가 새삼 ‘LG 킬러’의 위용을 과시했다. 이날 전까지 SSG는 LG와 11번 만나 2번을 이기고 1번을 비겼다. 그리고 8번을 졌다.

선두 KIA도 꼴찌 NC도, 결은 다르지만 반전의 기쁨을 누렸다. 13점 앞서던 경기를 다 따라 잡히며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유독 롯데만 만나면 고전하던 KIA가 광주 홈에서 6-5, 1점 차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중 갑작스레 폭우가 쏟아지며 강우 콜드 패배 위기까지 넘긴 터라 기쁨이 더 컸다. 전날 앞서던 경기를 우천 취소로 날린 아쉬움도 털어냈다. NC는 김형준의 3연타석 홈런과 이용준의 5이닝 무실점 호투로 한화를 8-2로 꺾었다. 지난 4일 이후 무려 17일 만에 승리를 거뒀다.

각 구단 25경기 남짓을 남긴 현시점, 선두 KIA가 독주 체제를 굳혔고, 2~4위 삼성·LG·두산은 5위권 팀들과 격차를 벌리며 그들 사이 경쟁 중이다. SSG와 KT가 5강 마지막 티켓 1장을 두고 다투는 가운데, 한화와 롯데가 기회를 엿보고 있다. NC와 키움은 중위권 팀들과 꽤 거리가 벌어졌다.

유례없이 촘촘하던 순위표도 어느 정도 정리가 돼가는 모양새다. 그러나 아직 시즌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한번 연승과 연패가 엇갈리면 마지막 반전의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지금보다 더 높은 순위를 노리는 모든 팀이 시즌 막바지 반전을 노리고 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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