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못한 주가에 코스닥 CB 전환가 '뚝'…속타는 개미들

김응태 2024. 8. 23.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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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들이 발행한 전환사채(CB)의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 전환가액 조정이 연달아 발생한 것은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 등에 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코스닥 상장사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코스닥 상장사 대다수는 전환가액 조정 사유로 시가 변동을 제시했다.

오하임앤컴퍼니(309930) 역시 지난 19일 시가변동에 따라 200억원 규모의 2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에 대한 전환가액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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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코스닥 상장사 전환가액 조정공시 43건
美 경기침체 우려에 전환가액 하향 조정 잇따라
전환가능 주식수 증가에 오버행 리스크↑
"전환사채 발행 목적 및 용도 따져야"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코스닥 상장사들이 발행한 전환사채(CB)의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발(發) 경기 침체 공포로 증시가 급락한 이후 주가 회복이 지연되며 시가 변동에 따른 전환가액이 하향한 탓이다. 소액 주주 사이에선 전환가액 조정으로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늘어나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 희석이 심화할 수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8월1~22일) 코스닥 시장 전환가액 조정 공시는 43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에선 전환가액 조정 공시가 1건도 없었다.

코스닥 시장에서 전환가액 조정이 연달아 발생한 것은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 등에 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코스닥 상장사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코스닥 지수는 773.47로 마감해 전월 대비 3.7%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하락률(2.27%) 대비 1.43%포인트 더 크다.

코스닥 상장사 대다수는 전환가액 조정 사유로 시가 변동을 제시했다. THE E&M(089230)은 시가 하락으로 10억원 규모의 13회차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을 주당 1646원에서 1486원으로 9.7% 하향 조정한다고 전날 밝혔다. 전환가액 조정으로 전환 가능 주식 수는 62만 5759주에서 69만 3135주로 7만여주 늘었다.

THE E&M은 앞서 지난 19일에는 11회차와 15회차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을 조정했다. 11회차 전환사채의 경우 전환가액이 1670원에서 1515원으로 9.3% 하락했으며, 15회차 전환사채는 1656원에서 1515원으로 8.5% 하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11회차 전환 가능 주식 수는 287만4251주에서 316만 8316주로 늘었으며, 15회차 전환사채의 전환 가능 주식 수는 204만 1062주에서 223만 1023주로 증가했다.

오하임앤컴퍼니(309930) 역시 지난 19일 시가변동에 따라 200억원 규모의 2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에 대한 전환가액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전환가액은 4029원에서 2821원으로 30% 하락했으며, 전환 가능 주식 수는 496만 4010주에서 708만 9684주로 210만주가량 늘었다.

이같이 코스닥 상장사가 발행한 전환사채의 전환가 조정으로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리스크가 고조하자 투자자들은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전환가 조정으로 전환가액이 액면가 수준까지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향후 주가 하락이 심화할 경우 전환가액 조정이 추가로 이뤄질 수 있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상장사들은 전환사채 투자자의 유인을 높이기 위해 7개월이나 3개월 등 주기마다 전환가액을 조정한다.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전환가액 조정 최저한도는 최초 전환가액의 70% 이상이어야 하지만, 회사 정관에 전환가격을 최저한도보다 더 낮출 수 있는 사유와 금액을 제시하거나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 액면가 수준까지 전환가액을 낮출 수 있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전환사채 발행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거나 유동성 위기를 넘기는 사례라면 기존 주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전환청구권이 행사돼 물량이 출회가 빈번하게 이뤄지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김응태 (yes01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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