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넘긴 의정갈등…더 거세진 "우리 지역 의대 신설" 요구

강승지 기자 2024. 8. 23.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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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증원에 따른 의정갈등이 반년 넘게 공전하는 동안 5년간 2000명씩 늘리겠다는 정부 발표에 각 지역에서는 의료 취약지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앞다투어 의대 신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북 남원이 지역구인 박희승 의원은 공공보건의료대학(공공의대) 설립·운영법을 발의했다.

국민의힘의 경우 강승규 의원이 공주대 의대 설치 특별법을 발의했으며 경북 안동·예천이 지역구인 김형동 의원은 '경상북도 국립대학교 내 의과대학 설치 및 지역의료 강화 특별법'을 통해 안동대 의대 유치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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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만 벌써 9군데…의무사관학교, 공공의대도 거론
"의대증원도 힘들었는데"…실현 가능성은 두고 볼 대목
지난 4월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과 대기중인 환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의대 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2024.4.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의대증원에 따른 의정갈등이 반년 넘게 공전하는 동안 5년간 2000명씩 늘리겠다는 정부 발표에 각 지역에서는 의료 취약지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앞다투어 의대 신설에 열을 올리고 있다.

23일 뉴스1 취재 결과 지난 5월 말 개원한 22대 국회는 총 9군데에 의대를 신설해야 한다는 취지의 법안을 발의했다. 의료 취약지에 의대를 지어야 한다며 특정 지역을 우회적으로 지지하는 법안들도 쉽게 볼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원이·김문수 의원이 각각 전남 목포대, 순천대 의대 설치 특별법을 발의했다. 문재인 정부 때 '공공의대'가 공식화된 전례를 감안해 같은당 김교흥·윤종군 의원이 각각 인천대, 경기 안성의 한경국립대에 공공의대 설치 특별법을 발의했다.

민주당 황명선 의원은 국군의무사관학교 설치법을 발의했다. 졸업한 뒤 의사가 되면 중위로 임용해 10년간 의무복무 한다는 취지다. 황 의원은 지역구인 충남 논산·계룡을 설치 위치로 거론하며 군 의료인력 수급 안정과 국방력 강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전북 남원이 지역구인 박희승 의원은 공공보건의료대학(공공의대) 설립·운영법을 발의했다. 법안에 지명이 들어간 건 아니지만 2018년 보건복지부와 민주당이 국립 공공의료대학(원) 남원 설치를 결정한 뒤 추진이 더뎠던 점을 고려한 재유치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의 경우 강승규 의원이 공주대 의대 설치 특별법을 발의했으며 경북 안동·예천이 지역구인 김형동 의원은 '경상북도 국립대학교 내 의과대학 설치 및 지역의료 강화 특별법'을 통해 안동대 의대 유치에 힘을 실었다.

같은 당의 김정재 의원은 '의료법'과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의대 운영 전에 관련 평가인증을 완료할 수 있도록 해 개교 즉시 의학평가 인증을 딸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그의 지역에는 포항공대가 있어 '포스텍 의대 신설 지원법'으로 이름 붙기도 했다.

전남 영암·무안·신안 지역구의 민주당 서삼석 의원은 인구감소지역에 의대를 세우자는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서 의원은 목포의대 신설을 지지한 바 있다.

지방자치단체나 대학 차원에서도 의대 신설에 힘을 쏟고 있다.

인천, 경기 안성, 충남 공주와 논산·계룡, 전북 남원, 전남 순천과 목포, 경북 안동과 포항 총 9개 지역 모두 △의사의 서울 쏠림으로 인한 지역 취약성 △지역 필수·공공의료 인력 양성 등을 강조한다.

전국 의과대학 신설 요구 대학 (22대 국회 법안 발의 기준)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정치권은 신설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전남을 보고 있다. 지난 3월 전남 민생토론회를 주재한 윤석열 대통령이 전라남도의 국립의대 추진과 관련해 "전남도에서 어느 대학에 할 것인지 의견 수렴해 알려주면 추진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도 최근 서미화 민주당 의원의 2026년 전남 국립의대 신설을 위한 정원 배정 요구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어떤 방식으로든 정원 배정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전남도도 이달 말까지 전남 국립의대 설립 방식을 확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의료계 반발은 지금의 의정갈등보다 거세질 수밖에 없다. 기존 의대를 중심으로 한 증원에도 의학교육 질 저하를 이유로 똘똘 뭉쳐 반대하고 있다.

의대 신설 자체가 실현될지도 미지수다. 한 의료계 원로 A 씨는 "지금도 의료계는 한목소리로 '의학교육 준비 안 됐다'고 반발하는데 최소한 혼란은 정리한 뒤 순서를 가지고 논의할 주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지자체-지역 정치인-지역 대학이 이해관계로 그룹을 이뤄 싸우는 모습"이라며 "정부가 의사수급 추계 기구를 만들겠다고 한 만큼, 관련 논의가 이뤄질 때 함께 거론될 소재로 본다"고 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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