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 지지, 김일성이 100이면 김정은은 25 수준"

문재연 2024. 8. 23.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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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시대 북한 주민들의 지지율이 100%라고 가정한다면 김정일 시대는 50%, 김정은 시대는 25%입니다."

국정원 재직 당시 최고의 북한 전문가로 꼽혔던 유성옥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사장이 22일 "체제 변화를 갈망하는 북한 주민들 목소리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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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옥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사장 인터뷰
"김정은 수해현장 방문 방송, 체제 불안 시사"
"대북확성기 방송, 단계 설정해 대응해야"
“김일성 시대 북한 주민들의 지지율이 100%라고 가정한다면 김정일 시대는 50%, 김정은 시대는 25%입니다.”
유성옥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사장이 21일 서울 강남구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서 본보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신용주 인턴기자

국정원 재직 당시 최고의 북한 전문가로 꼽혔던 유성옥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사장이 22일 "체제 변화를 갈망하는 북한 주민들 목소리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충성도 하락 등 북한 내 사회적 불안 정황이 다수 포착된다"며 "북한 주민의 경각심 제고를 통한 평화통일"을 강조했다. 본보는 북핵 6자회담 대표로 8차례 방북할 만큼 북한 사정에 정통한 유 이사장을 서울 강남구 연구원 이사장실에서 만나 그의 대북 정세 분석을 2시간가량에 걸쳐 들어봤다.


북한 주민 불만 커져…심리전 강화해야

유 이사장은 먼저 북한이 "과거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11월 탈북한 이일규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를 포함, 북한에서 건너온 다수의 인사를 직접 만나본 결과 "한류를 접하면서 '똑같이 말하고 똑같이 생긴 사람들이 훨씬 윤택한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북한 주민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했다. 탈북 인사들이 공통적으로 "북한 주민이 통일을 갈망하고 있다는 얘기를 한다"고도 전했다.

유 이사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구명조끼 없이 배를 타고 신의주시 등 수해현장을 누비는 모습을 이반된 북한 주민 민심의 방증이라고 꼽았다. 그는 "구명조끼도 입지 않고 현장을 찾는다는 건 그만큼 북한 주민들의 불만이 크기 때문에 이를 달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미"라면서 "북한은 앞으로 보다 철저한 감시와 처벌, 외부 세계와의 정보 차단과 위장된 '애민정치'를 강조하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독일, 동독 주민 투표로 통일에 다가가…"북한 주민에 진실 알려야"

유성옥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사장이 21일 서울 강남구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서 본보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신용주 인턴기자

유 이사장은 이 같은 북한 체제 불안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 시점이 대북심리전을 강화해야 할 적기라는 것이다. 그는 "진실을 바탕으로 한 심리전은 우리들의 절대적 무기"라면서 "북한은 핵 개발과 통제된 언론보도, 사이버 공격으로 한국 사회를 흔든다면, 우리는 심리전이라는 절대적 무기로 북한을 변화시키고 흔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주민들이 체제를 의심하고 있는 지금이 '노를 저어야 할, 물 들어온 때'라는 지적이다.

유 이사장은 심리전의 3대 핵심요소로 △진실성 △반복성 △인내성을 꼽으면서 "'수적천석(水滴穿石)'이라고, 물이 계속 떨어지면 언젠가는 바위를 부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독일도 동독 주민들이 통일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동독 5개 주가 연방에 편입되는 형태로 이뤄졌다"면서 "현 이동식 대북확성기로는 부족하다. 북한의 핵탄두 개수만큼 확성기 방송을 늘리고, 북한의 도발 수위에 따라 확성기 방송 등 단계별 대응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지난달부터 새벽 6시부터 밤 10시까지 대북확성기 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유 이사장은 "북한이 복합도발로 한국 사회를 혼란하게 된다면 우리는 절대적 무기인 심리전을 통해 대응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북한의 도발을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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