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명가' 한투운용, 숨은 주역 '이 사람'… "공학도 열정 운용에 접목"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최민규 글로벌 주식 운용 담당은 2008년 처음 입사했을 당시를 떠올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일명 '공돌이'였던 그는 일반적인 금융맨 또는 증권맨과는 확연히 다른 인재였다.
최 담당은 "수학·과학을 전공한 사람이 왜 금융권에 오냐는 말을 많이 들었었다"면서도 "지금 와서 보면 굉장히 좋은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대학교 재학 당시부터 금융권에 관심이 많았다는 그는 수학적인 영역을 어떻게 금융에 접목할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고 했다.
━
그가 처음 일을 시작한 곳은 인덱스운용팀이었다. 최 담당은 "당시 해외 시장은 인덱스 상품들이 액티브 상품을 앞지르려고 하던 시기였다"며 "국내도 곧 그런 흐름이 도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최 담당은 "그런 시장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계량적인 운용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수학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당시 운용업계는 일명 '스타 펀드매니저' 개인이 펀드 운용을 좌지우지하던 시기였다. 해외 시장과 비교했을 때 데이터와 수치에 기반한 계량적인 운용 프로세스가 부족하다고 느꼈던 최 담당은 특유의 공돌이 기질을 발휘해 데이터와 시스템에 기반한 운용 프로세스를 만들어냈다.
최 담당은 "공학 전공이다 보니 그런 프로세스를 만드는 과정이 너무 재밌었다"며 "자진해서 새벽까지 연구에 몰두했던 기억이 난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런 최 담당의 노력은 매니저 중심이었던 펀드 운용을 현재의 프로세스 중심으로 변화시키는 시발점이 됐다.
━
성과도 우수하다. 지난 13일 기준 한국투자글로벌AI&반도체TOP10펀드의 경우 올해 2월 설정 후 수익률이 10.79%에 달한다. 한국투자ACE+글로벌신성장펀드는 지난해 8월 설정 이후 수익률 12.20%를 기록했다.
최 담당은 "펀드 매니저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에게 부를 드리는 것"이라며 "고객이 부를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과 테마를 선제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에는 EMP 시장도 급 성장할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며 "이러한 시장의 흐름과 고객들의 니즈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적절한 상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노력을 기반으로 한투운용은 전체 운용사를 통틀어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UM(설정규모)는 69조7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조4384억원 늘어났다.
━
그는 "내가 입사 했을 당시만 해도 공대 출신이 드물었지만 요즘 운용역들 중에서는 공대 출신이 많아졌다"며 "공학적인 베이스를 가지고 있는 후배들이 다양한 상품을 만들고 기존 상품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최 담당은 특히 공학적인 베이스가 데이터가 중시되는 현재의 운용시장에서 중요한 능력이 된다고 했다. 그는 "운용에서 다뤄야 하는 데이터 분야가 넓어지고 내용도 많아지다 보니 재무재표를 분석하는 것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 됐다"며 "데이터를 다룰 수 있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훌륭한 친구들이 계속 성장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후배들에게 강조하는 덕목은 '차별화'와 '사명감'이라고 했다. 최 담당은 "앞으로 이 시장은 점점 더 빠르게 변화할 것"이라며 "그에 맞춰 공부하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전 시켜야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피땀 어린 돈을 투자하는 고객들을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며 "고객이 부를 축적할 수 있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게 펀드 매니저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후배들을 향해 "더 잘하고 더 잘해야 한다"며 "각자 에너지를 가지고 역할을 열심히 해내자"고 의지를 북돋웠다.
염윤경 기자 yunky23@mt.co.kr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과거 이미 말한 내용"… BJ 세야, 김강패 구속→ 논란 재점화 - 머니S
- "남편이 강아지야?"… 실외 배변시키는 아내, 진태현 '충격' - 머니S
-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차가 안전할까... 배터리만 작을 뿐 - 머니S
- 추석 열차 승차권 120만석 판매… 귀성·귀경객 제일 몰리는 날은? - 머니S
- "5세 연상연하 커플"… 박소영♥문경찬, 3개월째 열애 - 머니S
- 법사위, 김건희·김정숙 여사 특검법 상정 논의… 여·야 격돌하나 - 머니S
- 점심 먹으라고 사장이 준 카드… '한우 37만원' 결제한 직원들 - 머니S
- '합병 앞둔' SK·두산, 주주 반응 엇갈린 까닭 - 머니S
- "방에서 타는 냄새가"… '7명 사망' 부천 호텔 화재 합동감식 나선다 - 머니S
- 미국서도 말썽… 테슬라 트럭, 화재로 고속도로 16시간 통제 - 머니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