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만했다" 비난 폭격이지만...'캡틴' SON은 동료들 칭찬만 "솔란케·어린 선수들 정말 잘했어"
[OSEN=고성환 기자]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아쉬운 무승부 속에서도 가능성을 봤다. 그가 새로운 동료들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스퍼스 웹'은 21일(이하 한국시간) "손흥민은 토트넘 데뷔전을 치른 도미닉 솔란케를 평가했다. 팬들은 레스터 시티전 무승부에 실망할 수 있겠지만, 손흥민은 새로운 선수들의 활약에서 긍정적인 면을 찾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지난 20일 영국 레스터에 위치한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와 2024-2025 시즌 프리미어리그(PL) 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승격팀을 상대로 거둔 결과이기에 더욱 아쉬움이 컸다.
이날 토트넘은 전반 29분 페드로 포로의 헤더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후반 12분 제이미 바디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토트넘은 더 이상 레스터 골문을 열지 못했고,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이따금 만든 기회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수문장 굴리엘모 비카리오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패할 수도 있었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새로 영입한 솔란케가 중앙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아주면서 손흥민은 다시 왼쪽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후반 추가시간 2분까지 경기장을 누빈 손흥민. 그는 63회의 볼터치와 패스 성공률 87%(41/47), 슈팅 1회를 기록하며 다소 부진했다. 특히 후반 막판 박스 안에서 부정확한 터치로 공을 뺏기며 기회를 놓친 게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손흥민은 직접 골문을 노리기보다는 이타적인 플레이에 집중했다. 각을 만들어 슈팅을 때리기보다 컷백을 내주거나 연계 플레이에 힘썼다. 그 결과 이 경기에서 레스터 박스 내 터치 10회를 기록했고, 파이널 써드 지역 공 투입 3회, 기회 창출 2회를 기록한 손흥민이다.
물론 날렵한 움직임은 여전했다. 손흥민은 드리블 7회를 시도해 4회 성공을 기록하며 위협적인 돌파를 보여줬다. 또한 클리어링 1회, 볼 리커버리 4회를 기록할 정도로 수비에도 힘썼다. 다만 슈팅과 득점 상황을 자주 만나지 못한 점이 아쉬운 경기였다.
토트넘으로선 전반을 압도하고도 1골밖에 얻지 못한 게 뼈아팠다. 심지어 유일한 골도 수비수 포로의 공격 가담에서 나온 득점이었다. 전체적으로 주도권에 비해 공격 전개가 매끄럽지 못했다.
경기 후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실망스러운 밤이다. 전반은 훌륭했고, 우리는 경기를 통제했다. 하지만 골문 앞에서 기회를 낭비했다. 후반전도 마찬가지였다. 출발은 좋아지만, 실점 후 레스터 관중들이 열광하면서 평정심을 잃었다"라며 "작년에도 문제가 있었다. 우리는 계속 노력해야 하고, 더 무자비해야 한다. 때때로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설 로이 킨도 "올 시즌 첫 경기라는 건 알지만, PL에서 승리해야 할 팀을 상대로 모험을 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대가를 치렀다"라며 "포스테코글루는 상당히 화가 났다. 한 골은 충분하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에 실망했다. 후반전 경기력은 밨다. 그가 라커룸에서 몇 마디 심한 말을 했을 것이다. 후반전 토트넘의 부진은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라고 꼬집었다.
스퍼스 웹 역시 "후반 15분부터 75분까지 20분은 상당히 좋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가 경기를 통제하는 방식에서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면이 있을 것이다. 손흥민이나 솔란케, 브레넌 존슨 같은 선수들이 마지막 패스나 슈팅 장면에서 조금 더 침착했다면 우리는 4-0으로 이길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주장답게 동료들을 칭찬하며 팀 분위기를 추스르려 노력했다. 그는 '비인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솔란케가 공격수가 할 일을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공이 있을 때뿐만 아니라 공이 없을 때도 잘했다. 그는 상대 수비수들에게 문제를 일으키며 정말 잘 압박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데뷔전을 치른 아치 그레이와 루카스 베리발, 돌아온 제드 스펜스 얘기도 잊지 않았다. 그는 "그레이와 베리발, 심지어 스펜스 같은 모든 어린 선수들이 잘 해냈다. 경기장에서 그들을 볼 수 있어 기쁘다. 하지만 우리는 이번 경기에서 이겨야 했기 때문에 큰 활약과 큰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줬다.
솔란케는 올여름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 신기록을 세우면서 토트넘에 합류한 스트라이커다. 토트넘은 그를 데려오기 위해 바이아웃 금액인 6500만 파운드(약 1133억 원)를 질렀다. 보장 금액 5500만 파운드(약 958억 원)에 옵션 금액 1000만 파운드(약 174억 원). 팀 공격에 방점을 찍어야 하는 최전방 공격수로서 어깨가 무거운 솔란케다.
스퍼스 웹은 개막전부터 선발로 나선 솔란케에 대해 "솔란케가 괜찮은 데뷔전을 치렀다고 생각한다. 그는 이 시스템에 잘 맞아떨어질 것이라는 모든 신호를 보여주고 있었다. 다른 밤이라면 해트트릭도 가능했다. 베리발이 투입됐을 때도 정말 기뻤다. 그는 공에 굶주려 보였고, 뭔가 해내고 싶어 했다"라고 평했다.
다만 손흥민은 레스터전 이후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게 평점 5점을 주며 "경기 초반 솔란케를 향해 멋진 크로스를 올렸지만, 그의 다이빙 헤더는 막혔다. 몇 번의 번뜩이는 순간이 있었지만, 주장으로서 부족한 모습을 보였고 경기가 진행될수록 존재감이 희미해졌다"라고 비판했다.
첼시 출신 크레이그 벌리는 손흥민과 토트넘 공격수들이 너무 오만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토트넘은 레스터를 너무 쉽게 생각했다. 패스와 마무리를 보면서 그렇게 느꼈다"라며 "손흥민과 제임스 매디슨이 그랬다. 공격수들은 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너무 쉽게 여겼다. 두 번째 골이 따라올 정도로 우리가 이 팀을 압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오만에 가깝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심지어 '풋볼 365'는 손흥민을 벤치로 내리고 2004년생 신입생 윌손 오도베르를 선발로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이제는 손흥민이 모든 팀을 상대로 선발 출전할 자격이 없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빼고 오도베르를 대신 선발로 내세워야 한다'는 문장은 일주일 전만 해도 미친 것처럼 들렸을 것이다. 이제는 인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손흥민으로서는 다가오는 에버튼전에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토트넘은 오는 24일 오후 11시 안방에서 에버튼을 상대한다. 손흥민은 에버튼을 상대로 통산 14경기에서 5골 6도움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12월에도 에버튼 골망을 흔들며 팀의 2-1 승리를 이끈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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